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
평소에 그렇듯이 둘다 운동을 하고 와선 점심을 준비해 포도주 한 병 놓고 신랑이랑 식사를 했다.
처음엔 음식이야기.
새우를 양식하면 항생제를 많이 쓰니까 어쩌고 저쩌고. 미국산쇠고기를 한국에 수입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고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이야기는 진행되고 또 진행되고..
내가 이 곳에서 유일한 친구가 신랑이다보니 이야기는 결국 한국문제로 넘어가고 또 내가 읽은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그러다 포도주 병을 또 따고..
자기야 말이지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리고 이런 상황은 이렇게 이해하는데 내가 처한 위치가 남들과 다르다보니 관점이 다르고 자꾸 겁이 나네
이러다 내겐 친구가 하나도 남지 않고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고민이 되더라. 지금처럼 계속 이런 방향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 말이야 안그래도 지금도 낯선데 난 친구를 다 잃게 되지 않을까. 아무랑도 공감하지 못하게 되진 않을까하는 생각
그래 이젠 내가 하는 공부를 멈추고 그냥 내 주변사람들과 함께 가는 게 나은 선택인지 아님 계속 공부를 하면서 친구를 다 잃고 외롭게 가는 길을 선택하는게 나은 건지 말이야
자기도 알다시피 나는 알고 싶은 게 많은데 그리고 아직은 아는 게 별로 없으니 가능하다면 이 방향으로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 이해안되는 것 이해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구
그래 정말 내곁에 나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더라도..그 길을 가고 싶으니 어째야할까
지금도 외로울때가 많은데 앞으로 더 외롭지 않을까 자꾸 겁이나는걸. 이젠 보통 한국인처럼 아님 보통 독일인처럼 그 어느 쪽으로도 생각할 수 없는 내가 자꾸 박쥐가 되어가는 거 같아 더 외로와
내가 대충 만족하며 사는가 아님 내가 궁금해 하는 것들을 죽어라 찾아가는 가 뭐 그런 갈림길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치고 알지 못하는 것보다 내 주변에 아무도 없어 외롭더라도 난 내가 궁금한 것들 찾아가는 그 길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바른 선택일까
너 아니? 어떤 경우에도 너를 이해하는 한사람, 나를 잃는 일은 없을거야
갑자기 눈물이 났다.
2006.11.25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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