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마음편하게 하는 이혼도 아닌데 도대체 뭐가 이렇게 복잡하고 꼬이는 건 지.
도대체 어떻게 국제이혼을 해야하는 건지도 몰라 서울가 우와좌왕하다 어찌 해결방법을 찾았고 남편이 외국에 살면 소송을 제기해야한다길래 싫었지만 남편이 두 번 한국에 오는 걸로 마무리를 했다.
그래 월요일 확인서를 받고 구청에 신고를 한 후 금요일이나 호적정리가 된다길래 금요일에 다시 올라가 남편을 위한 서류를 정리해주려했었다.
이래저래 알아보니 하루에 끝날일도 아닌 것 같고 관공서는 주말에 쉬니 그냥 만일의 경우에 대비 내일 서울에 올라갈 생각이었다
지난 금요일 광주에서 혼인관계서류를 떼며 이혼사실이 등재되었냐니 되셨는데요 하길래 대충 확인한 후 받아 넣고 오늘 밤에야 내일 올라갈 생각에 서류 챙기다 자세히 읽어보니 내가 나랑 이혼한걸로 되어있다.
내 호적인데 배우자가 내 이름이고 배우자 주민번호가 내 번호다.
나참 무슨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는거냐고?????
무슨 철자 하나가 틀린 것도 아니고 얼마나 멍청하면 그런 실수를 한단 말인가.
이거 세상에서 자신과 이혼한 여자라고 기네스북에라도 올라가야하는 거 아닌가?
예전에 네덜란드에서 자기랑 결혼한다는 여자는 봤어도 호적에 자기랑 이혼했다는 사람은 금시초문이니까.
안그래도 머리아파죽겠는데 별 그지같은 일이 열받게 한다.
괜히 열받아서는 당직공무원에게 전화해 신경질만 박박냈다.
안그래도 인생이 소설같은데 왜 이런 일까지 생기는 지 기가막힐 따름이다.
어쨌든 내일 무조건 서울 올라가서 수정해달라고하고 번역 공증에 외교통상부까지 가야하는데 잘 해결이 될 지 모르겠다.
그래도 명색이 국가문서인데 아무리 지들실수라도 그 자리에서 간단히 수정이 될른지..
모든 게 끝나고나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못한데다 이런 일까지 생기니 정말 화가난다.
남편은 아니 정확히 말해 전남편은 지금 허리디스크초기란다. 함께 있는 동안 하도 아파하길래 그것도 이혼당일 아침 한의원에가서야 알았다.
한의사말로는 회사쉬면서 삼사주 침뜸치료받으면 나아질거라는데 지금 도쿄지점을 닫는다고 난리인 시점이고 하루 열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있어야하는 직업인데다 이번주는 그 긴시간 비행을 해야하는 독일출장까지 잡혀있다니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가 없다.
여기 몇 분이 추천해주신 곳을 메일로 보냈더니 돌아가자마자 물리치료같은 거 시작했다고 그거 해보고 효과없으면 가보겠다니 더 답답하다.
예전같았으면 화를 버럭내면서라고 끌고 갔겠지만 이젠 내 남자도 아니니 그저 마음뿐 강요할 방법도 없다.
왠수같은 남친은 자기신경쓰지 말고 올라가서 신랑 한달간 서울로 데려다 뒷바라지하며 침치료 받게하란다..-_-
거기다 요즘 노란대문집은 개판이다.
가장 중요한 물이 거의 없다는 것. 아무리 가뭄이라지만 이렇게나 물이 없다니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물이 부족할 듯해 지난 번 그 고생해가며 지하수 새로 판건데 업자선정이 잘못되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암담한 상황이다.
식수도 부족한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만 그래도 샤워도 제대로 못마칠 정도니 꽃밭에 물주는 건 상상도 못할 일.
그릇에 물받아 설겆이하고 낑낑대며 그 물을 날라다주는데 그걸론 택도 없다.
어제는 반갑게도 화순에서 일이 있었다며 사막님부부가 하룻밤을 묵었는데 샤워하면 안된다는 황당한 멘트를 날리기까지..ㅜㅜ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모기도없으니 제대로 가을맞이 손님들을 좀 맞을까했더만 손님이 오는 것도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친구도 그랬지만 내가 이 곳에서 그래도 잘 버틸 수 있는게 하루종일 더운물을 쓸 수 있다는 거였는데 맘놓고 샤워는 커녕 일주일마다 바꿔야할 침대보를 몇 주가 되어도 빨 엄두를 못내고 있다.
까딱하단 변기물도 확보못하게 될까봐 설겆이도 다른 곳에서 떠온 물로 해결하는 마당인데 얼마전까지 이동식 욕조를 사겠다고 알아보는 뻘짓을 하고 있었으니..-_-
가뭄걱정안하고 물쓸려면 지하수 새로 파는데 천만원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데 이 집에서 평생을 살리란 보장도 없으면서 그 짓(!)을 해야하는 건지도 자신이 없고 가슴만 답답하다.
그리고 올해 벌농사를 망쳤다.
사실 올해야 시험삼아 해본거긴해도 남친이 네달반가까이 진짜 정성을 들인건데 꿀을 하나도 못 땄다.
겨우 세 통이었으니 큰 돈은 아니기에 공부한걸로 치면 된다고 위로했지만 본인이 하도 속상해하니 나도 마음이 아프다.
벌들을 우리 애기들이라고 부르며 진짜 아꼈고 꿀팔면 그 돈을 다 내 통장에 넣어주겠다고 무지 좋아했었는데..
거의 빈 벌집으로는 벌집주를 큰 통에 담갔다.
꿀대신 벌집주를 지인들에게 고가에 강매할 지도 모르겠다..ㅎㅎ
각설하고 그래서 내일 또 서울에 간다.
가능하면 내일 모든 일을 해결해서 남편이 필요한 서류까지 보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긴 이제 아침저녁으로 무지막지하게 추워서 빨리 월동준비를 끝내야하고 내 짐이 도착하기 전에 책장도 짜야하고 이래저래 마음이 바쁘다.
2008.10.12. 장성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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