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양리풍경

바리네 이야기 3

史野 2009. 9. 7. 16:47

 

 

 

식구하나가 또 늘었다. 저 웃기는 개구리인데 어디서 나타났는 지 갑자기 있길래  불쌍해서 수곽에 놔주었다

 

 

 

그런데 왠일 도망가긴 커녕 어찌 올라왔는지 저 화분옆에 저리 웅크리고 있더라는거다. 그러다 가겠거니 했는데 다음날엔 또 다시 저 윗 화분사이에서 발견이 되었다. 한 오바하는 남친은 이제 개구리에게까지 파리라도 잡아줘야하나 고민했다지..ㅎㅎ

 

한동안 안보여서 이젠 갔나했는데 왠걸 오늘아침 친구에게 그 설명을 하며 화분을 가르키는데 아직도(!) 저 화분사이에 들어있다..^^

 

 

 

정신없었던 이유중 또 하나, 옆집 토야가 저렇게 새끼를 낳았다. 의도했던 건 아니고 동네 난봉꾼개에게 당한거라 옆집 아줌마가 무지 속상해하셨다.

 

 

 

 

문제는 옆집아줌마가 일을 다니시느라 저 개 뒷치닥거리까지 남친이 맡아야했던 것. 거기다 저 산방(?)이 울 침실바로 아래라 내가 책상에서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 지 모른다. 어미개가 산후우울증인지 아님 힘이 들어서인지 자꾸 새끼들을 방치해놓아 남친이랑 나랑 속을 태웠다지.

 

내가 개를 키우기시작해서인지 저 꼬물거리는 생명이 어찌나 안스럽던지..ㅜㅜ 지금 저 새끼 내놓고 신경안쓴다고 남친이 토야를 혼내고 있는 중..^^;;;;

 

 

 

거기다 우리 바리를 불쌍하게만든 원흉인 저 앞집 불독이 자꾸 토야쪽으로 오는 바람에 남친이 그것까지 지키느라 또 고생. 저 날 이후 앞집에 부탁을 했는데도 또 풀어놓아서 토야랑 불독이랑 한판붙었다..ㅜㅜ 울 올케언니말대로 이 동네는 완전 개.판이라니까..^^

 

 

 

이래저래 일이 있어서 팔월말과 구월초 서울을 세번이나 갔다왔다. 작년 12월에 가고 처음이니 팔개월도 넘게 만이다. 외국살때보다 더 오랫만에 서울땅을 밟은 거다.

 

그 콘트라베이스한다는 친구 음악회. 숭어오중주를 연주했는데 친구도 멋졌지만 이젠 서울이 가까와져 음악회를 갔다가도 돌아올 수 있는 거리라는 사실에 감동.

 

시골산지 겨우 일년인데 벌써 촌사람 다 되었다. 안그래도 저 친구가 우리 둘다 왜이리 까맣냐고 놀래길래 촌사람아니냐고 했다만..ㅎㅎㅎ

 

 

 

지난달말부터 바리랑 달리기를 시작했다. 아직 제 주인을 잘 알아보는 지도 모르겠고 풀어놓으면 어떨까 무지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말도 잘 듣고 날 따라 잘 달린다.

 

 

 

혼자 달리기엔 좀 무섭고 심심하기도 했는데 저 풀숲사이를 바리랑 함께 달리는 기분 정말 좋다.

 

 

 

원을 그리듯 달리면 이리 물옆도 달리고

 

 

 

뛰다 힘든 바리는 저리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놀기도 한다.

 

집에서 나갈끈을 들어보이면 좋아서 펄쩍펄쩍 뛰고 또 달리고나 집에가자고 끈을 들어보이면 순순히 돌아와 목을 맡긴다지..^^

 

바리를 풀어놓을 곳을 찾다보니 달리는 길이 자갈밭에 모래밭이라 무지 힘들지만 또 덕분에 불은 몸은 금방 되찾을 수 있을 듯도 하다..ㅎㅎ

 

개를 키운다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저 놈때문에 내 삶이 풍성해진 기분.

 

 

 

바리네집 최대의 사건(?)은 토요일에 일어났다. 조카들 세 놈만 빼고 온 식구가 드디어 우리집을 방문했던 것.

 

남친은 엄마랑 올케언니 큰형부만 만났었기에 오빠나 언니들과는 첫만남. 긴장도 하고 쑥쓰럽기도했는지 저 뜨거운데 고기만 열심히 구워댔지만 남친에게나 내게나 참 의미있는 날이었다.

 

특히 혼자자란 남친에겐 다복한 가정이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는데 이제 첫단추를 끼웠으니 서로 편안해질 날을 기대해본다.

 

지난 목요일에도 남자세놈이 들이닥쳐 두 놈이 자고갔고 저날 저녁에도 고기공놈과 렌더맨님이 오셔서 주무셨는데 어젠 친구가 와 두 사람과 바통터치를 하곤 오늘 아침에 갔다.

 

그 전주에도 정신이 없었는데 오박육일을 하루도 안쉬고 떠들어댔더니 오늘은 완전 구름위를 걷는 기분. 울 오빠왈 이 정도면 불법영업으로 신고들어가야한다나..하하하

 

 

 

이젠 정말 창을 통해들어오는 햇살도 다르고 물씬 가을냄새가 나기시작한다.

 

이사온 지도 벌써 두달이 넘었다.

 

올해는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일도많고 탈도 많았는데 이젠 좀 안정을 찾고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며 밸런스찾기를 해봐야할 듯하다.

 

 

 

 

 

2009.09.07.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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