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나오는 주말을 보내고는 맞는 월요일
무슨 방법으로든 해결을 봐야한다는 생각때문이었는 지 아님 술을 덜 마신 관계인 지 한시간 간격으로 깨는 거다
그 와중에 막 직접 모터사러가는 꿈도 꾸고 몰랐는 데 나름 스트레스를 엄청 받긴 받았나보더라니까
어쨌든 어떤 신부님이 디자인 끝내주는 중고모터를 사야에게 이십만원에 팔겠다고 하시고 꿈은 진짜 재밌었다
사야야 워낙 꿈을 구체적으로 꾸는 편이기는 하지만 정말 있었던 일이었다고 해도 믿을 지경이다.
꿈속에서는 사장님이 여전히 휴가중이시라 사야가 모터도 막 구하러 다니고 한 건 데 현실에서는 이천쪽 현장에 들어가 계셔서 오실 수가 없다는 거다..ㅎㅎ
전화를 받으신 그 사모님 급박한 상황을 설명드렸더니 고맙게도 모터사진을 찍어보내봐라 어째라 도와주실려고 하던 데 사야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더라.
우짜든둥 뭐 오늘도 일단 물없이 살아야한다는 게 확실해졌고 솔직히 당장 해줄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수도를 놓을 마음은 없지만 수도사업부에 전화를 해보았다
전화접수 불가에 신청을 하고나서 이삼주 정도 예상하면 된단다. 에헤라디야.
이럼 뭐 결정은 간단하네 모터를 새로 갈고 이삼주만에 수도를 또 놓을 수는 없으니 그냥 지하수를 계속 쓰는 걸로..
물론 그 사모님 말씀으론 물이 모잘라서 모터가 헛도는 것일 수도 있다니 그건 뭐 내일 또 생각해보기로 하자..ㅎㅎ
사야는 요즘 참 이상하다. 아니 정말 생각할 수록 신기하다
그냥 뭔 일이 일어나도 평소와 별 다름없는 하루가 간다.
오십년을 살면서 이게 사야에게는 그리 익숙한 상태가 아니라서 진짜 신기하다니까.
그 이유를 스스로 알 수 있으면 좋겠는 데 그걸 모르겠다는 게 뭐 문제라면 문제겠다만..^^;;
어쨌든 물이 안나와도 어쩌면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글을 지난 겨울인 가 올렸었는 데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설겆이가 문제가 되더라고..물론 설겆이도 거기에 맞춰 유리잔같은 건 안 쓴다던 지 변화를 줄 수는 있겠다만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불편할 건 맞겠더라.
화장실 문제나 세탁문제보다 설겆이는 막상 그때보다 더 오래 겪어보니 사실 훨씬 다른 문제더라고..ㅜㅜ
사야야 뭐 요즘은 잘 씻지도 않고 물을 펑펑 쓰는 스타일은 아닌데다 모터고장나기 전부터도 그냥 버려질 것 같은 맑은 물은 모아 마당에 물을 주는 것 같은 재활용을 나름 하고 있기도 하다만 정말 생수통을 가지고 이틀을 넘게 살다보니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예전에 티비에서 통하나에 설겆이를 하고 그 물을 잘 모았다 화분에 주는 어떤 물부족국가의 다큐같은 걸 본 적이 있는 데 어제 오늘 사야가 그랬다
예전 장성살 때도 물부족을 경험해봐서인 가 다행히 그런 과정들이 아주 끔찍하진 않았고 어쩌면 사야 생전에 이런 삶을 그냥 보통으로 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더라지
사실 집안에서 공기청정기를 쓰고 외출자제같은 경고를 받으며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냐고..
공기 물 햇살같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경험하게 되는 건 엄밀히는 공포다만 산다는 게 뭔가를 절절히 느끼게 해주는 이렇게 강력한 공부도 없다.
멀쩡히 잘 살다가 아프게 되면 삶을 돌아보게 되는 것보다 안 아파도 결국 못살 게 되는 거니 그 강력함을 어디다 비기겠냐고..
햇볕공부는 도쿄에서 했다. 사월인 가 오월인가 그랬는 데 한달동안 딱 삼일 해가났다
그리 날씨가 안 좋다는 독일의 뮌스터도 열흘이상인 적은 거의 없었는 데 진짜 대박 충격사건이었다.
하긴 뭐 지난 번 미세먼지의 충격에 썼었던 것처럼 (신기하게도 그 글을 쓰고 이틀뒤인가 강남 대규모지하도시 계획이 떴던 데) 산소나 습도나 그런 것들이 완벽하게 조절되는 지하세계에 살다가 어쩌다 날 좋은 날 지상으로 올라오는 그런 삶도 벌써 그 지하에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현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어제는 오늘 해결될 것 같았는 데 아니니 아까 나가서 물 길어오는 아낙네처럼 이번엔 열두통을 사왔다. 머리를 감고 그 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모았다 화장실용으로 쓴다면 충분할 양이라 또 오버쟁이 사야는 막 부자가 된 것 같아..^^
어차피 전기가 끊기면 안 나오는 물이긴 해도 국가의 통제에서 최소한 하나는 벗어나고 싶다는 이 사야의 간절한 소망과 수돗물의 염소냄새가 너무 싫어 빚어지는 이 고단한 자발적 촌극이 어찌 진행 될 지는 더 두고보기로 하자..ㅎㅎ
물론 이게 정말 예행연습이 아니길
쓸데없이 고집스런 사야만 겪는 해프닝이길 작년에 일정지역에서도 고통받았던 것처럼 이게 이 나라의 미래의 모습은 아니길 정말 간절히 천지신명님께 빈다
솔직히 사야는 비와 상관없는 물부족 현상의 메카니즘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므로 제발 물을 아껴쓰자는 말은 못하겠다.
어쩌면 즐길 수 있을 때 맘껏 즐기라는 말이 더 사야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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