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겨울비가 내린다

史野 2023. 1. 13. 10:56

빗소리에 깬 건지 깨어보니 빗소리가 들린 건지 모르겠지만 꽤 많은 비가 내린다



비 올 때는 보통 가시거리가 괜찮은 편인데 이리 자욱한 안갯속에 내리는 비도 오랜만이다


어제는 날씨가 따뜻해서 오랜만에 마당에서 일을 좀 했다
언 땅이 다 녹은 건 아니지만 얼었다 녹은 땅은 들떠있어서 잡초 뽑기가 편하다


저리 구석에 잘 자랐던 잔디는 해가 잘 안 드는 곳인데도 이 추위에 멀쩡하다
여름만 잘 버텨낸다면 다음 겨울에는 볼만하겠다


남천잎도 많이 얼어서 추위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새삼 실감이 되더라


한동안 아침에 깨면 커피 끓이는 일마저 암담하게 느껴지는 무력감에 시달렸다
덕분에(?) 방치되어 있던 소라님이 사다 주신 단호박


스프랑 스프레드 만들었다
없는 재료도 있어서 환상적인 맛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맛있다
야채 안 먹는 울 호박양도 먹던데 올봄에는 단호박도 심어볼까


딴 놈들은 눈이나 비가 오면 안 오는데 저 놈은 예외가 없다
그러니 짠해서 사야에게 위해를 가한 들 어찌 미워할 수가 있겠냐고

벌써 겨울의 반이 지났다
시간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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