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살아있으니 절망도 하고 희망도 갖고 하루하루를 버텨낼 지언 정 살아가는 거다
아주 그지같은 인생 아니 엿같은 인생에게도 웃는 날도 있고 희망을 품게도 되는 그런 삶말이다.
물론 그 희망마저도 보이지않아 자살하는 사람들을 우습게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만 아직 오십도 안된 인생, 견디면 살아지고 또 나름 행복한 순간도 많더라.
남친이 아홉살때부터 만났다는 지인이 지난 해말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단다.
남친만아는 지인이었어도 가슴이 아팠을텐데 그녀는 몇년 전 여주집에 다녀갔었다.
거기다 그녀 역시 국제커플. 둘다 우연히 만난거고 아무래도 연수가 오래된 사야가 국제커플만이 느끼는 이런 저런 이야길 해주니 어찌나 좋아하던 지.
당시는 미국에서 잠시 다니러온 상황이었는데 한국에와 살고 싶다던 그녀
그런 그녀가 결국은 남편과 한국에 나와 살다가 하필이면 남편이 시아버지 아프다고 미국에 들어간 사이에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단다.
지난 번 딸기하시는 분 이야기도 올렸다만 그때는 모르는 분이였는데도 기분이 뭣같았는데 막상 또 사야도 본 적이 있는 그 젊은 처자가 그리 가버렸다니 어찌나 마음이 복잡하던 지.
거기다 유골함을 미국으로 보낸다던데 남편입장에서야 당근 그러고 싶겠지만 왠지 사야는 그러면 안될 것 같은 느낌.
사야도 시아버님 돌아가시면서 과연 사야가 그 독일땅에 묻히고 싶은 가를 고민하다 (물론 그 이유가 다는 아니다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거고 삶이 아무리 엿같아도 지금 한국에 있는 게 더 좋은 데 그녀는 과연 거기에 가고 싶을 까 뭐 이런 마음이랄까
그녀와 일박이일 나눈 이야기가 있어 오지랖일 수도 있다만 마음이 싸해도 너무 싸하다..ㅜㅜ
그래 사야의 생이 아름다운 건 상기했듯이 살아있기 때문이라니까.
살았으니까 사는 게 아니라 살았으므로 피터지게 고민하고 점검하고 뭐 그런게 아니겠냐고..
그래서 오랫만에 사진일상올린다.
요즘 사야의 일상이다. 저 빨간 바구니에 딸기를 따와서 저 무릎담요에 부은 후 선별해서 저리 박스에 담는 일.
그 전엔 저 박스도 접어야하고 저 박스안에 들어가는 누군가는 도시락 누군가는 밥그릇이라 부르는 플라스틱통에 스폰지도 깔아야하고 일은 무궁무진하다만 그래도 저 딸기담는 것보다 더 힘들 수는 없다..ㅜㅜ
이게 요즘 자주나오는 여기말로 '상다마' 라는 건데 택배받아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크기가 일단 작고 갯수는 겨우 세 개 더 들어가는 데도 경매가는 근 오천원차이
담다 아니 여기선 쟁인다고 표현하는데 쟁이다 부족한 딸기를 맞추려고 백미터나 되는 하우스를 왔다리 갔다리 하다보면 무슨 영화찍는 기분이기도 하다지..ㅎㅎ
끊임없이 익어가는 저 딸기들. 벌써 사야네도 삼백킬로가 넘게 땄고 앞으로도 천킬로도 훨 넘게 따야한단다.
손바닥만한 모종을 심은 것에서 저리 열리고 열리니 신기하기 이를데 없다만 인건비도 안 빠지는 이 농사가 신기하기보단 힘겹다는 게 맞을거다.
글고 감자
슬프게도 이번 추위에 저 이쁘고 새파란 잎들이 다 얼어버렸다
감자는 뿌리식물이라 괜찮다는 분도 계시지만 얼어서 좋을 게 뭐 있겠냐
언걸 떠나서도 늦게 나오면 상품성도 별도 없다지만 사야는 여전히 싹 찾기를 계속하고 있다.
어젠 마흔 여덟개 오늘은 예순 아홉개..ㅎㅎ
글고 딸기 무른게 가장 많았던 날, 물렀다는 게 팔기 미안할 뿐이지 진짜 무른 건 아니고 먹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여기저기 선물하다 지쳐(?) 저 날은 그대로 가지고 왔다. 저 정도면 요즘 경매가로 오륙만원. 사야에게 눈물나는 돈이다..ㅎㅎ
그래서 나름 시도해보고 있는 딸기효소
남들은 잼을 만들라는데 사얀ㄴ 지금 효소로 시도해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사야네가 신경쓰기 시작했다는 이 놈
이 놈이 드디어 두 달만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아니 무엇보다 상태가 조금 좋아진 것 같다.
사료야 매일 챙겨준다만 이틀에 한번 꼴로 돼지고기며 닭이며 황태며 나름은 엄청 신경써서 멕인 결과같아 다행이다.
글고 마지막으로 울 새깽이들 이야기
너무(?) 사랑하는 데 울 새깽이들은 견주가 늘 나가는 이 상황이 힘들다.
안그래도 삶이 힘든 데 개새깽이들 마음까지 헤아리느라 더 힘들다만 저 놈들이 아니었다면 사야는 여기 내려와 딸기농사를 짓는 일도 없었겠지
어찌나 애정갈구가 심한 지 사야처럼 애정결핍환자입장에선 무조건적인 사랑이 뭔지를 보여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그래 산다는 건 이러니 저러니해도 정을 나누는 거고 그게 개건 사람이건 참 애닯다
인간이야 어차피 시한부인생을 사는 건데 보통의 인간들은 그걸 잊는다만 사야처럼 재수없게도(!) 늘 암환자처럼 매순간순간이 시한부인생인,
그걸 매 순간 인지하고 사는 이 인생이 굳이 허리 끊어지는 딸기농사가 아니라도 사는 게 벅차겠지.
그래서 또 삶은 드럽게 아름답다구
제발 지켜봐줘라
이러다 정말 사야는 성불하는 지.ㅎㅎ
여전히 집착이다만
사야는 간절히 근사하고 싶다.
술이 취해 다시 물어보자면 근사하단 건 또 어떤 의미일까.
나름은 기를 쓰고 있는 사야에겐 그게 스스로에대한 만족이면 좋겠다..
2014. 01. 13. 담양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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