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주말내내 혼자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드라마도 보고 화분들도 정리해주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참 편안하다.
특별히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닌데도 주말을 혼자 보내는 게 쉽지 않는 곳. 이 곳, 내가 돌아온 나라, 내 고향이다.
어제는 올케언니생일 오늘은 작은 언니네가 왔다는 데도 그냥 혼자 집에 있고 싶었을만큼 참 오랫만의 혼자만의 자유다.
요즘은 운전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예전과달리 장내기능시험만 붙으면 도로주행을 하니까 난생처음으로 지난 14일에는 내가 직접 도로에서 운전을 했더랬다.
물론 강사님도 타시고 그 자리에는 보조브레이크도 달렸지만 그래도 실제도로에서 내가 운전대를 잡고 달리니 어찌나 신기하던지..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긴했어도 무진장 떨렸는데 막상 운전대를 잡으니 의외로 마음이 편안해지는게 노래까지 흥얼거리는 오바를 했다지..-_-
아직 당연히 서툴지만 그래도 오일내내 차를 몰아보니 날마다 조금씩 감각이 나이지는 걸 느낀다.
이십대에 안되던게 사십대가 되니 유전자변화라도 생겼는지 ' 감' 있다고 잘한다는 칭찬까지 듣고 있다.( 아 그렇다고 진짜 잘한다는 걸로 오해는 말길. 그냥 아.줌.마 수준에서 잘한다는 거다..ㅎㅎ)
무엇보다 뭔가 새로운 걸 배운다는 것이 신나고 행복하다. 잘 늙어가기 위해선 꾸준히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만큼 삶에 탄력이 생기고 생기가 난다.
(죠 노란 차가 요즘 내가 몰고(?) 있는 말하자면 내 인생 최초의 차다..ㅎㅎ)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기쁘지만 그동안 배울려고 해도 배울 수 없었던 내 생활에 대한 어떤 '한'이 풀리는 기분이라 더 좋다.(그래 또 절절히 느낀 내 남은 인생의 신조.. 쌓인 한은 풀고 살자..ㅎㅎ)
아직 적합한 차는 구하지 못했지만 나름 이번달에는 자동차유지비때문에 긴축재정을 연습해보고 있기도 하다. 씀씀이를 줄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서툴기는 해도 이번 달 쓰려고 생각했던 돈을 맞추느라 남은 열흘간은 저렴한 식단도 짜놓았다..^^
주변에서 아직 백수가 무슨 차를 굴리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건 엄연히 사치가 아닌 앞으로의 내 삶에 대한 투자다.
고기공놈과으 합숙도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 우리야 만나면 하는 일이 술마시는 거라 과연 둘이 사박오일간 잘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나나 그 놈이나 한 말에 대해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있는 인간들이라 아주 성공적이었다.
고기공놈은 괴롭힘을 당하느라 나는 그 놈을 괴롭히느라 삼시 세 끼 다 먹었는데도 살이 빠졌다면 믿으려나..ㅎㅎ
사박오일 특훈을 마치고 가진 나름 둘만의 만찬...ㅎㅎ
저 음식을 자세히 보면 이런데 내가 닭요리 많이 해봤지만 살다 살다 저렇게 기름끼 뺀 닭은 처음이다..ㅎㅎ
우짜든둥 또 화분을 들였다. 요즘 내게 도저히 뺄 수 없는 삶의 기쁨이다.
사진이 잘 안나왔다만 요즘 내 손길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화분.
그리고 역시 흔들렸다만 이번 주말에 내 식구들이 된 화분들..
그리고 보일러실에 있는 화분들.. 몇 개는 거의 포기했다가 살린거라 더 기분이 좋다. 저 고구마는 너무 커서 저리로 쫓겨(?) 났는데 분갈이 더 해주면 정말 고구마 수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지..^^
죠 아래는 이런 모습이다
그리고 요놈은 막 분갈이를 해준 모습.
내가 이 집에 이사오던 날 처음 산 화분들인데 침실 창가에서 버티다 욕실로 옮겨진 후 더 잘 자라 나를 놀라게 하고 있는 놈들이다
죽은 줄 알았는데 간신히 다시 살린 놈과 새로 들여온 놈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보름달도 뜨고,
그래 여전히 좌충우돌이긴 하지만 나름 피터지게 애쓰며 신나게 살고 있다
힘든 거 너만 힘드냐, 아님 넌 그런 경험 못해봤으니까 그러겠지, 미리 걱정하고 비웃지 마라.
삶이란건 어차피 겪어보지 않은 한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말이다.
그냥 나는 어차피 못해본 거, 해봤자 결론도 안 나는 거, 내 식대로 살련다..
2008.04.20.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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