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미세먼지의 충격

史野 2016. 4. 30. 23:55

미세먼지 어쩌고 난리치는 게 일반적이고 사야야 뭐 그런 것에 신경쓸 만큼의 상황이 아닌지라 그냥 무시하고 살았다

거기다 사야야 온통 나무로 둘러쌓인 시골에 사는 데다 담배도 피는 주제에 신경 쓸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말이 맞겠다


그런데 아니더라

집안에 가만히 누워있다가 햇살이 비치는 곳에 확연히 보이던 먼지는 다들 기억할 거다

울 새끼들 화장실 보내러 매일 밤 나가는 데 평소엔 달빛을 의지하거나 그냥 무시하거나 등등 담배 한 대 필 시간에 다녀오는 편인 데

주변 산속에서 소리가 나서 흥분하거나 하면 스마트폰의 후레쉬기능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 때의 충격

완전 깜깜한 곳이라 후레쉬기능속의 공기는 차마 말을 할 수 없는 정도다

여주는 검색해보니 어차피 경기도내에서도 미세먼지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세 번 째더만 그게 자체분석 어쩌고 측정장소 어쩌고도 있던 데 그게 뭔 소용이다냐


중심가에서도 엄청 떨어지고 민가도 거의 없는 사야네 동네에 미세먼지가 어마어마한 걸.

넘 황당해서 집에 돌아와 같은 실험을 해봤다

사야는 담배도 피고 환풍기도 고장났고 개들도 키우고 청소도 안하고 무엇보다 한국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집안에서 신발도 신고 사는 데..

불꺼놓고 스마트폰 후레쉬로 보면 동시간대 밖에서 본 먼지랑 비교 정말 천분의 일도 안되는 것 같다..ㅜㅜ


 아 정말 완전 신기

담배를 집안에서 피니까 어찌보면 환기를 시켜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기도 하는 데 이런 시골에서 먼지가 집밖이 더 많다니 믿고 싶지가 않다

진짜 놀랍다

죽어라 담베피고 요리도 하고 하는 이 실내보다, 그러니까 공기청정기도 없는 이 실내보다 나무도 훨씬 많은 밖의 공기가 더 나쁘다는 사실이..


사야는이런 저런 이유로 지금 물을 사먹지는 않는다만 이미 모두 물을 사먹고 있는 세상이고 이젠 정말 공기도 사먹는 세상이 맞는 것 같아 조금은 공포스럽다

상기했듯이 이런 악조건의 사야네 집안보다 나무가 그렇게도 많은 집밖의 상황이 더 나쁘다니까

이젠 정말 공기좋은 시골을 찾는 다는 말도 무의미해 보인다


아 세상에나

사야네 마당보다 사야네 집안이 먼지가 덜 하다는 이 충격적인 사실을 사야가 어찌 믿겠니

근데 이것보다 훨씬 덜 공포스러웠던 메르스사태로 침묵하던 정부는 지금 당연하게도(?) 침묵하네


하긴 공기를 어찌 통제하겠냐

충격적이게도 사야네 집안이 더 깨끗하더라니까

사야는 공포스러워서 일부러 안 봤는 데 정말 미래를 예견하는 영화들처럼 그냥 마스크가 아니라 모든 시스템이 갖추워진 공간에서 살다가 산소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게 되는 그런 삶을 사야도 경험하게 될 지 모르겠다

지하에서 지상에서 했던 모든 일들을 하다가 어쩌다 산소마스크 쓰고 지상으로 올라가는 삶.


아 젠장 아 모든 욕을 쓰고 싶은 데 갑자기 생각은 안나고

정리하자면

이런 전원적이고 근사한 곳에서 사야네 집안이 집밖보다 훨씬 먼지가 적었다는 이 충격적인 사실을 사야가 결코 잊을 수 없어 여기 남긴다

거기다 정말 앞으로 더 올 게 뭔지 너무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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