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잠을 자는 데 침대에서 뒤척이다 덥다는 느낌이 들어 일어난 오후
세상에나 마당에 나갔더니 바람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맑고 더운 날이다
커피를 끓이려고 물을 만지는 데 차가운 물의 느낌도 참 좋네
햇살이 너무 찬란해서 부엌의 어두컴컴함이 나쁘지 않더라
꼭 맑은 날 로마네스크양식의 오래된 성당에 들어온 느낌이었달까
그래도 걸어놓은 한복치마를 들췄더니 햇살이 걸린 나무가 보석처럼 빛난다
참 아름다운 날이었다
뜨거운 커피들고 그늘에 앉아있는 데 선물같은 날이란 생각.
눈이 와도 좋고 비가 와도 좋고 안개가 자욱해도 좋고 햇살이 찬란해도 좋고..
사야를 누가 말리니 ㅎㅎ
오늘은 또 사야가 열광하는 음악대장이 노래하는 날
어제는 어찌나 설레던 지 평소엔 유투브로 듣는 그의 음악을 다시보기로 반복해 들었다
나가수때도 목소리자체가 그냥 멋진 악기구나 생각했는 데 복면가왕에서 듣는 그의 노래들은 사야의 미천한 표현력너머에 있다
보통은 아는 노래들에 끌리는 데 모르는 노래조차도 집중해듣게 하는 힘이 있네
오늘은 다른 사람들도 다 잘해서 콘서트를 다녀온 것처럼 진이 다 빠졌다
이틀전인 가 홍합을 한 냄비 삶았다
알맹이만 빼먹고 놔두었다가 오늘 국물에 밥 말아 먹는 데 홍합에 얽힌 추억이 방울방울
음식은 무엇보다 강력한 추억소환제다 ㅎㅎ
민들레님이 이주간 미국으로 출장을 가셨다
매일아침 도착하던 성경 한귀절을 예의상(?) 읽는다고 생각했었는 데 그것도 일종의 위안이었더라
오늘 또 역시 사야가 한동안 좋아하던 드라마가 종영을 했다
나름 취향은 확실해서 골라보는 데 중간부터 역주행으로 몰아보기를 했다지
해피도 새드도 아닌 마지막에 그런 말이 나오더라
가장 행복한 건 지금 이 순간이라고.
감격적이게도 지금 사야가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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