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양리풍경

황당을 너머 충격적인 일..ㅎㅎ

史野 2009. 8. 10. 14:22

아놔 사야인생은 도대체 왜이런거니?

 

잠시 언급을 했었지만 우리가 이사올 이 집이 삼살방인지 뭐시긴지 끼었다고 남친어머님이 이사못한다고 생난리를 치셔서(지금 생각해도 끔찍할 만큼 대단하셨다..ㅜㅜ) 이래저래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다.

 

그런데도 이사를 강행했으니 정말 남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난 당신아들 잡은 년(!)으로 머리털뿐아니라 솜털도 남아나지 않을 거란 공포심을 갖을 정도다..흑흑

 

우짜든둥 나는 그런걸 안따지지만 이왕 들은 이야기고 남친이 이사하기 삼일전 관세음보살님을 이 집에 먼저 모셔다놓겠다고했을때 찬성했다.

 

그렇게 남친이 모시던 관세음보살님과 촛대등을 가지고 이 집에 왔는데 바로 옆집에 동네사람들이 좀 모여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관세음보살님을 모시고 들어가는 것과 남친이 집주변에 막걸리를 뿌리는 걸 봤다는 이야기.

 

그 다음날 갑자기 부동산에서 걸려온 전화. 아무래도 점쟁이무당이 이사온것 같다고 이사를 말려달라는 민원이 들어왔다는거다..-_-

 

아놔 살다살다 무당아니냔 소리를 다 들어보다니 너무 황당해서 한참을 웃었고 주변에 몇 번 이야길하곤 잊었다.

 

이리로 이사온 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고 이웃들에게 뭘 얻어먹기도 하고 우리가 주기도 하면서 난 나름 거리를 유지하고 잘 지낸다고 생각했다지

 

미루고 미루던 야외식탁을 드디어 구입했기에 남친과 밖에 앉아 술을 마시다가 어찌 앞집커플과 합류를 하게되었다. 아니 본인들이 술과 안주를 들고 찾아왔다..^^;;;

 

 

 

 

그런데 왠일 그 괴상한 소문이 사그라들기는 커녕 더 부풀려져 소설하나가 탄생되어있더라는거다.

 

나야 원래 옆집과 어쩌고하는 거에 관심도 없고 거기다 내 책상은 침실에 남친책상은 거실에 있는 관계로 누가오면 남친이 나가게 되는데 그게 나는 무당이라 안에서 기도하느라 그런거라나?

 

또 이사오자마자부터 손님들이 자주 왔던 것도 다 점보러오는 손님이라 그리 손님이 많은거라고 소문을 확인시키는 결과가 되었단다

 

아니 나를 안본 것도 아니고 딱보면 모르나?

 

우리 옆옆집은 그 무서움(?)을 참지못해 이사를 계획하고 있기까지 하다니 아 정말 뭐이리 황당하고 할 일없는 사람들이 있는 지.

 

스스로 인생 힘들게 산다는데 뭐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동네도 정말 수준이라는 게 있는 듯해 좀 씁쓸하다.

 

잘못하단 애잡아먹는 단 소문나는 것도 순식간이겠더라니까.

 

예전에 썼듯이 한국돌아와 황당하게도 외국인이냐 연예인이냐 그래도 제일 많이 들었던게 가르치는 직업이신 것 같다는거고 지난 번 집보러갔을때는 글을 쓰시거나 그림을 그리시는 분같다고도 하던데 무당은 좀 심하지 않나? ㅎㅎㅎ

 

 

 

 

그건그렇고 개가 생겼다.

 

이것도 왕 황당스토리인데 앞집에 개가 두마리인데 한마리가 너무나 짖어대는거다. 한참 떨어져있건만 내가 밤에 우리집 데크에만 나가도 짖어대고 한번 시작하면 멈추질 않는거다.

 

가만히 두는 주인도 넘 밉고 신경예민하던 어느 날은 진짜로 살기가 느껴졌다(그래 내 안의 폭력성에 나도 놀래는 중이다)

 

보아하니 주인이 한 개만 편애를 해서 이 개가 스트레스성 정신장애인거 같더라니까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 개가 우리 개가 되었다.

 

 

몇 미터지만 어쨌던 이사를 온 우리집 개 '바리'다 원래 이름은 짜바리인데 그게 뭐 짭새란 말이라며? 너무 황당해서 새 이름을 고민했는데 그냥 바리라고 하기로 했다. 우리집에 복을 바리바리싸다줄 놈이란 뜻..ㅎㅎ

 

 

 

이사온 첫 날부터 완전 적응에 전주인이 가는데 돌아보지도 않는 아주 웃기는 놈이다. 

 

나야 개를 좋아하지않지만 개키우는 게 소원이었던 남친은 신났다. 그런데 사람마음이 참 우스운게 막상 우리개가 되니 이뻐보인다.

 

거기다 말잘듣거 보면 저 집에서 받은 구박이 어느 정도였었는 지 안스럽기도 하고 이제 우리 새 식구니 잘 해줘야지

 

 

 

요놈은 바로 옆집개인 토야다. 이 놈도 쪼그만게 어찌나 짖어대는지 왕골치였는데 우리 바리가 생기곤 우리 집을 향해 짖는 일은 거의 없다.  

 

 

 

우짜든둥 야외식탁이 생기니 정말 좋다.

 

야외식탁에 파라솔까지 샀다니 무소카놈' 어 그럼 슈퍼마켓된거네?' ㅎㅎㅎ

 

 

 

아직 산사태가 난 뒷마당 정리도 안되었고 잔디깔기전엔 꽃밭을 만들지 말라는 부탁에 마당쪽은 거의 손을 못대고 있다. 그나마 오자마자 만들어놓은 이 사이드꽃밭덕에 그래도 아침이면 기분이 좋다지. 봉숭아 백일홍 메리골드 맨드라미 과꽃에 코스모스와 노란코스모스도 피기 시작한다. 

 

 

 

어제도 저 앞집 커플과 그 집과 친하다는 또 한집이랑 저 원두막(?)에 가서 술을 마셨다.

 

최소한 전세계약 2년은 살 생각인데 이 황당한 동네에서 이웃관계를 어찌 유지해야할 지 고민을 좀 해봐야할 듯 하다..^^

 

 

 

 

 

 

2009.08.10.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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