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노란대문집

지대로 내렸다

史野 2008. 11. 20. 00:21

 

 

 

 

 

 

 

 

 

 

 

 

 

 

 

간절히 기다렸던 눈이 지대로 내렸다.

 

어제밤부터 눈이 왔던지라 아침에 어떤 모습일 지 상상은 했었지만 느낌은 그 이상이었다.

 

하루종일 꿈속을 헤매는 듯 했다.

 

그냥 새삼스럽게도 이런 곳에 내가 들어와 하루를 보내고 이틀을 보내고 한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하고 또 낯설기도 했다.

 

이건 내가 어쩌다 찾아가 만나는 풍경이 아니니까..

 

역시 낯설 수 밖에 없는 소설 '모던보이'를 읽으며 하루를 보내는데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고 가지러갔던 남친이 가져온 소포는 하나가 아니었다.

 

 

 

아름다운 눈꽃만큼 아니 그보다 더 이쁜 꽃초들과 그만큼 향이 좋을듯한 커피콩들이 잔뜩 들어있는 소포.

 

이 소포가 더 감격적이었던 건 하얀 눈때문이었을거다. 하얀눈위에 마구 늘어놓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이쁜 초 하나 꺼내놓고 차를 마셨다.

 

그때 마침 울리던 시어머님의 전화.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 시어머니 그러신다.

 

'그래 너도 언젠가 세상을 향해 나가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네가 지금 거기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그 것 아니겠니?'

 

그렇다

 

나는 지금 세상의 끝에 들어와있는 기분이지만 잘 자고 잘 먹고 많이 웃는다.

 

지불한 댓가가 어마어마하다만 나는 이 포근한 산속에서 어쩌면 내가 잃어버렸던 그 뭔가를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단 꿈을 꾼다..

 

 

 

 

2008.11.19 장성에서...사야

 

 

41762

 

 

 

 

이건 남친이 찍은 사진이다..^^ 

 

'2. 노란대문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하나의 어머니 그리고 내 어머니들  (0) 2008.12.09
진심  (0) 2008.12.01
눈오는 밤  (0) 2008.11.18
동네산책..ㅎㅎ  (0) 2008.11.11
인터넷인연들  (0) 2008.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