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노란대문집

결심

史野 2008. 9. 28. 02:15

황당하게도 이 시간

 

앞으로 죽어도 화같은 건 내지 않겠다는 정말 황당한 결심을 한다.

 

 

결심을 한다고 이루어지냐?

 

그래 작심삼일도 있는 마당에 이루어질거라 믿는 거 아니지만

 

그냥 너무나 절실해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그 말이 하고 싶었다.

 

이렇게 말했으니 최소한 한 번 참을 걸 두 세번은 더 참겠지.

 

 

그래 이제 화같은 건 내지 않을거다.

 

화가 난다는 건

 

내 생각을 남이 이해해주지 못할 때

 

상대가 나랑 같은 생각을 하란 보장이 없는 데도 그렇다고 믿으니 화가나는 거니까

 

아무리 설명을 해도

 

내 이야기를 귀끝으로도 듣지 않고 본인의 생각만을 주장할 때

 

별 일 아닌데 그 말이 내 상처를 제대로 건드렸을 때

 

그리고 남이 엄청난 실수를 했을 때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실수로 내게 피해를 줬을 때

 

그쪽은 실수였으니 어차피 내가 화가난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니까

 

 

생각같은 건 어차피 일치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그게 내 쌍둥이라도 같은 생각을 할 순 없는 거고 거긴 늘 오해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 화같은 건 내지 않으련다...

 

그러려니하거나

 

그것도 할 수 없으면 억누르거나

 

그것도 안되면

 

그 모든게 그저 내 죄값이려니 이리 생각하련다.

 

 

내 결심

 

앞으로 나는 죽어도 화같은 건 안낼거다!!

 

 

그래도 화를 낸다면?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머릴 쥐어뜯기는 커녕

 

그래 원래 사람이 이렇지

 

결심한다고 다 하냐? 그러겠지만

 

어쨌든 내 목표

 

화를 내지 않으련다..

 

 

내 안엔 화가 너무 많이 쌓인 것 같다

 

그렇게 뭉쳐지고 쌓이고 쌓인 화는

 

그게 언제 내려 쌓인 건지도 모르는 눈처럼

 

그저 고여있다가

 

단한번의 햇살에도 녹아져 그 물이 그 물인 듯 엉키는 것처럼

 

내가 출처를 알 수 없는 그 화를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화를 안 낼거라고

 

이를 악물고

 

그 아문 입술에서 피가 나더라도

 

나는 앞으로

 

화같은 건 안낼거라고.

 

되뇌이고 또 되뇌인다.

 

 

 

 

 

2008.09.27 늦은밤..장성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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