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게도 죽지도 않고 신기하게도 잘 크지도 않는 용담이 핀다
두 종류 여덟 개 심은 중 딱 하나 살아남은 폼폼국화도 피었다
날씨 탓인지 여름꽃인 황화코스모스도 개화
11월에 저리 선명한 장미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부러 저리 심은 건 아니고 지들이 저리 번식해서 덤불이 된 장미아래의 산국
문에 낙엽하나가 걸렸더라
하나 더 넣어준 건데 별거 아닌데도 예쁘다
멀리서 꽃이 핀 건가 하고 다가갔더니 저기만 붉게 물든 황금조팝잎
일조량 때문인지 잘 못 자라는 황금담쟁이도 단풍 들었다
잔디씨들은 발아가 잘되어 마당이 다시 푸르러지고 있다
아직은 솜털 수준이지만 그래도 고맙다
조금씩 단풍 드는 잎들과 늦은 가을꽃들이 어우러져 작은 마당에 가을이 풍성하게 갇혔다
새삼스럽게 사야가 마당일을 참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힘든지도 모르겠단 수준은 물론 아니지만 힘들어도 괜찮다 수준은 되는 거 같다
하긴 마음이 힘들 때는 마당일만한 일이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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