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로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가 요 몇 일 사야에게 중요한 사건사고(?)였다.
우선 지난 목요일 우리집 뒷산 저 망을 쳐놓은 부분이 찢어지며 황토가 쏟아지기시작했다.
담벼락바로밑의 더덕은 포기했고 비를 맞으며 깻잎이랑 상추 부추 그리고 왼쪽 가을바람님댁에서 얻어온 배롱나무를 구출했다.
문제는 저 위의 소나무들. 대충 가늠해보니 나무가 쓰러져도 집에 닿을 것 같진 않아 시공사에부탁해 토요일 터진쪽을 비닐로 덮었다.
토요일엔 아주 귀한 손님들이 오셨다. 저 이쁜 아가씨옆에 앉으신 분이 민들레님. 고로 저 아가씨는 민들레씨앗이다..ㅎㅎ
여주로 이사오니 이런게 좋다. 당일에도 방문이 가능하니 일요일에 바쁜 두 분이 드디어 출현. 거기다 우리집식구들로서는 최초의 방문이다.(장성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었다지..-_-)
저 민들레씨앗양이 교환학생으로 프랑스디종에서 육개월동안 생활하게되어 우선 유럽을 여행할 목적으로 이번달말 민들레님과 함께 출국한단다. 아빠와 둘이하는 유럽여행이라니 으메 부러운거..^^ (하긴 나도 엄마랑 둘이 파리여행을 하긴 했었지..-_-;;;)
이 자랑스러운 술꾼이모는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귀한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포도주의 대가가 되길 바란다며 넉넉한 술값을 쥐어줬다지...흐흐흐
우짜든둥 저 날 점심을 먹고나니 민들레님이 갑자기 설겆이를 하시겠다는거다. 딸내미더러 하라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자발적으로 하시겠다는데 말릴 내가 아니지.
오른쪽 무소카놈은 일도와준다고 저녁때야나타났는데 다섯이 수다를 떨다보니 일은 무슨. 문제는 민들레님이 저 술마시고 차마신 설겆이를
또(!)하셨다는 거...^^
다음날 아침엔 무소카놈 아침을 먹자마자 또 열심히 설겆이에 돌입. 깔끔한 저 놈은 싱크대구석구석 배수통안까지 어찌나 열심히 닦는지 대견하기 이를데없었는데..
역시 문제는 일을 하다가 점심먹자했더니만 처절한(?) 얼굴로 '기껏 설겆이했더니만 밥을 또 먹자구? 누나 그냥 우리 라면끓여먹자' 우하하하하
그러는 사이 풀도 꽤 자라있어 비닐을 씌어놓지 않았던 정중앙이 이렇게 퍽하고 터져버렸다. 설마했는데 토사의 힘이 어찌나 대단하던지 밑으로 떨어져쌓인게 아니라 날라와 집벽까지 쳤더라니까.
셋이 창문에 매달려 무슨 재난영화보는 기분을 만끽했다지..^^;;;;
역시 한 웃김하는 남친 너무나 심각하게 우리가 이렇게 짐정리할 때가 아니고 이사를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셋이 모여앉아 회의를 해야한다는 거다..ㅎㅎ
이사를 갈땐 가더라도 정리할 건 또 해야하는 거 아니겠어? 비가 잠시 잦아든 사이 가져온 돌 수곽을 옮겨놓으라 시켜놓고 사야는 뿌듯.
가까이 이사오니 이삿짐 도와주러 잽싸게 나타나는 놈도 있고 역시 아주 뿌듯..ㅎㅎ
잔디를 깔아준다고 해서 큰 꽃밭은 아직 엄두를 못내고 틈틈히 만들어놓은 사이드꽃밭이 망가질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멀쩡하다.
어제 시공사직원 세명과 남친까지 죽어라 고생해서 우선은 저렇게 임시로 빙둘러 비닐을 씌어놓았다. 잘보면 나무도 이쪽으로 안 쓰러지게 밧줄로 묶어놓았고..^^
큰비가 지나가면 저 벽을 높여주겠단다.
이사하면서도 생고생하고 이사하자마자 이 난리를 겪어도 사야는 이사한게 너무나 좋고 이 집이 여전히 마음에 든다.
집이 무너진것도 아니고 사람이 다친것도 아닌데 그럼 행복한거지 뭐 안그래? ㅎㅎㅎ
장성뒷산에서 캐온 나리꽃이 이 빗속에서도 꾸준히 꽃을 피우고있다..^^
2009.07.14.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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