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날씨가 따뜻하길래 이제 봄이 오나 했더니 뜻하지 않게 눈이 내린다.
집이 워낙 따뜻하고 햇살도 잘 드는 지라 추운 겨울을 좋아하는 나는 조금 아쉬웠는데 올 겨울 마지막 눈이려나 싶은게 묘한 기분.
그래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늘 설레이고 반가운 법.
자라는 지 아닌 지 늘 알아보기 어려운 개암죽에 드디어 새순이 돋기 시작한다. 어찌 저 딱딱한 곳을 뚫고 나오는 건지.
무슨 로또라도 맞은 심정으로 대견해서 한참을 바라보았더니 거의 알아보기 힘들긴 해도 새순이 돋을 조짐이 보이는 곳이 몇 군데 된다.
어련히 잘 알아서 자라겠냐만 성급한 마음에 침실에 있던 걸 창가로 옮겨놓았다. 나오느라 힘들겠지만 조그만 참으렴..ㅎㅎ
밖에서 자라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창밖에선 눈이 내리니 내게 이 놈들은 雪竹이다.
이 집 계약이 팔월말까지니까 이제 이 곳에선 눈내리는 풍경은 못 볼 줄 알았는데 무슨 보너스라도 받은 느낌이다..
그래 오늘은 앞으로 오년간 뉴스를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할만큼 기분 드러운 날인데 이런 보너스라도 있어야지..
컨디션이 조금만 좋았더라면 서울역에 가보고 싶었는데...
2008.02.25.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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