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노란대문집

흥겨운 날들

史野 2008. 8. 1. 21:57

지금 내 상황이 인생이 즐겁다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만 그래도 순간순간 흥겹고 신나는 일들이 많은 날들이다.

 

 

우선 남친이 땡볕도 폭우도 불사하고 깔아준 뒷마당의 저 자갈. 비가와도 땅이 패일 염려도 없고 뱀이 돌아다닐 염려도 없고 이제 잡초에서도 해방이고 무엇보다 깔끔해보이는 게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다.

 

 

반대편에서 본 모습이다. 자생하는 뒷산의 참나리꽃까지 어우러져 환상 그 자체다..ㅎㅎ

 

 

하늘은 맑고 자갈도 깔았겠다 어느 날 바닥에 누워 찍어본 참나리.

 

 

남친 친구네 가족이 이리로 여름휴가를 와서 저렇게 땡볕에서 남친과 함께 자갈을 깔았다.

 

 

나도 그 친구놈때문에 상해시절부터 알던 애인데 알고보니 친구놈이 아닌 남친이랑 친한 친구란다. 어찌나 부지런하고 사람들도 잘 챙기는 지 감동. 부인도 너무 좋고 아이들도 이쁘고 이런게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구나를 몸으로 보여주더라..^^

 

재밌는 건 나를 누님이라고 불렀는데 저렇게 술을 마시다 기분이 아주 좋았는 지 갑자기 ' 제수씨' ㅎㅎㅎ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세상에나 부레옥잠에 이렇게 이쁜 꽃이 갑자기 피었다. 꽃이 피는 줄 몰랐기에 더 감동스웠다지.

 

 

대문쪽으로도 이렇게 자갈을 깔았는데 아무래도 마당전체를 덮어야할 듯 하다.

 

 

어찌 오는 날짜의 오해(?)가 생겨 그제는 저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이 곳에 모였다. 가족들 사이로 내 초등학교 3학년때 친구와 그 딸내미 그리고 도망갔던 친구놈이다..ㅎㅎ

 

모르는 사람들이 24시간을 같이 있으면서 어찌나들 잘 어울리는 지 아주 흥겨운 시간이었다.

 

 

한 번 피기 시작한 부레옥잠꽃은 여기저기 피기 시작한다. 안타까운 건 단 하루밖에 꽃이 피지 않는 다는 것.

 

 

이렇게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다음 날 만개하고..

 

 

그 다음 날 이런 모습으로 지더라..

 

 

우짜든둥 오늘은 대박인 날이라 여기도 두 송이 그리고 연꽃을 담아둔 수곽 두 개에 (저 뒤는 잘 안보이지만) 둘 다 피었다.

 

 

꽃밭앞에 놓아둔 수곽에도 한 송이..

 

 

반대쪽에서 본 꽃밭. 아직 자랄려면 멀었지만 그래도 차츰 꽃밭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역시 흐믓하기 그지 없다지..

 

 

거기다 친구랑 백양사며 소쇄원이며 다니며 그렇게 부러워하던 백일홍꽃이 우리 집에도 차 놓은 뒤로 조금 피었다. 알고보니 꽃밭뒤로 있는 나무 세그루가 그 나무인 것..^^;;;

 

가을바람님 말씀이 우리집은 거름이 부족해서라던데 이제 알았으니 잘 관리해서 제대로 꽃피게 해야겠다.

 

어쨌든 중간나무는 내가 가지를 좀 잘라준 관계인 지 꽃이 더 필 전망이니 완전 기대 만땅..ㅎㅎ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이 무궁화. 창고옆 내가 매일 음식쓰레기 가져다버리는 곳에 별 볼품없는 나무 한그루가 서있었는데 그게 꽃을 피웠고 알고보니 무궁화나무다.

 

여기 이삼년 산 남친도 몰랐다고 하니 음식쓰레기덕인지도 모르겠다..ㅎㅎ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또 나를 감동시킬 지 날이면 날마다 산도 쳐다보고 땅도 쳐다보고 있는 중이다...^^

 

 

 

2008.08.01. 장성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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