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우선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서류도 도쿄로 발송을 했구요.
그 황당한 혼인관계증명서는 담당자랑 통화를 하곤 수정을 받기로 했답니다.
본인도 놀래면서 수정을 해준다길래 다행이다했더니 또 남편생년월일을 안 넣은 겁니다. 93년도 안넣어서 그랬다나요?
93년도 보면 더 황당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결혼했다는 증명인데 남편 영문 이름도 없고 생년월일도 없고 그저 한글로 풀어쓴 이름에 국적 달랑..-_-
그래서 법원에 여권복사도 해주고 어쩌고 그랬는데 어쨌든 법원에서 팩스를 받아 넣어주겠다고 하더군요.
전화하느라 지체되어 서울로 늦게 출발한 후 구청에 가서 서류를 다시 떼어보니 세상에나 내용이 그냥 정정이 된게 아니라 그 사항이 일일히 다 칸을 따로해서 정정으로 들어가있더라구요(누가보면 이혼 몇 번 한 것처럼 복잡합니다..ㅜㅜ)
제가 지난번에 썼듯이 이러니 저러니해도 공문서인데 어쩐지 금방 그렇게 수정을 해준다는 게 수상하다했지요.
이건 무슨 국가망신도 아니고 그 상태로 어떻게 번역을 맡기고 보낸단 말입니까???? 그래 담당자를 직접 찾아서 따졌더니만 깔끔하게 수정을 할려면 재판을 해야하고 한달 정도 소요된답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냥 그 서류를 가지고 번역 공증맡겼는데 도대체 그 내용을(그러니까 배우자가 본인이었다 정정이 된 그 말도 안되는 사실을) 까다로운 독일에서 의문없이 그냥 넘어가줄 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바보같은 실수를 공문서에 했다고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겠냐구요..ㅜㅜ
결론이야 뭐 대한민국 정부가 이혼했다고 법적으로 인정했다이니 더 복잡하게 다른 서류나 뭐 반송같은 거 없이 무사히 넘아가기만을 바래야겠지요.
안그래도 그런 황당한 실수를 하는 사람들의 그 태만한 근무태도에 화가 나있는데 오늘 아침에 일이 또 있었습니다
제 여권사본도 공증을 받아야하는데(그 간단한 일에대한 비용만도 삼만칠천오백원입니다!) 확인을 해보니 제 여권이 아닌 제 미국비자를 복사해선 공증을 해놓았더라니까요!!!!!
아니 여권공증해달라니까 그 앞장을 어찌 지나치고 중간 어디메쯤 있는 미국비자를 공증을 해놓는 겁니까? 어딜 가나 이렇게 대충대충이고 엉망인건가 싶어 진짜 화가나더라니까요.
어쨌든 번역한거 변호사공증 마치고 외교통상부가서 국가공증까지 끝낸 후 서류를 발송했습니다.
장소에 가면 옛 기억이 난다고 외교통상부를 찾아가니 저 여권 잃어버려서 '영구귀국 사유서'까지 써가며 새로 여권만들던 역시나 황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씁쓸했구요.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저는 외국에 살때보다 한국에서 뭔가 해결을 해야할 때가 더 황당하고 막막하고 서럽고 그렇다니까요.
외국어쓰며 살때도 관공서가서 막막한 적이 없었는데 내 나라말쓰며 황당하고 막막하고 일이 꼬이고 그렇다니..
이젠 그 땅으로 그것도 돈도 명예도 권력도 없이 촌년이 되어 돌아왔으니 앞으론 더 그럴까요? ㅎㅎ
어쨌거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그 쪽에서 제가 보낸 서류로 무사히 넘어가서 남편도 이제 법적으로 자유로와지기만을 빌어야겠습니다.
현재도 황당한 상황입니다. 저는 법적으로 이혼녀인데 남편은 아직도 기혼이니까요...^^;;;;
서류까지 다 해서 보내주고나면 마음이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서류가 찝찝하다보니 제 기분도 그렇습니다. 그 쪽에서 서류정리가 확실히 끝났다고해야 마음이 편해지려나요.
한국으로 나온다고, 또 결국 이혼한다고 이래저래 심려를 끼쳐드렸는데 마지막까지 조용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마음 써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이제 남은 일은 이 노란대문집을 좀더 살기 좋게 만들고(물문제가 해결안되면 용써도 소용없습니다만) 앞으로의 삶에 대비 이런 저런 공부도 하며 새로운 삶 새로운 계획을 세워나가야겠지요.
이 곳으로 내려올 결정을 하며 대충 제 삶의 방향이랄까 윤곽이랄까 그런건 잡았는데 이제 구체적인 부분들에 대해 준비도 필요하구요.
그 오랜결혼생활을 했어도 살림과는 별 상관없던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요즘 가계부를 쓰고 '경제'에 관심을 갖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일은 제가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굉장한 일이고 힘든 일이긴 합니다만 제 변신을 기대해주세요.
남편이 그렇게나 애원(?)을 했어도 쓰지 않던 가계부를 제가 지금은 꼬박꼬박 쓰고 있답니다..^^;;;;
앞으로 씩씩한 장성 촌. 년. 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2008.10.14. 장성에서..사야
'먼지 묻은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우리 아이들에게 하복교복을 입혀주세요... (0) | 2011.05.31 |
---|---|
내게 시월은... (0) | 2009.10.19 |
나는 나랑 이혼했다!!!! (0) | 2008.10.13 |
절절했던 이박삼일 보고서 (0) | 2008.10.09 |
마지막 진통 (0) | 2008.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