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briele Münter. 1905. Oil on canvas. 45 x 45 cm. Städtische Galerie im Lenbachhaus, Munich, Germany.
거의 모든 그림을 좋아하는 나와 특정한 그림만 좋아하는 남편은 보통 미술관 들어가자마자 헤어져서 몇 시간 후 만난다..ㅎㅎㅎ
근데 둘이 손붙잡고 함께 열광하는(?) 미술관이 하나 있는데 뮌헨에 있는 렌박하우스가 바로 그 곳이다
그 곳엔 그가 너무나 좋아하는 칸딘스키의 그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칸딘스키하면 우리에게 연상되는 추상화가 아닌 그의 초기작품들도 꽤 많다
난 오늘 그 곳에 있는 칸딘스키(1866-1944)와 그 연인 뮌터(1877-1962)의 그림들을 가지고 그들의 사랑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랑얘기만큼 가슴 떨리고 슬프고 또 진부한 게 있을까?
그때 썼듯이 여성을 혐오했다는 드가같은 사람이나 독신으로 별 스캔들이 없었던 모로같은 사람도 있지만 보통의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사랑을 하며 영감을 얻는 것 같다
샤갈의 베라, 모딜리아니의 잔느 , 모네의 까미, 달리의 갈라, 클림트의 에밀리등등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근 15년이나 칸딘스키의 곁에 있었던 뮌터는 화가로서도 연인으로서도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아니 독일인이므로 독일에서는 그래도 유명하다..^^)
Portrait of Wassily Kandinsky. 1906. Color woodcut. 25.9 x 19 cm. Städtische Galerie im Lenbachhaus, Munich, Germany
법률을 공부한 칸딘스키는 모네의 그림에 감동을 받아 교수자리도 마다하고 미술공부를 위해 30세가 되던 해 뮌헨으로 온다.
6년후 11살 연하의 뮌터를 알게 되고 칸딘스키가 추상화를 시작하고 새로운 미술을 향해 싸워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동료로서 연인으로서 그의 곁에 십년넘게 머물게 된다
근데 칸딘스키가 그린 뮌터의 이 그림을 보면 난 왠지 슬퍼진다
그녀가 결국 칸딘스키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에 그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화가들이 언제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게 될까
물론 모델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얼굴을 너무 그리고 싶어질때가 있다
(난 두 명의 남자 얼굴을 그렸는데 한 번은 중학교때 지하철에서 매일 만나 짝사랑하던 고등학생이었구 나머지 하나는 내 남편 얼굴이다..^^)
저 그림이 그려진때는 둘이 알게된 3년 후인 1905년이다. 그때는 이미 뮌터가 아내가 있던 칸딘스키와 약혼까지 한 상태이다
그래도 사랑을 믿었던 뮌터는 그 당시 행복했을텐데..
26살에 사촌과 결혼한 칸딘스키는 뮌터와 사귀고 있던 1911년에 결국 이혼을 하고 뮌터 몰래 러시아에서 다시 니나 칸딘스키와 결혼한다
뮌터는 결혼한 사실도 아이를 낳은 사실도 모르고 러시아에서 무슨 일을 당했으리라 믿으며 갑자기 연락이 끊긴 그를 기다렸는데 1921년 아내와 독일로 돌아온 칸딘스키는 그녀의 존재를 거부하기까지 한다.
Interior (My Dining Room). 1909. Oil on cardboard. 50 x 65 cm. Städtische Galerie im Lenbachhaus, Munich, Germany.
Kandinsky and Erma Bossi at the Table in the Murnau House. 1912. Oil on canvas. 95.5 x 125.5 cm. Städtische Galerie im Lenbachhaus, Munich, Germany.
첫번째 그림은 내가 넘 좋아하는 칸딘스키작품 그들이 함께 살았던 집이다
분홍색은 무조건 촌스럽다는 내 편견을 바꿔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3년후에 그린 뮌터그림에는 무르나우집이라는 얘기가 써있지만 그들이 저 집을 샀을때가 1909년이니까 같은 장소가 아닌가 한다
뮌터는 저 그림을 그릴때 단 한 번도 그가 그런 사람이란 걸 상상할 수도 없었겠지
2003.09.26 香港에서...사야
슈만-트로이메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