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너무 추웠다
결국 장미잎이 다 얼어서 저리 보기 흉하게 되었는데 가림막 역할도 하는지라 조금만 잘라주고 말았다
저 붉은 가지들은 유럽말채
가지 두 개 있는 거 산 건데 드디어 풍성해져 색 없는 겨울마당에 남천과 함께 보기 좋다
새발무늬사초랑 맥문동들도 많이 자랐다
노란 무늬사사는 늦여름 한번 잘라줬더니 새로 나온 잎들이 의외로 잘 견딘다
한 발짝 늦었는데 울 호박양 주화장실이 되어 자세히 보면 좀 처참(?)하긴 하다
전에도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벌써 꽃망울이 달린 나무들이 있다
오랜 기다림이었는데 올봄에는 산수유꽃도 피려나
밖에 심고 하나 남은 홍가시나무가 누워 자란다
속성수라고 해서 산 건데 또 속았다
꽃무릇잎들도 잘 살아있다만 구월은 되어야 꽃을 보겠지
작년에는 안 피었으니 핀다면 말이다
엄밀한 의미로 사야네 첫 마당냥이들이라 해야 할까
여름에 태어난 쌍둥이들
먹고 자고 놀고 심지어 싸는 것까지 대부분 사야네 마당에서 해결하신다
무엇보다 사야는 물론 울 호박양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다른 길냥이들과 눈빛이 다르다
당맘 당파는 그리 오래 밥을 주는데도 짠한 감정 말고는 정이 안 드는데 저 놈들은 귀엽다
무슨 치타들처럼 뛰어다니고 사이도 좋아서 장난치다 그대로 저리 잠든다
얼마나 뛰어다니는지 저 놈들을 보며 처음으로 집냥이들도 답답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한겨울에도 즐겁고 편해 보이고 저런 놈들이 처음이라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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