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데 그래 맴이 좀 괴로우면 어떠냐. 물이 좀 안 나오면 어떠냐 욕실이 더러우면 어떠냐 (이건 좀 아니다만..흑흑) 앞날이 암담하면 어떠냐 살아있으니 그래도 즐거운 일이 있지 않냐 이거다..ㅎㅎ
우선 지난번에 잠시 언급했지만 사막님부부가 다녀가셨다. (요즘은 사야환영번개가 없어서 사막님 보고싶으신분들 많을거다..ㅎㅎ)
이젠 추워서 밖에서 고기를 구워먹긴 힘들어 전망좋은방처럼 화로에 구워먹었다..^^
남편분은 백만년전 지나치듯 인사만 했었기에 제대로 뵙기는 처음.
처음만난 두 남자분들은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 남친이야 황당하기로 따지면..ㅎㅎ 내가 잘 알지만 사막님부군께서도 엄청 재밌으시고 가끔씩 허를 찌르는 질문...ㅎㅎ
저분은 세상에나 내가 지금 사고 싶은데 백만번 고민하는 캐논 5D를 가지고 계시더라..^^
우짜든둥 이번에 마침 사막님이 야생화에 관한 세권의 책을 내셨다. 거금 팔십만원.
어마어마한 가격이긴하지만 아시다시피 사야야 언어배우는데 사전값을 아끼는 사람은 아닌지라 큰맘먹고 지를려고 어찌 좀 빽으로 싸게사볼까 말 건넸다가 망신만..
전문가로서 충고하시던데 그냥 그런 책에 욕심내지말고 내가 가진 거나 잘 배우라는 고수의 말씀..흑흑
내 이놈의 책욕심은 어쩌면 좋냐고..^^;;;;
그건그렇고 저 윗 창문, 그러니까 내가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곳의 창문을 드디어 투명으로 바꿨다!! 음메 좋은거..ㅎㅎ
저 창문을 어디가서 바꿔야할 지 몰라 어머님이랑 그 친척형님께 여쭤봤다가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할려냐고 단숨에 무시당하고 캡 열받아있었더랬다.
아니 내가 살 집 내 돈 주고 바꾼다는 데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하느냐 어쩌냐(사실 평소 다른 문제 스트레스는 이거 억만배다만..-_-) 난리를 쳤더니 남친이 그냥 무시하고 바꾸라네.
정말 너무 너무 좋다. 추워지면 어차피 창문을 열어놓을 수도 없는데 이렇게 앉아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건 내겐 축복.
점차 단풍이 들어가고 있다. 이것도 얼마전에 찍은 거고 새로 구입한 똑딱이 줌으로 찍은거라 그 맛을 살릴 순 없다만 점점 아름다와지고 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감도 익어가고 있다. 술담그는 거에 취미붙인 우리, 조만간 감술도 담글 예정..ㅎㅎ
감가지를 잘라다 꼿았더니 정말 가을이다싶다. 그 옆은 자랑했던 피크닉바구니. 근데 우리집에서 더이상 소풍갈데가 없다..ㅎㅎ
비가 안오고 낮에 날이 넘 뜨겁기 때문인지 황당하게도 이렇게 봉숭아들이 다시 마구마구 자라고 있다. 봉숭아가 있던 자리에 다 이 정도인데 든 정이 있지 새끼들을 다 뽑아버릴 수도 없고 내년에 나오지 그랬냐고 원망만하고 있다..-_-;;;
물이 없단 말에 모두가 걱정하셨을 사야의 꽃밭이 지금 이 모습이다. 요즘 꽃을 피우는 대부분의 것들이 내가 직접 씨를 뿌린 것들이라 많이 행복하고 물 팍팍 못줘서 안쓰럽기고 하고 그런데 아침이슬양이 꽤 되는지라 그나마 버텨주는 것 같아 참 고맙다.
밤이건 낮이건 설겆이하다말고 구정물이라도 낑낑대며 나르다보면 아이고 내 팔자야 이게 뭔 고생인가, 안하는 건 아니다만..^^;;;;
꽃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제법 많다.
남친이 또 벌에 쏘였다.당장 침빼고 된장을 붙여줬는데도 다음 날은 눈탱이 밤탱이 되어 난리도 아니었다지. 안그래도 꿀도 못따 속상한 남친 이래저래 열받는다..ㅎㅎ
자식들에게(?) 배신당한 남친도 위로할겸 나도 기분전환 좀 할겸 오랫만에 맘먹고 스테이크를 했다. 그래 나는 소중하니까, 를 외치며..^^
몇 일을 피난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이 곳에서 과연 겨울을 견딜 수 있을까 어쩔까 피터지게 고민했다. 그러다 어제 나가서 서랍장도 사고 책장짜는 곳 커튼 하는 곳도 알아보고 들어왔다.
그래 견뎌보는 거다. 다 생각하기 나름 맘먹기 나름 아니겠냐고.
조만간 노란대문집의 업그레이드모습을 기대하시라...^^
2008.10.18. 장성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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