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하게도 이 시간
앞으로 죽어도 화같은 건 내지 않겠다는 정말 황당한 결심을 한다.
결심을 한다고 이루어지냐?
그래 작심삼일도 있는 마당에 이루어질거라 믿는 거 아니지만
그냥 너무나 절실해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그 말이 하고 싶었다.
이렇게 말했으니 최소한 한 번 참을 걸 두 세번은 더 참겠지.
그래 이제 화같은 건 내지 않을거다.
화가 난다는 건
내 생각을 남이 이해해주지 못할 때
상대가 나랑 같은 생각을 하란 보장이 없는 데도 그렇다고 믿으니 화가나는 거니까
아무리 설명을 해도
내 이야기를 귀끝으로도 듣지 않고 본인의 생각만을 주장할 때
별 일 아닌데 그 말이 내 상처를 제대로 건드렸을 때
그리고 남이 엄청난 실수를 했을 때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실수로 내게 피해를 줬을 때
그쪽은 실수였으니 어차피 내가 화가난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니까
생각같은 건 어차피 일치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그게 내 쌍둥이라도 같은 생각을 할 순 없는 거고 거긴 늘 오해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 화같은 건 내지 않으련다...
그러려니하거나
그것도 할 수 없으면 억누르거나
그것도 안되면
그 모든게 그저 내 죄값이려니 이리 생각하련다.
내 결심
앞으로 나는 죽어도 화같은 건 안낼거다!!
그래도 화를 낸다면?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머릴 쥐어뜯기는 커녕
그래 원래 사람이 이렇지
결심한다고 다 하냐? 그러겠지만
어쨌든 내 목표
화를 내지 않으련다..
내 안엔 화가 너무 많이 쌓인 것 같다
그렇게 뭉쳐지고 쌓이고 쌓인 화는
그게 언제 내려 쌓인 건지도 모르는 눈처럼
그저 고여있다가
단한번의 햇살에도 녹아져 그 물이 그 물인 듯 엉키는 것처럼
내가 출처를 알 수 없는 그 화를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화를 안 낼거라고
이를 악물고
그 아문 입술에서 피가 나더라도
나는 앞으로
화같은 건 안낼거라고.
되뇌이고 또 되뇌인다.
2008.09.27 늦은밤..장성에서 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