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육륭이나르샤를 시청하고는 갑자기 몇가지가 궁금해져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소리만 죽여놓았던 티비에서 '불타는 청춘'이라는 걸 하고 있는거다
사야도 예전에 함 본 적은 있어 무슨 내용인 지는 아는데 그런 프로를 별로 안 좋아하는 지라 음악이라도 들으려고 돌리려는 데 화면을 채우는 강수지 얼굴이 사야 눈길을 확 끄는 거다.
뭐랄까 세월이 묻은 얼굴이랄까.
충격적이게도(?) 사야랑 강수지는 동갑인데..ㅎㅎ 거기다 예전에 썼는 지 어쨌는 지는 모르겠지만 중학교 동창이다
약간 삼천포로 빠지자면 사야는 여기서 십년이 훨 넘은 세월동안 무슨 대단한 내용도 아니고 그냥 신변잡기나 늘어놓으면서도 나름은 반복되는 이야기를 안쓴다고 자부했었는 데 어느 순간 그게 자신이 없어졌다. 그건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말도 되는 데 누군가의 글을 읽다가 예전과 반복된 이야기가 나오면 왕짜증을 내는 사야로선 씁쓸한 일이다..ㅜㅜ
우짜든둥 너무나 쓸쓸함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달까. 뭔가를 한고비 넘긴 얼굴같았다고 할까
멍하니 그 프로를 보다 생각해보니 사야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가 궁금해지더라는 거다
그래서 거울을 보러 갔더니 술도 마신데다 이틀동안 씼지도 않았고 요 며칠 눈이 가려워 마구 비벼댄 결과까지 합산이되어 처참한 몰골이 사야를 마주보고 있네.
솔직히 좀 충격이었다. 물론 거울을 안보고 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를 의식하고 봤기때문일까
너무나 낯선 모습의 한 여자가 사야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더라.
아 그래서 사야가 달라져야겠다 뭐 그런 결심을 했다는 건 유감스럽게도 아니다..ㅎㅎ
그냥 사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각했다는 거다
대신 왜 연예인들이 끊임없이 관리를 하고 성형도 하고 그리 외모에 집착하는 지는 나름 이해는 되더라.
마흔을 참 유별나게 앓았었는 데 오십은 별 느낌이 없다
어쩜 그 마흔을 어떤 분기점같은 걸로 생각했기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지천명이라는 게 대단한 건 줄 알았는 데 별게 아니더라.
인생이 뭔지를 아는 게 지천명인데 차라리 불혹이 훨 어렵다는 생각. 그래서 사야가 보기엔 마흔이 지천명 쉰이 불혹인 게 더 맞는 것 같다
아니 쉰에도 불혹은 쉬운 일은 아니지..
어제 조용기목사의 기사를 또 읽었다
사야는 한때 그 교회의 신도였으므로 그 기사가 참 아프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야는 광팬까지는 아니었지만 조용기목사의 설교를 좋아했더랬다
사야가 기억하는 그의 설교는 신을 의지하면서도 신념에 찬 참 인간적이고 솔직한 내용이었다.
그래서다
기독교인이기를 진즉에 포기했음에도 여전히 조목사의 기사가 아픈 건 신이라는 울타리에 그 정도의 신념에 말빨에 유머가지 갖췄던 그 목사의 무너짐은 그게 종교인의 무너짐이 아니라 인간의 연약함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사야가 법정스님도 개무시했던 이유인데 인간은 결코 어떤 종교로도 구원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걸 확인시켜줄 뿐이다.
슬프게도 인간은 인간자체 그러니까 결국은 자신만이 자신을 구원하고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거겠지
이게 쉰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쉰이되니 알게되는 이야기라고..ㅎㅎ
그래서 조목사도 가엾고 법정스님도 가엾고 육지에서 온 큰스님에게 니가 뭐가 커서 큰스님이냐고 X이 커서 큰스님이냐고 일갈을 하고선 기부한다고 사진찍고 다니는 그 노친네도 가엾고..
이 모든 것이 확율적으로만 보면 이 땅에서 더 많이 일어나는 이 현실도 안타깝고..
근데 이 땅의 사람들이 더 괴롭고 더 절실하니까 그 어떤 위로라도 필요하니까.
모 장로님만 여전히 팔팔하신 듯 한데 그 장로님은 천년만년 살까
결론은 강수지랑 사야랑 동갑이라고..ㅎㅎ
강수지가 사야보다 더 예뻐서 더 행복한 삶을 산 건 아니듯이 앞으로도 그 외모때문에 걔가 더 행복해질 것도 아니고..
많이 배우고 경험도 많은 인간들이 자꾸 추악해지는 건 정말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에대한 발악일까
우짜든둥 사야는 곧 쉰살이 된다
사야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진짜 어른인데, 아 물론 그때 그 인간들도 사야가 생각하는 뭐 그리 멋진 어른들은 아니었겠다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진정한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는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그 나이
추악해지거나 다시 판단력이 없어지는 아이가 되거나..
노통은 그래서 바위아래로 몸을 던졌을까.
물론 사야는 여전히 자살이라고는 믿지 않는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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