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어제 밤에 첫 눈이 내렸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 산간마을이라서인가 눈이 내렸다.
늦잠을 잤는데도 나가보니 응달엔 눈이 아직 남아있었다. 오천원주고 사서 가뭄이라 물도 못주는데도 내내 꽃을 피우던 너도 이제 마지막이되겠구나.
장독대위에도
기왓장위에도 이쁘게 쌓인 눈
돌아 앞마당으로 가본다.
차유리에 손을 찍어봤다. 온 몸의 세포가 일어나는 듯한 서늘함.
요즘 참 이쁘게 피는 국화위에도 눈이 걸려있다.
산이라 그런지 해가 걸리는 시간은 짧다
이제 이 길을 다닐 수 있는 것도 얼마 안남았다.
보시다시피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저 아래부터 급경사인 관계로 겨울엔 이 곳으로 차가 올라올 수가 없다. 오늘도 눈이 올거란 이야기에 놀란 남친은 잽싸게 차를 내려다놓고 왔다지.
이젠 칩거의 계절.
어젠 혼자 몇 시간동안 집에 있는데 마침 개소리 닭소리도 들리지 않더라. 세상에 나 혼자 있는 듯한 느낌.
사야가 늘 그렇듯 얼토당토않는 많은 계획들을 가지고 이 겨울로 들어간다.
한국에 돌아와 맞는 두번째 겨울.
안밖으로 어수선하고 더 추운 겨울이 되겠지만 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오면 훨훨 날 수 있기를...
그 사이 눈이 제법 꽤 많이 쌓이고 있다.
2008.11.18. 장성에서...사야
아 미치고 팔짝뛰게 좋다..ㅎㅎ
밤 열한시가 넘은 시간 실시간 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