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농사짓는 사야

고기공놈 부부 그리고..

史野 2013. 10. 16. 23:16

 

 

 

 

지난 금요일 고기공놈 부부가 짠하고 나타났다. 요즘은 하도 바빠서 손님이 맞을 때가 아니지만 무심한 사야가 아직 신혼집도 못가보고 둘다는 결혼식 이후 처음 보는지라 어찌나 반갑던 지..ㅎㅎ

 

 

 

 

윗사진에도 있다만 사야가 요즘 필꽂인 해물칼국수인데 일인분은 안판다. 남친이나 함께 밥먹으러가는 사람들은 다 팥칼국수를 워낙 좋아해서 먹고 싶어도 못먹는 음식인데 다행히 남편놈이 먹겠다고 해서..ㅎㅎ 고기공놈도 팥순이다..^^

 

 

 

고기공놈이야 사야가 장성살 때 담양에 왔었지만 저 놈은 전라도가 아예 처음이라니 하루 땡땡이를 치기로 하고 함께 길을 나섰다.

 

 

 

담양하면 대나무. 죽녹원에 들려 빽빽한 대나무숲을 산책하고..

 

 

 

역시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길도 갔다만 너무 오랫만에 갔더니 느낌이 전혀 다르다. 천원이긴해도 돈을 받는 것도 웃기고 뭐랄까 인위적인 느낌이 가미되었달까 고기공놈이랑 옛날을 그리워 하며 투덜투덜..^^;;

차로는 공짜로도 지날 수 있는 다른 메타세콰이어길을 잠시 드라이브한 후 지난 번 상해손님들이랑 갔었던 맥주집에 들렸는데 너무 추웠던 지라 사진이 없다.

 

 

 

 

죽순소세지며 직접만드는 맥주를 싸들고 집으로 와 이차하는 중.

생긴 것과 달리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울 새깽이들 오랫만에 남의 손을 타니 어찌나 행복해 하던 지.

 

어쨌든 저 두놈들이 편안하고 행복해보여 좋았다. 워낙 넉살이 좋아 이건 뭐 고기공놈 남편이 아니라 사야 남동생부부라 해도 믿길판이더라니까..^^

워낙 집이 엉망이라 여기서 재울 순 없었지만 다음 날 아침에 불러 대충 스뎅(!)그릇에 밥비벼주고 김밥 두줄 싸서 그것도 호일과 비닐봉지에 넣어 장성 백양사로 소풍보내고..ㅎㅎ

 

누구보다 장성집에 대한 사연을 잘아는 고기공놈 백양사간김에 들렸다가 충격받았다더라만..ㅜㅜ

이번 남도여행이 너무 좋았다고 하고 집도 천안이니 어쩌면 여주보다도 자주 볼 수도 있겠다.

 

우짜든둥

사야가 다시 자판을 두드릴 수 있는 이유.

뜻밖의 변수가 생겨버려 오늘은 일을 못 나갔다.

어제부터 허리가 심각할 정도로 아프다. 집에 오자마자 그대로 쓰러져 옆으로 돌아누울 수 없을만큼이었던 지라 오늘은 하우스에 가보지도 못했다니까.

오늘까지 꼭 마쳐야할 일도 있었고 사야성격엔 그걸 꼭 마쳐야만 하는데 도저히 나갈 수가 없더라.

일하면서 허리가 끊어지게 아픈 적은 많았지만 이리 움직일 수도 없을만큼 아픈 건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안나갔어도 또 밀린 집일은 해야하니까 왔다리갔다리해보니 삔것 같지는 않은데 여전히 허리를 굽히고 펴는 건 부자연스럽다.

쉽지 않은 농사가 있겠냐만 딸기는 해보니 정말 손이 무진장가고 거기다 지랄맞은(!) 자세로 내 일을 해야하는 데 삼주만에 KO패라니.

 

그제는 하우스온도가 최고 오십도까지 올라가던데 그건 참을 수 있겠다만 허리아픈 건 참고 아니고를 떠나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사야는 왠만한 통증은 이골이 난 사람인데 허리는 움직이질 못하게 하네.

젠장 남친은 사야가 안 왔더라면 딸기하우스를 그냥 갈아엎었을거라던데 사야도 그래야 하나..ㅎㅎ

주변에선 지금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딸기딸 때는 더 죽어난다는 데 그땐 수확의 기쁨이라도 있지 않겠냐고 잘난척 하며 호기롭게 말하던 사야가 멘붕이다.

일을 힘들어서 포기해야지 일을 할 수 없어서 포기해야한다면 그게 더 슬픈 일 아닌가.

물론 진짜로 갈아엎는 일은 없을 거겠지만 아니 엎길 바라지만 슬프게도 사야의 허리상태가 이렇다는 건 또 배운다.

 

근데 그게 또, 사야가 오늘 누워서 생각을 해보니 남친집은 식탁도 없고 침대도 없고 제대로된 의자도 없고 힘들게 일하고 와도 쉴 공간이 없더라는 거다.

 

아 힘들다.

 

 

 

 

2013. 10. 16. 담양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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