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플에서 본즈라는 뼈(bonds) 그러니까 살해당한 사람의 유골로 범죄를 해결하는 드라마를 굉장히 흥미롭게 봤었는데 이번에 두 시리즈가 추가돼서 틈틈이 보고 있다
앞의 세 시리즈와 달리 드라마가 좀 경박해졌는데
등장인물들과 정이 들어서 오래된 친구들을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워 계속 보고 있긴 하다
어린 시절 교회에 다닐 때 들었던 잊지 못하는 얘기
죽으면 천국문 앞에 천사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책을 들고 하나님께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친다는 거였다
어린 마음에 무섭기도 인상적이기도 했다
이 드라마를 보다 보니 인생책이라는 게 다름 아닌 뼈더라
경이로울 정도로 뼈를 가지고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내더라지
살이나 내장을 빼면 뼈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거라 생각했던지라 신선한 충격이었다
과학드라마인데 무슨 마술을 보는 거 같더라
하긴 사야는 여전히 엑스레이가 마술처럼 느껴진다만
현실을 다 반영하는 거야 물론 아니겠지만 범죄드라마를 보며 뼈저리게 느끼는 게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거나 사형당했을 사람이 많을 거 같다는 거다
어느 나라나 한 사건에 저리 정성을 들일 여력은 없을 테니 말이다
좀 다른 얘긴데 본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법의학 인류학자인 주인공은 사회성 공감능력등이 너무 떨어져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많았다
이건 굿닥터의 자폐증의사를 볼 때도 그랬는데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주변사람들이 어디까지 양보하고 참아야 하는 건가 싶더라
사실 사야가 그 재수 없는 인간 중 하나였어서 반추해 보는 계기가 되긴 했다는 슬픈 사연도 있다
https://youtu.be/UM4N5psX7XM?si=5iwzPHsqXaBQYp79
얼마 전 우연히 이 노래를 알게 되어 듣고 있다
그러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사야는 지금과 다른 뭐를 하고 싶을까를 생각해 봤다
웃기게도 과학공부다
전공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처럼 과학에 무지하지 않고 좀 균형 잡힌 인간으로 지금의 나이가 되었다면 좋았겠다 싶어서다
인간이 뭔가 종교가 뭔가 사는 게 뭔가 정말 피 터지게 고민하고 살았는데 자연과학을 좀 알았더라면 피를 좀 덜 흘리고 살았을 거 같다
사야가 했던 그 모든 선택은 그 당시 사야로서는 나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여기기에 후회 같은 건 별로 없는데 아쉬움도 없는 건 아니다
백 프로 확신이야 할 수 없지만 사야가 찾아 헤매던 많은 답들이 자연과학에 있지 않나 싶고 그러니 참 아쉽고 안타깝다
땅굴을 반대방향으로 파내려 온 기분이랄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과학을 조금이나마 접하고 보니 기나 사주 같은 것도 좀 다르게 보인다
과학자도 큰 자석옆에 가는 게 안 좋다고 하는 거 보면 인간은 확실히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더라지
땅의 기를 받는다던가 하는 게 미신 같았는데 뭔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역시나 사진에는 표현이 잘 안 되었는데 요즘 퍼플폴과 옥잠화에 걸리는 햇살이 예술이다
이건 이 세상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혼자 오버하며 감탄 중이다
책 쌓아놓고 침침한 눈과 바닥에 떨어진 집중력에 받는 상처도 잊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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