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길고도 길었던 일주일

史野 2006. 7. 31. 15:09

오늘 아침에 드디어 신랑친구가 떠났습니다. 맨날 붙어있었던 것도 아니고 친구가 나흘을 출근을 했었는데도 힘이 좀 드네요

 

친구는 신랑이 출근을 한 후에야 일어났는지라 아침도 매일 두 번씩 차려야하고 신랑은 뮈슬리랑 커피 요구르트 과일이면 땡인데 친구는 정식으로 식사를 한데다 또 홍차를 마셔서 매번 레몬즙까지 짜서 대령하느라고요.(그건그렇고 아침재료들 남은 거 저거 어쩌나요..ㅜㅜ)

 

거기다 또 거창하게 뭘 하는 건 아니어도 저녁을 전혀 안하다가 저녁준비를 하는 것도 꽤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남들은 맨날 하는거 하면서 꽤 생색이죠? ㅎㅎ 자긴 저녁 안먹을 건데 왜 자꾸 주느냐고 왕짜증 한 판내는 신랑이는 또 어땠구요..^^;;

 

 

사실은 무엇보다 피곤했던건 이 애가 수다쟁이라는 겁니다. 그 얘기를 내내 들어주고 맞장구쳐주는 일이 제일 힘들었어요.

 

내년 가을엔 이주나 와 있을 생각이라는데 꽈당입니다..ㅎㅎ 거기다 혹 그 마누라도 데려올 지도 모른다는데.. 아시죠? 제가 그 마누라 캡 싫어하는거..-_-;;

 

아무래도 조만간 동경을 떠나야할거 같아요..하.하.하

 

재밌는 건 그게 한쪽의 감정만은 아니라는 걸 이번에 확인했다는 겁니다. 걔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엄청 하다가 신랑뿐 아니라 저도 인간관계 피곤해하고 어쩌고  여자들하고 모여노는 것도 별로고 어쩌고 그랬더니 무슨 소리냐고 넌 사람들과 관계도 좋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잖냐고 하면서 우리 부모님이 널 얼마나 좋아하시는데 그러더라구요..ㅎㅎㅎ

 

보통은 우리 마누라도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랬어야할텐데 말이죠. 거기다 자기 네가 여자들이랑 놀기 안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하니 어쨌든 뭐 다행입니다..^^

 

 

 

그러고보니 별 심각하게 생각안했는데 시누이네 올 것도 걱정이네요. 집은 좁고 욕실도 하나고 또 애까지 있으니..

 

또 아시다시피 시누이남친은 끔찍한 채식주의자잖아요. 정말 일본에서 생선 안먹는 사람이랑 어떻게 해야하는지

 

울 시어머님이야 걔가 뭘 먹건 니가 왜 신경을 쓰느냐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씁니까? 당장 어머님도 크리스마스때 걱정으로 난리도 아니시면서..ㅎㅎ

 

본인들은 아니라고 우기지만 진짜 채식주의자들은 민폐를 끼친다니까요..-_-

 

어디가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온천같은 걸 생각했답니다. 그래 지난 번에 시누남친 먹을만한거 없나 자세히 보니까 온천에 가면 시누이남친은 딱 굶어야겠더라구요. 정말 버섯도 안 먹는 채식주의자는 너무하다구욧!

 

아 지금 이 얘기를 할려는게 아니었는데..ㅎㅎ

 

 

 

시간은 흘러서 드디어 내일 여행을 떠납니다. 물론 짐도 아직 안싸고 뭘 가지고 가야하는지도 막막하긴 하지만요.

 

거기다 어제 날짜로 마유미가 상해에서 무석으로 이사를 했습니다..ㅜㅜ 고맙게도 본인은 그래도 오겠다는데 오긴 어딜 옵니까? 저 여행다녀오면 도쿄게 온다니 그때 만나면 되죠.

 

상해에서 보는게 아니라 무지 섭섭하긴 하지만 뭐 운명이려니..ㅎㅎ

 

상해를 떠나면 도쿄로 돌아오는 거겠거니 했는데 마유미도 참 새 도시에 가서 새로 시작할려면 힘들겠다 싶어 안쓰럽네요.

 

걔야 말로 상해에 오륙년 살았으니 정도 들만큼 들었을텐데 말이죠.

 

 

 

여행은 상해, 돈황 투르판 우루무치 이렇게 다녀옵니다. 가는 곳이 가는 곳이니만큼 좀 넉넉하게 가고 싶었지만 2주이상 휴가는 안된다니 어쩔 수 없죠 뭐.

 

그 사이 중국과 실크로드에 대한 책 좀 읽었고 또 틈틈히 중국영화랑 그 지겨운(!) 겨울연가를 또 보면서 중국어 공부도 좀 했습니다. 위그르어를 쓰는 신강자치구에서 중국어가 잘 통해야할텐데 그게 좀 불안합니다만 뭐 어떻게 되겠죠.

 

마유미랑 한 삼십분 통화하는데 물론 마유미야 넌 어떻게 중국어를 까먹지도 않냐고 걱정없다고 하긴 하지만요..^^

 

아 여행 한 두 번 하는거 아닌데도 이번엔 좀 겁이 나네요. 워낙 더운 곳들이기도 하고 관광객들도 많을테고 투르판이랑 우루무치랑은 호텔도 아직 안 정한데다 투르판가는 기차도 표사기 쉽지 않을거라고 상해직원이 겁을 주네요 

 

가끔은 패키지여행하시는 분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찾아보니 가격도 엄청 싸더라구요. 그거 다 알아서 다닐려면 두 세 배는 들텐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절히 가고 싶었던 곳이니만큼 씩씩하게 즐겁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랫만에 신랑이랑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며 이주간 붙어다닐 생각도 기분이 좋네요. 뭐 한 두 번 정도야 싸우기도 하겠지만요..하하

 

이제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이라는데 더위들 잘 이겨내시고요 불볕더위를 헤매고 다닐 저희 부부를 생각하며 위로받으시길 바랍니다..^^

 

 

이주 후에 뵙겠습니다.

저희는 8월 14일에 돌아옵니다

 

 

 

 

 

 

 

2006.07.31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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