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양리풍경

사람 사람 그리고 또 사람...

史野 2009. 7. 28. 22:37

사람때문에 웃고 사람때문에 운다.

 

하긴 뭐 그게 인생아니겠냐만

 

사야는 무슨 선천성 면역결핍증도 아닌데 왜이리 사람들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지 모르겠다.

 

남친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 스스로도 때론 무지 냉정하다고 생각하는데 맨날 이리 사람때문에 고민하고 앉아있는 거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물론 여러번 언급했듯이 사람보는 눈은 거의 신끼수준이라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받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일로 사람들과 엮일때마다 아프고 힘들다.

 

 

우짜든둥 그래 사람.

 

지난 주에 내게 조금은 낯선 사람들이 다녀갔다. 낯설어서 좋았다면 아이러니인가?

 

낯설면서도 편안하고 편안하면서도 조금은 긴장되던 그 만남이 오랫만에 사야에게 활력이 되었다.

 

그래 사람은 뭔가 자극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단 생각.

 

 

또 사람.

 

다른 사이트에서 알게된 어찌보면 역시나 조금은 낯선 그녀가 드디어 등단을 했다.

 

나는 처음 만난 그녀와 남산에 오르고 청계천을 걸었고 그 다음엔 낮술로 취했고 마지막엔 간송미술관에 함께 갔더랬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며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할때보다 더 그녀가 이해가되었다면 당연한건가 이것도 아이러니인가.

 

오랫만에 그녀가 찾아온단다. 여전히 그녀와도 조금은 낯선 그 긴장감이 흐를까

 

 

또 사람

 

지난 번에 집에 다녀간 놈들이 스테레오로 나를 황당하게 한다.

 

한놈은 자주 오는 것도 모자라 아예 우리근처에 집을 얻어 여생을 보낼 생각인듯하고 또 한놈은 지금 우리집 단지나 그 옆 아파트에 자기 부모님을 모셔다놓고 싶단다. 그것도 너무나 진지해서 충격먹었다.

 

이건 정이 중요한 한국사회에 내가 적응하지 못하는 건가 심각하게 고민중.

 

 

그리고 또 사람

 

성격지랄맞고 냉정하고 분명한 사야지만 사실 남들에게까지 그렇게 엄격한 건 아니다.

 

사야가 남들에게 엄격할땐 정말 누구봐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기마련이다.

 

아니 더 나아가 그런데도 참았니? 이기 십상이다.

 

역시 인터넷에서 알게되어 나를 오랫동안 힘들게 하던 사람이 있었다.

 

이런 성격에 힘들기만 했으면 여태 버텨냈겠냐.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이었으나 배울 점도 고마운 점도 있었다.

 

어쩌면 사야 생애에서 최초로 그 오랜기간을 참고 이해할려는 노력을 한 유일한 타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녀가 남의 글을 가져다 조금 각색해 자기글로 만드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그녀의 글때문에 그녀를 좋아한 건 아니었으므로 배신감까지 느끼는 건 아니다만 불특정다수를 향해 쓰는 글을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난 더이상 그녀의 어떤 말도 신뢰할 수가 없다.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빛날 수 있는 그녀였기에 그런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꼬박 이틀을 인터넷에 매달려 확인 작업을 했다.

 

아니 그 사실에 대한 확인작업이 아니라 그녀에대한 미련을 떨궈내는 내 스스로를 위한 작업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왜그랬는 지 직접 물어볼까 무지 고민했다만 비겁한 사야는 그냥 여기서 끝낸다.

 

아니 솔직히는 그녀의 답변이 두려운거니 더 비겁한 지도 모르겠다.

 

글도 말도 다 영혼이다.

 

오프에선 말과 눈빛 태도 등등으로 알수 있지만 온라인에선 글이 전부다.

 

물론 축적된 글로 그 사람을 아는 게 보통인데 그 축적된 글들의 대부분이 남의 글이라면 그걸 도대체 누가 감당해야하는 거냐고?

 

기분이 아주 드럽다

 

 

 

 

 

 

2009.07.28. 여주에서....사야

 

 

 

41801

 

 

 

 

제발 부탁입니다.

 

저 많이 힘듭니다

 

그냥 여기서 끝났으면 합니다.

 

아직까진 믿고 싶은 게 너무 많습니다...

 

제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3. 연양리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야가 사는 남한강변  (0) 2009.08.05
덧없는 인생의 사건 사고들  (0) 2009.07.31
행복한 연양리 풍경  (0) 2009.07.20
설겆이와 산사태  (0) 2009.07.14
이사후기..etc.  (0) 200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