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갑자기 맛이가는 바람에 찍어놓은 사진도 못건질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어제 친구놈이 왔는데 메모리카드를 직접 컴에 옮기는 도구와 법을 알려줬다.
그런 노란대문집의 양아치커플의 일상을 다시 공개한다..ㅎㅎ
이야기했던 마당에 자갈 아니 정확히는 석분까는 일. 날씨가 서늘하다 왜 또 자갈을 까니 뜨거운 건지 남친이 무진장 고생했다. 이 놈의 집은 왜그렇게 넓은 건지 여태 12차가 들어왔는데 아직도 완벽한건 아니다.
무소카놈은 안부전화왔길래 와서 자갈 좀 깔라니 자기 갈때까지 싸놓으란다..-_-;;;
거기다 집뒤를 자세히 보면 저 산들을 사람을 사서 예초기로 모두 잘랐다. 내가 원한 건 아니었고 가을에 뱀이 나온다고 그러셨다는데 나는 왕 스트레스였다.
거의 12시간이나 진행된데다 총 여섯명의 식사를 두끼에 참까지 준비해야했는데 사실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담배를 맘대로 필 수 없었다는 것..ㅎㅎ
믿거나 말거나지만 말하자면 내 야생화 학습장이었는데 그 이쁜 수풀을 왜 베야했는지를 아직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슴..-_-
덕분에 손이 안닿는 곳에 달려있던 이 개복숭아를 땄다. 사실 뭔지도 몰랐는데 어머님이 개복숭아라고 좋은 거니 술담그라 하셔서 술담갔다.
그럼 개복숭아술만 담궜냐? 아니다 저기보이는 거 병이 뭐냐면 말벌주다. 꿀벌을 키우니 말벌은 어차피 잡아줘야하는 것. 남친이 날고 뛰어서 잡은 말벌들을 술로 담궜다지..ㅎㅎ
그래 저 뒤로 보이는 저 이쁜 수풀이 이젠 민둥산이라 지금은 이쁜 꽃화분하나 사다 놓았다..흑흑
그리고 이쁜 찻상이 하나 생겼다. 그냥 나무만 있던거였는데 남친이 갈고 니스칠하고 저 아래 바퀴까지 달아서 마음에 드는 찻상을 만들었다. 지금이야 사용하지 않지만 겨울이 오면 저 앞문은 쓰지 않고 그 앞에 두고 하얀눈을 보며 녹차를 마실 생각..^^
저렇게 만드는 걸 잘하는 남친이 직접 도장한 기타가 드디어 도착을 했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 저 전자기타를 분해해서 본체를 갈고 어쩌고해 새로 도장을 한거다. 물론 연결하는 건 전문가에게 맡기고..
저 윗기타의 원래색은 이거랑 같은 초록색이었단다. 저 위 도장하는데도 칠개월 걸렸다는데 갑자기 저기에 재미붙인 남친 도장할려고 준비해놓은 기타가 두개다.
남친은 기타연주가아닌 수집이 목표인듯 보임....^^;;;
그리고 저 팔자좋은 남자는 티비없이 산 삶이 억울했는 지 저렇게 티비를 안고 산다..( 물론 내가 맨날 일시킨다고 피곤해죽는데 이런 글 읽으면 열받을거다..ㅎㅎ)
그럼 그동안 사야는 뭐하냐면 이렇게 반찬을 만든다만 이건 진짜 그날 정신이 나갔기때문이다. 광주 양동시장이라는 재래시장에 다녀와선 장조림 꼬막에 파래무침 저 뒤 굴과미나리무침을 해놓곤 명란젓까지 무치고 그 전에 해놓은 콩장 달걀조림 오징어채무침까지 김만빼고는 내가 다 만들었다..몇 시간을 부엌에 서있었는 지..
