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을 받은 능소화는 또 느낌이 다르다
근데 사야네는 이리 극적으로 피는 능소화가 이웃집에선 아주 자연스레 동시만개를 앞두고 있어 신기
아킬레아는 아마 올해가 마지막이지싶다
꽃은 저리 화려하게 피었다만 줄기들이 영 시원찮다
하긴 나무도 아니면서 육년 째 피고있어 놀랍기는했다
하얀 으아리가 피어도 감격스럽지만 솔직히 보라색이 더 예쁘다
이젠 겹꽃도 키워보고싶으니 사람욕심이란 참..
꽃집아주머니가 추천해주셨던 미니칸나가 피기시작했다
주변이 노란꽃들이라 그리 빛이나진 않지만 참 예쁘다
빨간건 기대보다 별로..
아직 분홍이 남았는데 많이 궁금하다
사야에겐 역시 귀한 꽃인 부레옥잠화가 매일 저리 꽃을 보이고있다
원추리도 그렇지만 딱 하루만피는 꽃들은 매일 피어도 그 꽃이 그 꽃이 아니므로 남다르다
물론 그게 셀수없을만큼의 다수가 되어버리면 역시나 그 의미를 잃게되지만 말이다
쑥부쟁이도 그 소박한 모습을 드러내고 씨가 말랐나싶어 안타까왔던 봉숭아도 몇 뿌리 자라고있다
이렇게말하면 뭐 사야가 안 좋아하는 꽃이 있겠냐만 격하게 아끼는 꽃인데 방치했던 마당에선 그 생명력 강한 봉숭아도 드물다
근데 생각해보니 야생에서 봉숭아를 본 기억이없다
봉숭아가 아무리 쉬운 꽃이라도 물이 많이 필요한 꽃이란 결론
예고되었던 선물이 도착했다
티초나 보내랬더니 엄청나게 고급스런 향초가 세 개나 왔더라
사야가 꽃만큼 좋아하는 게 또 초.
넌 안 좋아하는 게 도대체 뭐냐고는 묻지마라 ㅎㅎ
근데 세상에나 가장 맘에드는 향을 골라 켰더니 불량인거다
선물이니 왠만하면 참을렸는데 아무리봐도 넘 고급져서 안되겠더라지
제조자에게 특별부탁까지 했다던데 미안해하는 놈을 보니 괜히 말했나 싶고..ㅜㅜ
어쨌든 고등학교때부터이니 사야의 초인생도(?) 삼십년이 넘었다
어쩌면 꽃보다 저 연약한 불빛에 위로받고 살았던 시간이 더 길었던 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창호지문이었는데 켜놓은 초가 다 타버릴 때쯤 그 종이문이 조금씩 밝아지던 그 불면의 날들
사야에게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왔던 기억을 꼽으라면 역시나 성탄절에 전나무에서 타고있던 수십개의 초일거다
물론 인접한 가지에서 조금씩 말라가던 그 은은한 향도..
오늘도 그런 밤이다
불꽃은 화려하지않지만 은은한 향이 가득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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