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것만큼 잠을 잘 잔건 아니지만 어쨌든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고 호텔을 나선 시간은 열시 조금 전.
다시 넓은 길로 나와 일단 담배 한 대 피운다. 일요일이라 한산하기만 한 거리.
이 낯선 도시에서 갈 곳도, 가야할 곳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목적의식을 가지고 바쁘게 움직여야할 때도 많은데 이렇게 아무 목적도 없이 그저 발길 닿는데로 걷는 것도 꽤나 매력적이다. 리스본은 아예 여행책자도 사지 않았지만 프라하갔을땐 책을 사갔는데도 그냥 가방에 넣고 맘대로 걸어다녔더랬다.
자 그럼 이제 어디로 갈까. 저 쪽 산동네로 올라볼까
제대로 칠을 했더라면 저런 분위기가 안났겠지.
찻 길을 몇 번 건넜더니 드디어 산동네로 오르는 길이 시작된다.
그냥 오를 수는 없지 싶어 따라걷다보니 오르는 길들도 다양하다.
월드컵후 안 걷었는지 이 골목은 유난히 국기가 많다.
한산한 거리 벌써 빨래를 너는 부지런한 아주머니도 보이고..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본다.
왠일이니. 산동네로 올랐더니 대 저택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홍콩에서 부자들은 다 달동네에 산다고 농담을 했었는데 여기도 그런가..ㅎㅎ 저 매달린게 오렌지인지 뭔지..
골목사이로 아래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특징이라면 이런 타일외벽들이 가끔 눈에 띄더라는 것.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이 왜그렇게 날씬한지, 스스로 반해서 사진을 찍었더라는..ㅎㅎ 사진엔 뭐 별로 그렇게 안나왔다만 그래도 배는 어디로 간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