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서의 단상

두 제국의 다른 선택

史野 2022. 10. 25. 09:40

아침에 인도 이민 3세인 리시 수낙이 영국 총리가 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영국에 대해 잘 몰라서 지난번 트러스 총리랑 대결할 때 처음 보았는데 인도 출신이 그 위치에 올랐다는 게 대단해서 괜히 응원했더랬다
총리가 안된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한 사야를 비웃듯이 결국은 총리가 되었네
출신도 좋고 어마어마한 부자라던데 아무리 그래도 여전히 백인이 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당도 아닌 보수당의, 나이도 어린 유색인종 총리라니 너무 신선하고 반갑다
영국을 지금 제국이라고 하기엔 우습지만 어쨌든 거창하게 말하면 인류 역사에 굉장히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제국 여긴 현재의 제국인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황제로 등극했다
썼듯이 사야는 중국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시진핑 아래의 중국은 참 안타깝다
벌써 이십 년이나 되어 버렸지만 그때 중국은 참 평화롭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곳이었다
많이 가본 것은 아니지만 계림 하얼빈 신장에서 만났던 소수민족들도 각자의 문화를 지키며 평화롭고 무엇보다 참 깔끔하게 살고 있었다
특히 2006년 신장으로 여행을 갔을 때 들었던 거랑 달리 현지인들은 무지 만족하며 살고 있었고 파키스탄 국경지역인 카쉬도 동남아에서 느꼈던 빈곤함이 아니라서 인상적이었다
대도시인 상해건 둔황이건 노인들이 공원에서 춤추고 글씨 쓰고 새장 들고 나와 노는 모습이 같았던 것도 신기했고 말이다
그래서 억압받는 위그르인들이나 수용소관련 방송들을 보면 상상이 잘 안간다
한동안 중국 관련 방송을 엄청 봤는데 사야가 알던 그 중국이 아니더라
사야는 중국에 가기 전부터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중국이 미국의 대항마로 성장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때론 깡패처럼도 보이는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세력이 필요한 게 아닐까 했더니 이젠 더한 깡패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넓히는 것도 놀라웠는데 독일회사들도 중국자본에 꽤 많이 넘어갔다더라
사야가 소망했던 건 균형이었는데 이러다 시황제가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다
러시아에 계신 분이나 터키에 계신 분이나 미국에 계신 분이나 이렇게 단체로 이상한 적이 예전에도 있었나 싶은데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나면 아프리카 사람들이 굶어 죽는 이 밀접한 세상에서 시황제의 재집권이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과연 타이완을 공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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