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양리풍경

바리의 반란..ㅎㅎ

史野 2009. 9. 12. 01:20

요즘 사야에겐 당근 바리가 중요하다. 아주 어린 시절 개를 키워보긴했지만 너무나 오래된 일이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잘 키워야하는 지 나름 고민하는 시간.

 

바리는 남친을 좀 무서워하고 나는 친구라 생각하는 듯하다. 나만 나가면 놀자고 앞발을 들고 난리라 도저히 마당을 지나다니지 못할 정도.

 

지난 일요일 손님들과 데크에 앉아있었더니 올려달라고 낑낑대는데 내가 경험한 최초 바리의 자발적 의사표현이었다. 황당한건 남친이 이리와보라니 잽싸게 내뒤로와 숨더라는 것..ㅎㅎ

 

이야기했듯이 바리덕에 요즘 날마다 달리기를 하는데 요놈이 차츰 꾀가나는 지 그 별로 안 좋아하는 남친곁에 자꾸 머무르려한다. (남친은 나랑 바리랑 달리는 동안 자갈밭에서 괜찮은 돌을 찾는다)

 

나랑 뛰면 한곳에 오래 머물기도 힘들고 계속 나를 따라잡아야하니 힘들지만 남친곁에선 편하게 가고싶은 곳가며 왔다리갔다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아침만되면 밥먹고 언제 나가나 너무나 간절히 기다리는데다 (최대한 줄을 집가까이대고 꼼짝도 않고 저리 앉아 있다) 대견하게도 나가야 볼 일을 보는 관계로 어젠 급한김에 남친과 먼저 내보냈다.

 

내가 좀 늦게 따라가보니 어찌나 반가와하던지 눈뜨고 못 볼 지경..ㅎㅎ 남친이 먼저 들어가고 우리 둘이 달리기를 잘하고 왔기에 오늘도 먼저 내보냈다.

 

역시나 어제처럼 바통터치를 하고 달리려는데 이 놈이 갑자기 내 앞을 가로막는거다. 앞발을 들어 나를 치면 거의 배까지 오는데 그게 보통 반가움의 표시라 그런 줄 알고 계속 뛰었더니 치고나서 남친쪽 바라보고 하기를 총 네번이나 반복을 하더라는 것.

 

결국 뛰지말고 집에가자는 건데 어찌나 황당하던지..ㅎㅎ

 

하도 난감해서 남친을 부르려니 너무 멀리가버렸고 그렇다고 그냥 들어갈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하고 빠르게 뛰니 포기했는지 따라오더라.

 

평소같으면 뭐하다가도 전속력으로 달려와 내 앞을 가곤하는데 뛰다 조용해서 뒤를 돌아봤더니 없.어.졌.더.라. -_-

 

근데 이상하게도 겨우 한달키운 놈이지만 어디서 나를 기다리거나 집찾아갔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는 것. 그래 마저 달리고 터덜터덜 집으로 가는데 집방향 산책로를 걷고있는 놈 발견.

 

불렀더니 바리뿐 아니라 아줌마개냐며 야영장에있던 꼬마들까지 우르르..아마 뛰기는 싫고 올라가면 남친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남친은 없고 아이들이며 개까지 있으니 거기서 좀 놀았나보지..ㅎㅎ

 

한 일곱살된 꼬마가 똘똘이라는 한살된 개(품종절대모름..ㅎㅎ)를 안고서는 울 바리가 칠개월이라니까 둘이 결혼시켰으면 좋겠단다..하.하.하

 

묶어데리고 오는데 또 어떤 아주머니 아는 척을 하시며 이쁘게 생겼는데 주인이 없나 의아해하셨다나..ㅜㅜ 

 

 

 

내가 달리기를 하는 곳이 계단을 내려간 저 아래쪽이고 오른쪽 산책로옆에 바로 아영장이다. 

 

사람들에게 피해줄까봐 아래로 내려가서 풀어놓고 다시 묶어서야 올라오는데 그리 야영장 돌아다니는 재미를 붙이면 어쩌나 걱정하며 돌아오는 길 지도 잘못한 걸 아는 지 딴짓안하고 순순히 따라오던 것도 신기.

 

우짜든둥 생각할 수록 나를 막았던 것도 황당하고 혼자 가버린 것도 기가막히고 집에와서 엉덩이를 때리며 마구마구 혼을 냈다.

 

 

 

내가 처음 혼내서인지 평소같으면 내가 혼자 윗쪽으로 올라간다는 걸 상상도 못하는데 오늘은 저리 쭈그리고 앉아 반성..ㅎㅎ

 

칠개월짜리가 벌써 이리 눈치가 빤하고 나랑 맞먹으니 한 세살되면 난리나겠다.

 

 

줄을 저리 길게 해주는데도 요즘은 자꾸 데크에 올라오고 싶어해 그냥 낮부터 올려주는데 몇 일 전 책을 읽다 너무 조용한듯해 나가보니

 

 

 

이렇게 주무시고

 

 

 

왼쪽으론 이렇게 주무시고.. 카메라가 한꺼번에 못 담아 유감인 광경..ㅎㅎ 아침에 이슬피하라고 마련해놓은 임시거처인데 안들어가 애를 먹이더니 요즘은 잘 들어가잔다. (뒷쪽으로는 김 절대 동물학대아님..ㅎㅎ)

 

 

 

 

오랫만에 사야의 인증샷이다. 바리안고 있을때보단 빠졌으나 여전히 심각한 상황(물론 저건 조금은 날씬해보이는 각도다)

 

저 청반바지가 간신히 맞는데 식구들 오는 날 입으려고 잘 늘려놨더니 남친이 그 아침에 빨아버린 슬픈 비하인드스토리. 말려준다던데 빨아말린 바지가 맞을리가 있냐구???

 

우짜든둥 무지 아끼던 바지가 안맞는게 아니라 아예 엉덩이위로 올라가질 않는다. 오죽 황당했으면 그 뒷모습을 찍어 올리고 싶었다니까..ㅎㅎ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 정말 몰랐기에 이 옷 저 옷 입어보다가 정신이 바짝 들더라. 그리하여 또 몸매돌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달리기하고 와서 줄넘기하고 근육운동까지하길 이주. 물론 세끼는 꼬박꼬박 먹고 술도 충분히 마신다..ㅎㅎ

 

워낙 갑자기 찐 물살이다보니 이주 운동하고 많은 효과를 보고있다만 왠만한 옷이 맞으려면 이를 악물어야할 듯.

 

 

 

우리집엔 때늦게 장미가 피고있다. 뭐든지 계절에 어울리는 게 좋지만 그래도 덤인듯해 기분은 좋다..^^

 

 

 

 

 

2009.09.11.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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