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서의 단상

흡연자가 바라보는 세상

史野 2004. 3. 3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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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흡연자다.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나 경제적 사회적 손실등을 모두 감안한 자발적 흡연자다.

 

그렇다고 흡연옹호자는 아니다.

내가 흡연자가 되었을때  울 시아버님 표현대로 ‚내가 너를 교육시키기에는 네 나이가 너무 많다’던  본인에게 좋고 나쁜 걸 스스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성인으로서의 그냥 내 개인적 선택이고 기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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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은 시댁 친정 다 통틀어 흡연자는 나하나 밖에 없고 독일 한국 아는 친구들 싸그리 긁어모아도 양손도 다 필요없는 외로운 흡연자다...^^

 

몇 년전 한국에 나갔다가 지인에게서 그러다 암으로 죽어라 이런 얘기를 듣고 어찌나 기가막히던지.

지난 번 시누이친구가 가져온 담배갑에도 반이상크기로 그런 문구가 적혀있어서 이거 헌법위워회에 제소해야겠는데 어느 나라에 제소해야하냐고 웃은 적이 있다.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끊임없는 협박이고 인권침해다.

 

그런데  아일랜드 모든 레스토랑과 술집에서 흡연을 금지시키로 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접했다.

아니 술집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어디서 피란 말인가?

 

흡연은 절대적으로 개인적 기호이다.

국가가 획일적으로 전체에게 그런 방침을 적용한다는 거야 말로 개인권을 침해하는 국가적 폭력이 아닐수 없다.

 

국민건강을 위한다구? 아무리 서방세계가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고 사회복지국가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흡연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간접흡연이 건강에 해롭다지만 무분별한 정책으로 인한 숲 망가트리기 공장오염 자동차배기가스가 훨씬 위험하다.

 

거기다 사회적으로도 담배 피운 이유로 살인하는 사람봤냐? 교통사고 확율이나 강간 폭력 살인등 따지자면 술이 끼치는 사회악이 훨씬 크다.

 

담배가 싫은 사람은 피지 않으면 그만이고 고객의 호응에 맞춰 각 술집이나 레스토랑 주인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지 국가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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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금연자를 위해 흡연자들이 자발적으로 레스토랑밖으로 나와 문앞에서 떠는거다.ㅎㅎ)

 

거기다 담배값에 세금이 얼마인가? 지금은 얼마인지 그리고 환율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있었을때 아일랜드 담배값이 한국돈 6천원이었다.

그런 식으로 자유를 제한한다면 세금을 왕창 깎아야하는거 아닌가?

 

물론 난 흡연자의 입장이고 비흡연자의 입장에선 거리의 담배꽁초등 문제도 많을 것이다.

그럼 국가의 역할이란  그 세금으로 길거리에 재떨이를 여기 저기 세워놓는것이거나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하는 것일 거다.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내 개인적으론 우리나라의 경우 담배로 인한 건강피해보다 드라마의 피해가 더 크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사회란 다양성이 살아숨쉬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시청률이 오십퍼센트가 넘거나 4분의 1일이 같은 영화를 본다니..

거기에따른 획일화될 사고경향이나 부모가 시청하므로 시청대상이 아닌 어린 자녀들까지 알게 모르게 습득하게될 한 작가의 가치관이 미칠 영향등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그렇다고 국가가 드라마를 제한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국민이 더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시설투자를 하는 걸거다.

 

나는 개인주의신봉자다 그렇다고 무정부주의자는 아니다.

아니 권리만 원하고 의무는 경시하려는 이중국적에 대해서 반대하는 그런면은 보수적 국가관을 가진 사람이다.

사실 그 것도 어찌보면 자유주의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다.

나처럼 자기 국가를 떠나 살기로 선택한 사람은 다른 국적을 선택하던지 아님 내 국적을 지킴에서오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던지 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아닐까?.

 

그러나 국가의 권한을 남발하거나  국가보호라는 차원에서 언론을 선동하는 행위등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특히 부시가 자국가보호라는 명분으로 전쟁을 합리화한뒤 God bless Amerika를 외칠때면 소름이 끼친다

 

어쨋든 내가 다시 돌아가 살 곳은 아니지만 그 자유로운 사회가 거대한 폭력으로 숨막혀한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힘들다.

축구도 술집에 모여 보고 생일파티도 하고 팝에가는 걸 즐기는 아이리쉬들인데 그 즐거움을 박탈당할 아이리쉬흡연자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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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흑백으로 한 번 올렸었죠? 스웨덴애들입니다)

 

내가 아일랜드를 특히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건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자연환경이지만  술마시고 춤추고 토론도하는  자유로운 분위기 가득한 더블린의 팝인데 그 곳에서 담배를 즐길 수 없다니 안타깝게도 방문의 꿈을 접어야할 거 같다.


국가의 권한남용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이러다 과도한 성관계가 건강을 해친다고 부부관계 횟수까지 국가가 관여하는 세상이올까봐 겁난다.

 

 

 

 

 

2004.03.31 東京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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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 바다가 대서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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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근교의 위클로우산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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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기억이 안나고 아일랜드 북서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