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믿을 수 없는 일

史野 2014. 9. 22. 19:29

어제 글도 올렸다만 남친이랑 어제 이런 저런 문제로 문자를 하다 여러가지가 충격적이기도 하고 자기모멸감에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그래 여기와서 처음으로 통화까지 했다.


돈도 필요없고 사야가 거기가서 한 노동력은 누구말대로 새우잡이배에 끌려갔다 왔다 생각하며 웃어버릴 수도 있는 문제였고 더 미치고 팔짝뛰게 이 집에 지분이 있다고 우기길래 변호사사서 해결하라고 더이상은 문자도 하지말고 소식 전하지 말라며 나름은 끝냈다.


정말 사람이 구차해지고 우습고 미치겠더라


근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번 겨울이면 육년의 세월이고 사람보는 눈이 이렇게도 없나 스스로에게도 너무 실망이고 인생엿같고 거기서 그렇게 버틸 수 밖에 없던 사야가 몸서리쳐지게 밉고 결론은 그래도 혼자 잘 못 버티는 자신이 한심하고 안타까와 미칠 것 같은 상황이었는데..


그나마 남친을 마지막까지 믿고 싶어하던 고기공놈 마저도 점심에 통화하며 아무래도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인연이었다며 나름은 이 그지같은 감정을 추스리고 있었는데..

돈 물론 아깝고 거기 쏟아부은 노력 물론 억울하고 그래도 스스로를 위해 자유로와지자고 무진장 애쓰고 있었는데

거기다 멀쩡한 정신으로 그 모든 일들을 정리해보자고 여기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는데


오후에 갑자기 남친이 문앞에 나타났다.

담양과 여주가 무슨 일이십분 거리도 아니고 지난 번 친구처럼 집앞에서 부르는 데 어찌나 황당하던지.

어제 끝내기로 했으니까 아마 새깽이들을 데리러 왔다보다, (사야가 쫓겨나오다시피해서 새깽이들을 데려오긴 했다만 어차피 여기서 사야혼자 키울 수는 없고 남친이 데려가기로 합의를 해놓은 상황이었다) 혼자 생각했다.


그래도 연락도 없이 온 것도 넘 놀랍긴 했는데 왜 왔냐니까 사야가 하도 전화도 안받고 이게 마지막이라면 얼굴은 보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았다나.

도대체 또 무슨 말이 필요하냐고 특히 오늘같은 날 잘못왔다고 어쩌고 하는데 갑자기 사라진 남친.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다며 이번에 결혼할 친구야, 이러며 여자랑 나타난거다.

남친이 오자마자 맥주를 따 마시긴 했다만 아직 두 캔도 비운 게 아닌데 이게 꿈인 지 아님 술기운에 보는 환영인지


거기다 이 아줌마 다짜고짜 그만 남친을 놔달란다. 아니 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란 말이냐

담양 남친집도 아니고 사야가 자기들 사이에 끼어든 것도 아니고 삼주전 금요일밤 그 이야길 듣자마자 그 다음날로 여주로 왔는데

세상에 그 여자가 사야집의 거실에 앉아서는 사야더러 자기 남자를 놔주란다.

이런건 뭐 왔다 장보리 이런데서도 안나오는 이야기 아닌가?


글을 쓰다 또 고기공놈하고 긴 통화를 하고 그 사이 마신 술로 사야는  또 길을 잃었다만

사야는 여전히 오늘 사야에게 일어난 일을 믿을 수가 없다.


아 정말 사야인생에서 후회같은 걸 없을 줄 알았는데 그땐 그게 늘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때 장성에서 나올때 남친이랑 같이 나오는 게 아니었다

오늘 고맙게도 남친도 그걸 인정해주더라만( 얌마 그걸 인정할 정도면 정말 니 여자랑 여길 나타났으면 안되지..ㅜㅜ) 그냥 개같은 경우였다로 끝냈어야했다.


사야 어떡하니

쫓겨나온 건 사얀데 삼개월도 아니고 삼주만에 그 당사자가 찾아와 내가 평생 데리고 살거니까 니가 데리고 살거 아니면 조용히 나에게 넘기란는 말을 들어야한다니

이건 무슨 남의 남자 탐내다가 머리채 잡히는 것도 아니고 아 진짜 인생 뭐 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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