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팔자를 만든다더라.
사야가 그렇다
누군가 사야더러 헛똑똑이라던데 그래 사야는 바보다.
어떤 여자가 사야에게 백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돈이 없다니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주면 안되겠냐는 거다.
정말 기가막히더라
근데 사야는 그 여자를 또 만났다
어떤 여자는 자기집 방하나를 가난한 예술가를 위해 내놓고 싶다며 사야더러 센타장을 맡아달라더라
취지야 좋지만 장소만 있다고 그게 유지가 되냐?
아무리 생각해도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에겐 월세 삼십만원만 주면 되는 데 그게 왜 어렵냐더라
근데 사야는 그 여자를 또 만났다.
어떤 여자는 새벽 네시에 전화해서는 서른 살이나 어린 남자가 그리워 잠을 못자겠다고 울더라
그래도 사야는 그 전화를 받아줬다.
그 어떤 여자는 목욕탕에 가서 때밀이에게 맡겼더니 얼마나 시원한 줄 아냐고 전화한 다음 날
쌀이 떨어졌는 데 어쩌면 좋냐고 또 전화하더라.
근데 사야는 그 여자를 또 만났다.
어떤 여자는 자기집이 너무 춥다고해서 사야가 쓰던 난로를 빌려줬는데
그 난로를 다른 누군가에게 빌려줘놓고 사야에게 거짓말하다 들켰더니
왜 언니는 내게 난로를 빌려줘놓고 자기가 빌려준 그 마음은 이해 못하냐고
세상엔 사람이 다 내 맘같지 않다며 열심히 기도하고 살라는 엄마말이 생각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야는 그 여자랑 끝냈다
어떤 여자는 사야가 남편이랑 헤어진다니 이틀내내 울고 있다며
도대체 그 남자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그런 결정을 할 수가 있냐며 장문의 댓글을 달며 난리더라
그래서 사야는 그 여자랑 끝냈다
어떤 여자는 남편이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그 남자가 자기랑 끝내자고 했다고
조폭을 동원했는데 그 남자가 당하고도 반응을 안보여서 열받았단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더라
그래서 사야는 그 여자랑 끝냈다.
결론은 저 여섯 여자랑 다 끝났다는 건데 저 중엔 남편이 끝내라고 충고한 사람도 있고 남친이 끝내라고 충고한 사람도 있고
짱가놈이나 고기공놈이 충고한 사람들도 있다
아니 저 중에는 없다만 첫사랑놈도 '너는 걔를 아직도 만나냐' 했는데 틀어졌던 사람도 있다.
삶에서 얼마나 더 뒷통수를 맞아야 사야는 정신을 차릴까
아니 툭하면 뒷통수를 치는 건 다름아닌 나를 낳아준 내 엄마인데
그리고 그걸 사십년 넘게 겪고 있으면서 사야는 왜 아직도 이 모양 이 꼴인 걸까
'난 왜 이렇게 사니?' 낮에 전화로 남친에게 물었더니 외로움때문이라더라
나쁜 놈, 신랑에게 물었을 땐 사야가 마음이 따뜻하기 때문이라고 말해줬는데..ㅜㅜ
아 오늘의 주제는 이게 아니다
너무나 개인적인 문제라 그게 누구인 지 사실은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자세히 쓰진 못한다만
가장 중요한 건 저 모두가 사야가 왜 화를 내는 지를 이해 못했다는 거다.
그래서 결론은 사야에게 문제가 있다는 거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야에게 삶이란 가치있는 것
아니 오래오래 잘 살아내고 멋지게 늙어가고 싶은 그런 과정이다
저 중 하나가 사야에게 이런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데 왜 이러고 사냐고 묻던데
사야라고 이러고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름 잘 살아보려고 무진장 애쓰고 있는거다
여행을 다녀와 정말 생각이 많다
젠장 결론은 또 엄마탓이다. 나이가 몇개인데 언제까지 엄마탓을 하고 있는거냐고????
낼 모레 오십인데 지가 지 삶하나 책임 못지고 살아놓고 언제까지 트라우마 탓이나하며 이러고 있을 거냐고???
명예나 돈이나 뭐 그런 건 상관없다만
얼마를 살더라도 참 근사한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근데 삶이라는 게 참
별 일 아닌 걸 별일로 만들고 근사하고 싶은 데 초라하게 만들고
아무리 노력해도 나잡아봐라, 식으로 도망가는 재주가 있네
정말 아무것도 없이
자존심하나로 버티는 인생인데 너 나 한번 좀 봐주면 안되겠니?
머리를 쥐어뜯어봐도 택도 없겠지만 우습게도 삶이랑 거래가 하고 싶어지는 밤이다
이 바보같은 사야가 말이다...
아 이럴땐 안아줄 수 있는 울 새깽이들이 미친듯이 보고싶다.
2013.02.11.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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