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얼마만인 지 모르게 비가 내렸다. 인간이 밥을 먹어야하는 것처럼 식물은 물을 먹어야 사는 법. 한동안 정말 미치는 줄 알았는데 그 고마운 비가 그러니까 역시나 뭐 여기저기 피해는 주고 내려버렸네.
몰랐던 건 아니지만 아니 예상 안했던 건 아니지만, 강에 녹조가 생기기 시작하고 스스로 느끼기보다 훨씬 더 생존을 위협받게 되는 '존.나.' 재수없는 상황.
여기서 차로 십분도 안걸리는 남한강에 나갔다
비가와서일까 남한강인 여긴 강천보에서도 많이 떨어져 있고 나름 괜찮더라
여긴 남한강 도리. 어찌보면 안 알려져서 그렇지 양수리인 두물머리만큼 멋진 모습
물론 아름다움이란 상대적이기도하고 날씨탓이기도 하고 기분탓이기도 하고 여러 요인이 있다만 그래도 정말 아름답더라.
저 왼쪽으로 흘러가다보면 강천보에 닿는다.
여기도 그 끔찍한 사대강 어쩌고 프로젝트가 있긴 하다만 막상 보쪽이 아니어서인 지 예산이 모잘라서인 지 아직은 그래도 자연스러운 모습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여전히 똑딱이 카메라로 이런 모습을 찍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
변화하는 날씨가 고마운 건 집에서도 이런 구름을 볼 수 있다는 것.
우리 엄마가 또 내게 또 그랬다
네가 자식이 있었다면 엄마맘을 충분히 이해할거라고
아니 난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직접 이야기한 적은 없다만 여기 여러번 이야기했다
만약에 내가 엄마가 되었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엄마를 용서할 수 없었을 거라고..
우리 엄마는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그것도 바위에 물방울이 떨어지듯이 조근조근 괴롭히다 그 약해진 바위를 포크레인으로 한바탕 후려친다
익숙해질 때도 되었으련만 그게 참 안된다
엄마에게 소리소리를 지르는 것도 이제 만성이 되었고 엄마의 질질짜고 그 서러운 인생이야길 듣는 것도 이젠 익숙해지련만..
그게 참 쉽지가 않다
나는 가끔 그런 상상을 한다 내가 니 눈앞에서(그게 내 엄마다) 죽어줘야 니 속이 편하겠냐고..
울 엄마
차라리 그런 말이나 하지 말지
내가 어떤 삶을 사는 지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 니가 내 속에서 나왔는데 널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아냐고 울구불고한다
아 정말 나는 개를 키우면서도 우리 엄마가 내게 했던 것처럼은 안한다
그래도 당신이 내 엄마라서, 사람일은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좀 더 살거니까, 나보다 안쓰럽다고 느껴져서 그래도 그나마 잘하는 건데 도대체 날더러 어쩌라고???
엄마 이제 그만하자
엄마는 내게 내가 우리 개들에게하는 것만큼도 안했다니까!!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다는 그 시인을 난 미워해
그런 말을 내가 할 수 있는 삶을 살아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는 못살테니까
그래도, 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엄마에게 했다고!!
엄마도 그랬지? 넌 할 만큼 했으니까 엄마죽어도 울지말라고.
그것도 사실 딸에게 할 말은 아니었지 그지?
나 이제 그만 할래
엄마의 투정을 받아주기엔 나도 넘 힘들다
그리고 젠장, 마른 자리 진 자리 갈아누이신 그 엄마이기엔 엄만 너무 이기적이었지
그래 사야는 또 엄마랑 소리소리 지르며 싸웠다
근데 이제 그만 할란다
날더러 자식이 없어서 그 엄마맘을 이해 못한다던데 자식있는 오빠나 언니들도 엄마맘 이해못하긴 마찬가지던 걸 뭐
진짜 할만큼 했다.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내 엄마, 나 이제 버린다
그래 말이나 안하면 밉지나 않지
울지 않으면 속이 이렇게 문드러지지도 않지
엄마 말대로 그 이쁜 막내 딸, 엄마 속으로 나온 그 이쁜 딸
단 한 번만이라도 나를 좀 이해해주지 그랬니?
아니 단 한 번 이라도 내가 뭘 고민하는 지 뭐가 그렇게 힘든 지 좀 물어 봐주지 그랬니?
엄마
날 정말 그렇게 말로 말고 단 한번만이라도 사랑해주지 그랬니?
그 놈의 아들 그게 뭐라고....
2012.08.14. 여주에서... 사야
'4. 아늑한 모래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나 찬란한 시월 (0) | 2012.10.23 |
---|---|
자연과 함께하는 삶 (0) | 2012.08.22 |
지글지글 익어가는 여름 (0) | 2012.08.06 |
한여름밤과 깜짝손님..^^ (0) | 2012.07.31 |
마당있는 집 (0) | 2012.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