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명절들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식구들 친척들 친구들과 아주 따뜻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 그래 사람사는 게 이런 거였어, 싶었지요.
물론 한국의 명절은 '돈'이 아주 많이 필요하단 것도 깨달았지만요..ㅎㅎ
다른 집은 어떤 지 모르겠지만 저희집은 명절이 아주 화기애애합니다.
일단 돈이 없으니 재산싸움날일이 없고..^^ 음식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니 며느리가 명절 증후군에 시달일일도 없고 (빈대떡만 부치고 만두를 쪄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먹습니다. 울 올케언니 이번엔 식혜를 안했다고 비락식혜 하나 사놓고 나머지는 맥주로 해결하잔 획기적인 제안을..흐흐) 다들 사는 게 비슷하니 비교해서 열받을 일도 없고, 애들 다 착하고 공부잘하니 그저 바라만 봐도 대견하고..
오빠아들내미가 얼마전부터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제법 하더라구요. 그래 그 연주도 듣고 큰 언니 딸내미는 드디어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또 그 얘기도 듣고 하하호호 웃음이 그치질 않았답니다
완벽하죠? 하하하
그리고 예전 교회친구들 몇 명과 만나 역시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식구들도 마찬가지지만 오래된 사람들이란 고향같은 존재들입니다. 사실 장소가 의미가 있는 건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때문이니까요.
오랜시간을 떨어져있었는데도 옛 친구들은 언제 만나도 반갑고 즐겁습니다. 거기다 저희 작은 언니네 부부가 교회에서 만난 커플이다보니 저희 모여있는데 잠시 들려서 아주 유쾌했구요. 잠시 얼굴이나 보라고 부른건데 형부가 술값을 중간에 계산해주고 가는 기쁜 일도 있었구요..ㅎㅎㅎ
이 친구들과는 꼬박 열두시간을 술마시는 지구력을 발휘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로 저렇게 즐거운 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저 편하고 좋았답니다. 제가 예전에도 썼지만 나이 제대로 먹고 있구나 싶은 친구들입니다. 특히 저 가운데 친구가 요즘 댓글에 나타난 노자무어란 친구인데 제가 요즘 저 친구를 보며 배우는 것이 참 많습니다.
비어플러스에 갔는데 아직 문이 안 열려있어서 문도 안 연 술집에 들어가 촛불켜놓고 냉장고에서 맥주 꺼내다 마시고 어쩌고 하는 쇼를 했는데요(이게 다 제가 신뢰받는 단골인지라..ㅎㅎ) 저 노자무어친구왈 ' 이 이야기 금방 또 블로그에 올라올거다' 하더군요..흐흐흐
돌아온 지 육개월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 못 찾은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어젠 아침에 갑자기 한 친구에게 메일이 오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제 메일주소가 맞는 지 모르겠다면서 말이죠.
예전에 사진이 잠깐 올라간 적도 있는데 대학교때 사고치고 결혼해서 딸내미가 올해 대학에 들어가는 친구죠..ㅎㅎ 외국으로 간 친구들이 좀 있긴해도 또 이렇게 남아있는 몇 명과는 연락이 되겠네요.
어젠 제 블로그에 가끔 댓글을 남기시는 '조선의 힐러리' 님과 인사동에서 만났습니다. 웹상에서 만난 지는 오래되었지만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었어요. 솔직하시고 활발한 성격이시기도 한데다 동갑이고 또 독일인 남편분이랑 독일에서 거주를 하시는지라 이야기도 잘 통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답니다.
제 글을 대충대충만 읽으시는 지라 사야란 여자가 막무가내에 대가 엄청 센 여잔줄 아셨다더군요..하.하.하
네 이렇게 글이 안 올라오는 동안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틈틈히 달리기도 했구요. 어젠 너무 추웠던지라 민감피부인 저는 얼굴이 말이 아니었지만요.
나는 인복을 타고 났다 싶을만큼 어디를 가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만 고향의 사람들과는 많이 다르단 생각을 합니다. 한국에 사셨던 분들께는 이런 것들이 너무 당연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십사년을 떠돌던 제겐 가슴벅찬 감동이랍니다.
오늘은 조카 졸업식에 갑니다. 삼년동안 스쿨버스도 안다니는 먼 학교를 아침잠 많은 놈이 다니느라 고생했는데 드디어 졸업이네요.
울 올케언니 삼년간 그 놈깨워 학교보낸 것이 스스로 대견해서 본인에게 상을 줘야겠다더군요.그치만 뭐 대학은 가깝습니까? ㅎㅎㅎ
2008.02.13. 서울에서..사야
'1. 전망 좋은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나무에 살짝 묻은 봄 (0) | 2008.02.25 |
---|---|
사야가 바쁘다. (0) | 2008.02.19 |
괴로운 벨리댄스..ㅜㅜ (0) | 2008.02.06 |
근원적인 외로움 (0) | 2008.02.03 |
황당한 중년의 연애 (0) | 2008.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