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농사짓는 사야

귀농에서 다시 귀촌으로..ㅎㅎ

史野 2013. 10. 19. 15:23

귀농해서 농사짓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큰 욕(?)은 ' 너 귀촌했냐' 다.

먹고살아야할 일에 전원주택 마당 가꾸듯 슬렁슬렁 일하는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ㅎㅎ

 

귀농과 귀촌의 차이?

당근 귀농은 농사지어 돈을 버는 사람이고(아 돈을 못 벌 수도 있겠다..^^;;) 귀촌은 자기가 먹는 풀떼기정도는 스스로 만드는 차이? ㅎㅎ

 

어쨌든 사야는 지금 자기꾀에 자기가 넘어가 있는 상황이랄까

남친이 담양에 내려와 농업기술센타에서 교육을 받기 시작해 다른 귀농인들과 교류를 시작한 상태.

새깽이들보러 가끔씩 왔다리 갔다리 하다보니 그 중 몇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얀 뭐라도 시험삼아 하는 게 낫다라는 생각에 딸기농사가 뭔지도 모르면서 남친을 꼬시게 된거라니까.

물론 남친이 일하고 사야는 묻어가는 방향으로..ㅎㅎ

어르신들이 점차 일이 힘들어 임대쪽으로 가시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자기땅이 없어도 쉽게 땅이나 하우스를 오년계약으로 임대할 수가 있다. 지금도 당신들 땅에 하우스를 지으라고 남친을 꼬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다..^^;;

 

 

 

 

딸기는 힘들다니 한동만 해보고 두 동엔 감자를 심을 생각이었는데 보시다시피 하우스상태가 엉망이라 보수비용이 어마어마하더라.

그래서 여긴 감자를 포기하고 노지 월동이 가능한 마늘을 심기로 결정. 남친은 이미 씨감자를 두 동분량 주문해 놓았다는 데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포기해야하는 게 맞더라

 

 

 

이게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감자를 심을 중간 하우스. 왼쪽에 서계신 분도 귀농하셔서 지난 삼월부터 아로니아라는 나무를 시작하신 분인데 워낙 부지런하신데다 남친을 엄청 챙겨주신다.

저 분말씀이 남친은 남들 한시간에 끝낼 일도 두 시간 걸리면서 남들 네시간 일할 때 두 시간밖에 일 안한단다..하하하 이게 웃을 일은 아니다만..^^;;

허당이란 별명을 지어주신 분인데 맘이 안 놓인다며 툭하면 나타나서 도와주시고 빨리 안 끝내냐고 구박도 하시고..ㅎㅎ

저 안쪽에서 트랙터작업을 하시는 분은 귀농 사오년차. 블루베리와 벼 콩등을 하신단다.

 

 

 

저 분의 지도아래 트랙터를 몰아보는 남친. 저건 잘한다고 칭찬들었다. 각자 잘하는 게 있는 건데 아무래도 남친은 딸기농사같은 섬세한 작업은 포기하는 게 나을듯.

안그래도 남친은 지난 봄 저 분 모내기를 도왔는데 그때부터 논농사에 무지 관심을 갖더라. 문제는 뭐 논농사는 수익내기가 쉽지 않다는 거겠지만..^^;;

 

저긴 마늘만 수확하고 말거고 감자를 심은 곳과 딸기를 심은 곳은 수확후 내년 봄 다시 멜론을 심게 될거다.

 

 

 

몸이 아파 못 나간 사이 저리 중간 비닐을 씌웠더라. 저 사이로 보이는 호수를 통해 물을 공급 수막현상으로 보온을 한단다.

저거 갈려고 벗기는 날은 사야도 도왔었는데 다섯명 가까이 붙어서 진땀을 뺐다. 

일은 못한다만 성격은 좋아서 내일처럼 남친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니 사람은 다 살게 마련인건가..

 

왼쪽 몇 줄 사야가 집중적으로 해야할 일이 남았는데 아직은 겁이 나서 못하고 있다..ㅜㅜ

 

 

 

안그래도 차림새가 꼭 정원에서 풀뽑는 느낌이라고 누님 귀촌이냐고 구박받던 사야가 본의 아니게 귀촌으로 돌아왔으므로..ㅎㅎ 산책에 나섰다. 허리아플땐 바른 자세로 걷는 게 도움이 된다.

이 길부터 영산강하구둑까지 거의 백삼십킬로나 연결되는 자전거길이란다.

저 멀리 보이는 게 담양온천. 장성살때 목욕하러 다니던 곳이었는 데 어쩌다 그 온천을 걸어갈 수 있는 곳에서 농사를 짓게 되다니.

 

 

 

거기서 바라본 하우스들. 멀리 산중턱에 전원주택들이 자리하고 있다.

 

 

 

날씨도 너무 좋고 하늘도 예쁘고

 

 

 

사진찍기 놀이나 하면서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 뭐 좋은 게 있어서 사진을 찍냐길래 달이 너무 예뻐서요(마침 달을 찍고 있었다), 했더니만

너무나 황당하신 얼굴로' 젊으니까 이쁜 것도 쌨네' 하고 가시더라..ㅎㅎ

 

 

 

귀촌의 낭만을 도와주시려나 동네분들이 모여 콩을 굽고 계셔서 또 몇 개 얻어먹었다..^^

 

 

 

어쨌든 딸기꽃이 피기 시작했다. 올해는 너무 이른거라고 좋은 게 아니라던데 안좋을 게 뭐있냐 이쁜 게 보기만 좋구만.

툭하면 나타나서 우리딸기를 흉만봐 안그래도 힘든 사야의 기운을 쏙빼놓고 가는 얄미운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제 갑자기 자기처럼 약안하는 거에 비하면 그래도 잘 자랐다고 마지못한 칭찬도 하더라나..ㅎㅎ

역시 초보인 그 사람은 대형을 몇 동이나 하며 영양제도 엄청쓰고 사람사서 농사짓고 있는데 어쩌면 그 사람이 더 현명한 건지도 모르겠다

 

 

정리가 안되어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서둘러 앉을 곳을 마련했다. 이젠 참도 우아하게(?) 먹을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겠다..ㅎㅎ

딸기야 이러니저러니해도 스스로 돌봐야겠지만 마늘도 감자도 까고 자르고 하는 것부터 심는 것까지 다 사람을 쓰기로 했다.

다음주면 마늘과 감자는 대충 마무리가 될 듯 하다. 사야도 빨리 급한 작업을 마무리짓고 여주에도 가봐야하는데 몸상태가 따라줄 지 모르겠다.

 

 

 

2013. 10. 19. 담양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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