아 사진이 왜이렇게 크게 올라가는 지는 모르겠지만(줄였습니다..ㅎㅎ) 어쨌든 제가 이 사진 여기 올린 적 없죠?
제가 제 그녀를 처음 만난 날 입었던 차림입니다. 어느 날이었는 지 정확이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상황으로 볼 때 이맘때였을 거예요.
저 사진은 물론 15년 전 사진은 아니구요 작년에 어느 사이트에 그녀에게 글을 쓰며 일부러 그녀를 위해 연출한 사진입니다.
신발은 당근 저게 아니라 검은 부츠였구요 지금이야 저 치마바지 길이가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땐 참 짧은 옷이었더랬죠
그 날 저랑 그녀랑 인사를 나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차림으로 그리고 그녀가 저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는 지는 알고 있죠..^^
그리고 말씀드렸다시피 그때 전 첼로를 배웠더랬죠. 그래서 우연히 간 첼로 음악회 1992년 2월 21일에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에서 열렸던 '네 대의 첼로로 클래식에서 팝까지'란 음악회에서 인생의 반려자인 신랑을 처음 만났구요.
첼로를 들고 다니며 연습을 했었기에 그녀가 기억하는 제 모습도 이런 모습이 있을 겁니다..^^
아 그리고 저 뒷 배경의 그림은 제 그림인데요. 제가 그렸다기보다 너무 마음에 드는 수채화를 보고 살 돈은 없어서 베낀겁니다..ㅎㅎ
오늘 아래 그녀와 고기공놈을 간절히 기다린다는 글을 올려 놓고 사실 많이 우울했었습니다.
여러번 투정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그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을 그때 만나지 못하는 인생이란게 또 서러웠더랬죠.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타입인데요. 그런 스타일이 이렇게 떠돌며 살기까지 하니 참 힘들죠. 예전엔 정말 사모감(그러니까 목사님 마누라..ㅎㅎ)이라거나 맏며느리감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만큼 사람들을 좋아하고 대접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마유미가 (아 혹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들리자면 마유미는 제가 상해살 때 친하게 지내던 일본친구입니다) 도쿄에 왔다니 그리고 내일 만난 다니 갑자기 또 너무 기분이 좋아졌어요.
마유미는 그녀만큼은 아니어도 제게 참 중요한 친구랍니다. 60년생이니까 그녀보다도 한 살이 많고 제가 친구라고 이야기하기엔 저보다 훨씬 어른스럽지만 거기다 중국어로 대화하는 일본인이지만 마유미를 만나면 참 많이 웃고 행복해지는 친구죠.
물론 지금은 다시 그쳤습니다만 갑자기 비는 쏟아져 내리고 그녀생각에 또 마유미생각에 앉아있다보니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나는 많이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 외로운 인생이라니 하는 생각에 또 서럽더군요.
압니다. 제가 가진 것도 많고 좋은 친구들도 많고 행복한 인생이라는 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많이 부끄럽지만 치열하게 사는 인생이 아니다보니 당장은 먹고 살 걱정없고 제가 책임져야할 자식이나 그런것도 없다보니 가끔은 이렇게 감정에 휘둘리고 헤매게 되네요.
많은 것을 바라는 거 아닌데 그저 가끔씩 만나 이야기할 마음 편한 친구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럼 나름 힘든 것도 잘 이겨내고 제 상황에 감사하며 하고 싶은 일 하고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그게 아니니까 앞으로도 별 가능성은 없으니까 가끔씩 막막해지고 아득해지는 그 기분요.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먹고 살 걱정이 없어도 이런 제 절실함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겠죠?
마유미가 이제 그만 상해 생활을 접고 도쿄에 돌아오길 바랬는데 그녀는 작년에 무석으로 이사까지 하면서 중국생활이 길어질 상황입니다. 그래도 저보다 긍정적인 그녀는 니가 이년동안 도쿄생활을 연장한게 어디냐고 그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하더군요.
제게도 도쿄에 사는 게 좋은 이유하나가 마유미가 도쿄에 오면 만날 수 있는 거긴하죠
이 사진도 올렸었지만 마유미랑 북경에서 입니다. 여행을 같이 해보면 사람을 잘 알 수 있듯이 같은 방을 몇 일이나 쓰면서도 짜증한 번 낼 일이 없었던 그녀가 더 좋아졌더랬죠. 저는 지금도 친구는 꼭 같이 자보거나 여행을 같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도 못했는데 내일 마유미를 만난다는 것에 너무 행복하면서도 아마 그래서인지 마유미만큼 제게 중요한 친구였던 리즈도 만나고 싶고, 여기 저기 남기고 온 제 그리운 친구들, 그럼에도 늘 이렇게 외롭게 살아야 하는 내 인생. 아래도 썼듯이 그녀를 한달에 한 번만 만나고 살아도 행복한 인생일거 같은데 이런 저런 상황이 그냥 서러운 그런 밤입니다.
2007.02.14. Tokyo에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