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노란대문집

산속에서의 날들

史野 2008. 7. 15. 15:03

 

이 곳에 와서 처음으로 봉숭아가 얼마나 아름다운 꽃인지 감탄하고 있는 중이다. 흐드러지게 피는 모습도 이쁘고 꽃송이하나 하나가 정겹다. 특히 흰봉숭아는 그 청초함까지 더해져 더욱 아름답다.

 

 

색도 생각외로 다양하다.

 

 

운좋게도 하루는 하와이무궁화가 일곱송이나 피었다.

 

 

언급했듯이 다음날 아침 정확히 일곱송이가 꽃잎을 말아쥐었고 다른 네송이가 피었다.

 

 

하늘도 너무나 맑고 이쁘다.

 

 

 

산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세상엔 나만 존재하는 듯한 느낌..

 

 

 그러나 저 아랜 이렇게 달팽이들도 또 다른 곤충들도 그들만의 세상을 이루며 살고 있다.

 

 

우리에게 잡초로(?)분류되어 늘 잘려나가는 꽃인데 옆동산을 밀고 올라갔더니 군락이더라. 벌과 나비가 떼지어 돌아다니는데 새삼 참 이쁘다는 생각에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 벌써 잠자리가 나는 때인지 한두마리가 아니다..

 

 

주말에 고기공놈이 다녀갔다. 이 놈이야말로 이 집의 비포와 애프터를 누구보다더 적나라하게 아는 지라 이래저래 신났다. 오랫만에 셋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지냈다.

 

지금 저 놈이 자라는 건 먹우대라는 성장력 끝내주고 숫자끝내주는 나로선 공포의 잡초인데 저 대를 된장국 끓여먹으면 아주 맛있다.

 

지천에 널린게 먹거리가 되다니.

 

서울에 잠깐 다녀오긴 했지만 어쨌든 이 곳에 와 있는 지 벌써 한 달이다. 

 

하도 할 일이 많아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게 지나간다

 

 

언덕에서 바라본 집이다. 터가 워낙 넓어서 내가만든 꽃밭은 새발의 피,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아예 비워놨던 집이다보니 손봐야 할 것들도 많고 돈들어갈 곳도 많고 사람사는 냄새피우기가 여간 암담하지 않다.

 

하루이틀에 해결할 문제들이 아니건만 왜이리 마음은 급한건지 모르겠다.

 

그래서는 아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통증을 참을 수 없어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갔더랬다. 새벽에 응급실에 누워 닝겔을 맞는데 기분 참 묘하더라.

 

설사에 구토까지해서 식중독이거나 장에 탈이 난줄 알았더니 위염이라나. 신경성인지 곧 나아지긴 했다만 앞으론 건강에 보다 신경을 써야겠다란 생각을 심각하게 했던 경험.

 

남편이랑 서류정리를 하기로 했다. 날짜가 다가올 수록 답답해지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는데 막상 합의를 보고나니 의외로 덤덤하다.

 

남편은 우리가 결혼수속을 한국에서 했으니 이혼수속도 한국에서 하길 바라지만 혼자 결혼수속한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했더랬는데 또 혼자 이혼수속한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해야하나..

 

서울에 올라가긴 해야할텐데 날은 뜨겁고 이래저래 엄두가 나지 않는 날들이다.

 

 

 

2008.07.15.장성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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