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 올립니다
이래저래 좀 신경쓸 일이 있어서 블로그에 소홀했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지난 금요일부터 일상생활이 힘드네요
처음엔 그나마 지진대비가 잘된 일본이라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쓰나미는 그런 대비도 다 무용지물을 만드네요
사는게 뭔지
자전축도 건드렸단 보고도 나오는 걸 보며 새삼 인간이 자연앞에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깨닫습니다
저는 특히 제가 사년이나 살았던 곳이라 그럴까요 충격에서 벗어나올 수가 없네요
너무 침울해서 꽃을 사러갔습니다. 꽃집아저씨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시는데도 무작정 사왔네요. 물론 아직 땅에 심어 얼어죽일 수는 없으니 낮엔 내놨다가 밤엔 들여놨다가 그러고 있습니다..^^;;;
작년에 갈무리해두었던 꽃씨도 여기저기 그냥 마구 뿌렸습니다. 나름 희망을 심는 작업이라 생각하면서요
봄은 봄인가 봅니다 저리 파란 싹들이 나오기 시작했네요. 저거 아킬레아라고 제가 장성에서부터 가지고 다니는 거라 더 반갑네요. 그리 땅에서 뽑히고 옮겨심겨지고 했는데도 여전한 생명력이라니요
작년에 급하게 이사하느라 대충대충 뽑아다 아무곳에나 심었는데 또 이리 잎을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접시꽃같기도 한데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네요.
이리 집밖도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저 공간에도 꽃을 심어보려구요
마당이 조그만 넓으면 나무도 왕창심고 싶은데 그게 참 안타깝습니다.
어젠 동네분이 근처 밭갈러 오셨길래 저희도 저 땅을 갈아달라 부탁드렸습니다. 앞 논주인과 이야기를 해서 일년에 삼만원씩내고 저 곳을 쓰기로 했거든요
손으로 했으면 엄청 걸렸을텐데 저리 금방해주셨네요. 저기에 무엇을 심을까요. 처음으로 제대로(?) 밭농사를 지어보겠네요
툭하면 탈출하는 놈들때문에 남친이 저리 포도주 빈병으로 차단막을 만들었는데 이쁘죠? ㅎㅎ
문제는 그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또 울타리를 넘어가시는 견공들이십니다..-_-
반동이는 이제 상처가 거의 아물었고 제게 장난도 걸며 완벽하게 적응했습니다.
문제는 호박이를 데려올땐 안그랬는데 아끼랑 씽씽이가 반동이를 질투해 병이났었다는 겁니다. 음식을 거부하고 토하기까지 하더라니까요..ㅜㅜ
말만 못하지 개나 사람이나 다 같은 가 봅니다.
한놈도 아니고 다섯놈들 비위맞추느라 사야머리가 다 욱씬거립니다..ㅎㅎ
어제랑 온도차이가 별로 없는데 해가 안나서일까 오늘은 또 무진장 춥습니다. 태양흑점폭발건도 그렇고 참 무서운 세상입니다.
이래서 인간은 신에게 의존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창졸간에 목숨을 잃은 수많은 영혼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아직도 공포속에 있는 일본인들의 무사와 빠른 복구를 기원합니다. 더이상 피해가 없어야할텐데 아직도 여진이 자꾸 일어나니 겁나네요.
아 말로만 듣던 지옥이 저런거구나 싶더군요. 그런 아비규환속에서도 침착한 일본국민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살았달것도 없는 세상, 왠만하면 남 미워하지말고 너무 아둥바둥도 대지말고 맘편하게 삽시다.
대재앙앞에서 속수무책인 인간들을 보며 정말 생각이 많아집니다.
2011. 03. 14.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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