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일이다
국회에 총이 등장하고 공수처와 경호처가 대립하는 이게 민주공화국에서 가능한 일이냐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고 웬만해서는 흥분을 안 하려고 하는데 열불이 나서 돌겠다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건지 사야는 정말 이해를 못 하겠다
대통이 탄핵되어야 하고 한 짓에 합당한 처벌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파면된 게 아닌 직무정지 대통령인데 꼭 그런 식으로 체포를 시도했어야 했나 싶었다
근데 꼭 그랬어야 했다면 확실히 준비를 하고 실행했어야지 대치하다 포기라니 그게 무슨 꼴인지 정말 모르겠더라
은박지 뒤집어쓰고 있는 사람들 사진을 올리며 멋지다고 신난 사람들 많던데 무슨 변태취향들도 아니고 그 광경이 처참하지 뭐가 감동이란 건 지
입을 닫고 있고 싶었는데 누가 경호처장말이 절절히 옳다며 올렸기에 읽어보다가 또 혈압이 확 올랐다
옳긴 무슨 개뿔이 옳단 말이냐
정치적 판단 없이 대통령안전만을 책임진다며 구구절절 썼던데 그게 다 정치적 판단이다
아니 우리나라가 무슨 갱들이 활개 치는 나라도 아니고 공수처에 가는 게 안전과 무슨 상관인가
공수처에 가면 총이라도 맞는가
아님 공수처가 불법기관이란 말인가
우리나라는 누가 체포되어 조사를 받는 걸 안전의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나라인가
사병화라고 모욕하지 말라던데 대통령의 안전이 아니라 대통령의 판단을 따른 거면 그게 사병이 아니면 뭐란 말이냐고
이딴 글을 읽고 옳다는 사람은 도대체 법을 뭘로 보는 건지
최소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기준은 있어야 하고 사회적 합의 그게 법이다
아무리 억울하고 분해도 사적복수를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심정적으로 이해까지는 할 수 있더라도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
무법지대도 아니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시끄러워질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 엉망이 될 줄은 몰랐다
솔직히 사야는 멍청해서 지식인들 중에 비상계엄령을 옹호하는 인간들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헌법학자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서로 자신들이 옳다고 우길 때는 예송논쟁을 보는 거 같았다면 이제는 야인시대를 실제로 보는 기분이다
이런 시점에 임기가 얼마 남지도 않은 미국 국무장관은 왜 온 걸까
굳이 여기까지 쓸데없이 왔을 리는 없는데 과연 먹힐만한 카드 같은 게 있었을까
지금 일론 머스크가 유럽정치에도 숟가락을 얹으며 미쳐 날뛰고 있어 대놓고 지지선언이라도 할까 불안했는데 블링크의 방문이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겠다
마침 지금 미국시간으로는 의회폭동 기념일
그 폭동을 애국으로 보시는 분이 곧 대통령도 되시고 이 땅에는 비상계엄령이 애국이라고 선동하는 분이 계시고 더하면 더했지 절대 모자람이 없으신 다수당 대표도 계시고
사야는 이 모든 게 감당이 안되고 불안하고 두렵다
'간이역에서의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단어 animosity (0) | 2024.12.29 |
---|---|
낯선 정치인을 추모하며 (0) | 2024.02.20 |
박유하 교수 (0) | 2023.10.26 |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와 전쟁 (0) | 2023.10.15 |
의견을 갖는 다는 것 (2) | 2023.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