그래 사야는 가끔 미친다..ㅎㅎ
그리고 다음날은 알탕. 어제도 끓였는데 어젠 별로였고 저 날은 진짜 맛있었다지. 요즘 나는 남친이 뭐 먹고싶다라고 하면 엄동설한에 딸기라도 갖다바친다, 이럼 물론 과장이지만 왠만하면 다 해준다..ㅎㅎ
저렇게 위협적(?)으로 자라는 고구마, 결국은 캤다!!!! 꽃들은 맨날 옮겨주는 것도 힘들었지만 남친이 내가 꽃밭에서 일할때 저 안에 뱀이 숨어있으면 어쩌냐고 하도 걱정을 해서 캤는데 제대로된 고구마는 단 두개.
하도전전긍긍해서인지 막상 이를 악물고(?) 뽑으니 시원섭섭하다. 앞으로 고구마는 안 심는다..ㅎㅎ
우짜든둥 캐놓고는 신주단지 모시듯 감히 건드리질 못하고 있다..^^
요즘은 꽃밭이 별 볼일이 없는데 저 백일홍이 많이 피어 좋고 또 같이 씨를 뿌렸던 과꽃들이 하나하나 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리고 요즘은 요 비자를 줍느라 바쁘다. 비자나무는 이곳이 북방한계선이라는데 예전엔 저 열매를 구충제로 썼단다. 이 동네는 비자떡국이라는 것도 팔더라만 사실 어디에 쓰는 지는 아직 잘 모르는 상태다.
우선 향이 너무 좋고 술을 담그거나 기름을 짠단다. 작년 기름을 어머님께 받았는데 기름은 투명한데 참기름처럼 고소한 냄새가 난다. 어쨋거나 자연이 그냥 주는 선물이니 ( 백양사는 비자나무숲으로 천연기념물지정도 되어있고 이 집에도 비자나무가 몇그루된다) 열심히 줍고있는 중이다.
댓글에 썼지만 언덕에 잔뜩 난 돌나물을 뜯어 물김치를 담그질 않나 사야 요즘 자연속에서 뭐 건질거 없나 눈에 불을 켠다..ㅎㅎ
그리고 이곳에서의 또하나의 일거리. 뽑은 풀이나 종이류들은 저렇게 태운다. 불붙여놓았다고 다 타는 것도 아니고 저것도 나름 일인데 그래서 가끔은 캠프파이어하는 기분이기도 하다.
하는 것없이 하루가 간다. 그리고 요즘은 이야기했듯이 책도 읽기 시작했으니 더 바쁘다.
어딜가나 그냥 내 색을 유지하며 나 답게 살면 좋을텐데 나는 그게 안되니 문제다.
아니 이게 나 다운 건지도...ㅜㅜ
주변에서 먹거리를 찾고 싶은 마음에 사찰음식책을 샀고 호남문화를 알아야할 것 같아( 이것도 나름 강박관념의 일종인가?) '소쇄원사람들'이란 책을 읽고있고 '주식회사 장성군'(장성에관한 책), 하서 김인후(장성출신의 유학자)에 관한 책도 주문했다.
이래저래 검색을 하다보면 그 쪽으로 읽어야할 책들도 산더미다.
야생화도 공부해야하고 읽을 책들도 많고 주변 답사도 다니고 싶고 이래저래 할 일이며 마음만 바쁘다는 게 맞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지금 친구놈이 내려와 있어 오늘은 두 남자가 곰소까지가서 전어회랑 젓갈을 사왔다. 난 처음 먹어보는 그 유명하단 가을전어.
내일 올라간다더니 갑자기 정읍가자는 친구놈의 꼬임에(?) 빠져 내일은 정읍으로...
지가 고기살테니 술마시고 여관방에서 자자는데 정읍까지 가서 그럴 수는 없지.
가을바람님께 전화드렸더니 괜찮으시다길래 모시고 함께 갔다가 그 댁에서 하룻밤 유숙할 예정.
그래 이렇게 이 곳에서의 삶은 또 그런대로 진행되고 있다..ㅎㅎ
2008.09. 19. 장성에서..사야
오늘은 배경음악이 아닌 양아치커플의 생음악..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