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결혼기념일, 그 날에..ㅎㅎ

史野 2006. 11. 8. 20:17

결혼기념일이 얼마 전 일인데 큰 일이 있었다보니 한 두 달은 전같다..ㅜㅜ

 

어쨌든 오늘에서야 그 날 찍힌 따끈따끈한 사진을 그 갓 구운 부부에게 받았다..^^

 

그 날 일정은 나의 자랑인 우리 동네 한바퀴를 안내한 후 같이 근사한 결혼축하겸 결혼기념 식사를 하고 우리 집에 와서 간단히 포도주 한 잔 하고 였다.

 

그런데 때가 때인지라 날도 엄청 어두웠고 비는 엄청오고 그러니 우리 아파트 전망대도 닫은데다 동네 한 바퀴도 비때문에 숏컷으로 자르고 또 도서관에 들릴렸더니 마침 쉬는 날이고..

 

이렇게 구구절절히 이야기하는 건 물론 그래서 술자리가 일찍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할려는 거다..ㅎㅎ

 

신랑과 약속한 시간까진 남았고 해서 42층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맥주 한 잔을 한다는게 좀 초과..^^

거기다 일본식당에서 넷이 일본사케를 댓병으로 하나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당근 비어서 또 각 병으로 시키고..

집에 와서는 두 커플에게 날도 날이니만큼 또 오랫만에 스파클링와인이 아닌 샴페인 한 잔 마셔줘야지..ㅎㅎ

그 후에야 포도주를..^^;;

 

그런 상태의 우리부부 사진..ㅎㅎㅎ

 

 

아 이건 술이 아니라 딱 약(!)을 한 듯한 내 남자의 표정..ㅎㅎ

 

 

아니 이건 뭘 하는거냐..ㅎㅎ

 

만으로 13년이나 된 부부가 딱 하루된 부부앞에서 이 무신 주책이란 말이냐고!!!

 

그러니까 뭐 그 때도 이 비슷한 사진을 살짝 포토샾처리해서 올리긴 했지만 이런 사진이 몇 장 있는데 그 중 몇 장이 시어머님이 찍어 주신거다.

 

당근 옆에서 보시던 시아버님 아니 너희는 그런 사진까지 찍는단 말이냐고 또 한 말씀..ㅎㅎ 

울 아버님 무진장 보수적이셨는데(아 이젠 과거형이구나..ㅜㅜ) 하긴 짧은 치마 싫어하시는 거 보면 알아봤겠지만. 

 

아 그러고보니 아버님 장례식에, 장례식에 딱 어울리는 스타일의 치마는 아니지만 아버님이 평소에 내가 입으면 무진장 좋아하시던 길고도 긴 검은 치마에 공주스타일의 검은 블라우스를  받쳐 입었다.

 

울 시어머님 장례식 끝나고 오늘 그 많은 사람중 네가 가장 우아하고 이쁘더라고 하셔서 아니 무슨 오늘이 장례식이 아니고 패션쇼인가 하고 열받았는데(아시다시피 꼬일대로 심사가 꼬여 있어서..-_-) 생각해보니 아버님이 좋아하셨겠다 싶다.

 

 

이건 카메라모드 조정하는 걸 무슨 첨보는 사람처럼 신기하게 쳐다보는 내 남자..ㅎㅎ

 

근데 이 사진을 받자마자 내가 놀랜건 아니 술도 잔뜩 마셨는데 왜 저렇게 피부가 좋단말이냐???

 

 

그래 또 그 부분만 자르는 정성까지..

 

황인종과 백인종 차이도 확연하고 얼굴크기도 확연하다만..ㅎㅎ 그런건 말고 저 피부랑만 비교해봐도 내 피부가 반짝 반짝 빛나지 않냐.

 

요번에 시고모부님과 시작은 아버님이 나를 보시자마자 너는 왜 늙지를 않느냐고 하셨지만 내 개인적으론 마흔이 되니 팍삭 늙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저 사진이 좀 위로가 되는거다. (얼마나 단순하면 사진 한 장에 이런 위로를..-_-)

 

거기다 한술 더 떠서 몇 달 전부터 드디어 미친 척하고 내 생애 처음으로 피부관리를 받으러 다닐까 고민하고 있는데 저만하면 나이에 맞게 늙어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보태 저기다 전문관리까지 받으면 그 미모를 어떻게 감당할까하는 걱정에 돈 굳었다고 혼자 좋아하는 오바까지..ㅎㅎ

 

사진을 찍은 새댁은 사진이 잘 안나왔다고 하는데 무신 말씀 다 마음에 든다..^^

 

 

 

 

 

 

 

 

2006.11.08 Tokyo에서...사야

 

 

1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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