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뿌리깊은 분노

史野 2015. 6. 3. 01:05

사야는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 어떤 이에게도 나름 이유가 있거나 아님 본인도 모르게 그렇게 키워졌기때문이라는 이해때문이다.

특히 남의 실수에 관대하다.

실수는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


이야기했다시피 전남편은 그걸 너무나 신기해했다. 그게 실수건 아니건 화를 내는 게 인간이라고 너는 그게 어찌 가능하냐던데 사야도 그걸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그냥 이해가 가고 화가 안나는 걸..

아무리 극한 범죄를 저지른 인간의 기사를 읽어도 그저 불쌍하고 안타깝다. 얼마나 아픈 시간을 견뎌냈으면 저럴까, 뭐 이런 맘이랄까.


아 오해는 마시라 인간이 기본적으로 선하다, 뭐 이렇게 믿는 건 아니니까

어차피 선이건 악이건 그 경계도 모호한데다 그 사회가 가진 규범안에서 규정되는 경우도 많으니 누군가에게 돌을 던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없다.

IS대원들, 이슬람의 테러리스트들 등등 그 범주에 들어가는 나름의 강요된 아니 어찌보면 세뇌된 신념으로 사는 모든 이들이 그냥 가엽다.

물론 사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 인간들중 저 사람은 참 나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한 적은 여러번 있다. 그래도 뭐 어느 정도까지는 참아주다 그냥 인연을 끊어버리면 될 일, 밉고 말고 할 일도 없고 말이다.


서론이 길었다.

그런 사야에게도 미운 인간 심지어 살기까지 느껴지게 하는 인간들이 있다.

요즘은 분노조절장애, 란 말을 쉽게 접하게 되는 데 사야야말로 그런 인간들에게 가끔씩 분노조절장애증상에 시달린다.

유감스럽게도 불특성다수가 아닌 특성 다수다.

두 번의 선거동안 일번을 찍은 인간들의 모든 손가락을 다 분질러버리고 싶다.


이게 나라냐?

문맹률은 거의 최저라고 하고 교육에대한 열망과 투자는 세상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그런 나라에서 어떤 시스템을 기대하긴 커녕 최소한의 상식도 통하지 않는다는 이 기가막힌 현실을 그냥 그러려니 하기엔 사야의 그 특이한 기질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대통은 미웠으나 또 한 대통은 밉지도 않다. 매번 하시는 말씀이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그 맑고 순수하다 못해 본인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다 드러내는 그 투명한 영혼을 어찌 미워할 수가 있겠냐고???

죽도록 미운 건 그리 오래 매스컴에 노출되었는데도 그럼에도 그녀에게 표를 준 그 돌대가리 생각없는 특정 다수들이다.


2003년 사스로 생난리가 아니었던 그 시간에 홍콩에 살았다. 딱 그때 시부모님이 다녀가셨다.

물론 동의하고 와주신 시부모님도 대단하시긴 했지만 그땐 그래도 사야네 부부는 물론이거니와 훨 연로하신 시부모님들이 오셔도 상관이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매년 폐렴으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죽어가고 올해 홍콩에서도 사스때보다도 많은 사람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하고 실제로 여전히 세상엔 위험천만한 일이 가득하다만 이건 아니다.

메르스가 문제가 아니라 메르스때문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 나라의 이 총체적 부실과 무정부상태나 다름없는 이 비상식적인 상황.

이 촌구석에 박혀 밖에도 안나가는 사야가 설마 메르스에 걸리겠냐만 사야는 당시 홍콩의 사스보다 지금이 훨 공포스럽다.


그래서 분노한다.

이 나라는 뭐 이리 엿갔냐?

이 나라엔 기독교인도 천만이 넘는다던데 거기다 주일예배 수요예배 구역예배 새벽기도회 등등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그 대단한 성경말씀을 접하고 살텐데

그 성경말씀이 뭘 의미하는 지도 모르면서 일번찍은 인간들은 그냥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라..


근거도 없고 당근 비전문가적인 이야기다만 감기도 사스도 메르슨가 인지도 결국 치사까지 이르게하는 건 본인의 면역력이 큰 역할을 하니 실제로 그리 공포스러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그래서 더 오픈하고 조심해야할 것들을 숨기기에 급급하는 이 정부의 행태는 바이러스성 메르스보다 더한 스트레스성 암을 유발하고 있다

걸릴 확율을 떠나 메르스걸린다고 다 죽는 게 아닌데 꼭 메르스걸리면 다 죽을 것 같은 공포는 정부가 유발하잖냐..


지금 느끼는 이 분노를 몇 백년전 이야기를 쓴 드라마를 보며 똑같이 느끼게 되는 건 유전자같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가진 숙명일 수도 있다는건데 그래서 더 분노한다

늘 그게 반복되는 이야기라서.


문제는 분노는 표출이 되어야하는 데 그러지못하니 내면에서 돌고 돌아 자책이 된다.

그러면 그게 체념이 되고 이 분노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은, 노예같은 그 토양이 또 되는 건가..

사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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