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 딸기가 익었다.
파란 잎들사이에 보이는 저 빨간 딸기가 얼마나 대단해 보이던 지..ㅎㅎ
아직은 익을 때가 아니라던 데 요즘 날씨가 더워서였는 지 저리 첫 선을 보이시더라.
비슷하게 두 개가 익어가길래 따다가 우선은 관세음보살님께 올리고 둘이 먹어 보았다.
아직은 신맛이 단맛보다는 강한 것 같지만 달콤한 딸기향은 정말 좋더라지.
감동의 눈물까진 아니어도 벅차오르는 뭔가는 있더라
텃밭농사를 지어보았으니 수확의 기쁨이이야 당근 안다만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농사는 처음이다보니 그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저 하얀꽃들이 다 딸기가 될거고 그게 또 돈이 될거라는 것도 뭐랄까 뿌듯하면서도 애잔하달까, 그 마음을 어찌 표현을 잘 못하겠다.
물론 농사일은 인건비를 생각하면 안되고 일단 수익이 나면 다행이라는 마음가짐이어야한다는 현실이라지만 사야에겐 참으로 벅찬 일은 맞다.
저리 꽃도 많이 피고 열매도 달리기 시작하는 놈들이 탄저병인가 뭔가 폭삭 주저앉는 일도 생긴다.
사실 저거 하나 쓰러진다고 아무것도 아니다만 키우는 사람 입장은 또 그게 아니다.
결국 저 파란 딸기도 먹어보는 사태까지..ㅎㅎ
요즘은 모든게 친환경이라 벌레약을 뿌려도 뭘해도 어찌될까 애면글면, 아직도 갈 길은 멀다만 여기저기서 딸기좋다는 말을 들으니 일단은 뿌듯.
사야는 돈 백만원의 의미를 지금 절절히 배우고 있는 중이다.
지난 주엔 단돈 이백만원때문에 이 정성을 다한 딸기하우스를 포기하고 싶었다니까!!
그래도 지금 여주집에 돌아가 고행을 계속 할 건 지 여기서 농사를 계속 지을 건 지를 묻는 다면 당근 여기서 일한다..ㅎㅎ
열매가 하나 둘 씩 열리기 시작하니 이건 취미가 아니고 일, 가능하면 돈을 더 많이 벌어야한다는 의지도 마구 생긴다만 겨우내 난방문제도 그렇고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가를 매일 묻고 있기도 하다.
아 정말 사야는 농사를 짓다보니 돈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구개월동안 딸기농사를 죽어라 지어도 그 전에 사야가 전남편이랑 삼주동안 여행하는 데 쓴 돈보다도 안 나온다네.
그때나 지금이나 나름은 돈에서 자유롭다고 믿었는데 막상 띨기를 키워보니 삼천원에도 애면글면하게 되더라는 이야기
우짜든둥 딸기가 열리기 시작했고 사야는 무진장 행복하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사야는 지금 뭔가를 키워내고 있는거니까
십이월 중순에나 열린다는 딸기를 이번 달 말에는 첫 수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야의 첫 딸기
2013.11.10. 담양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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