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동네로 이사온 지도 곧 두 달.
편의점 아저씨랑 친해진거는 벌써 오래전이고 이런 익명의 오피스텔에서 경비실에 추석이라고 마실 것 사다드린 것도 모잘라 송편까지 가져다 드렸으니 두 분다 얼굴도 익혔고 청소하시는 아줌마에게 운동 나가다 꼬박 꼬박 인사를 했더니 운동을 매일 나가시나 봐요 하시고..-_-
치킨집 아줌마는 초반에 연달아 삼일인가 닭을 시켰더니 얼굴을 외우셔서는 지난 번에 남자친구랑 그 집에 갔더니 (밤 12시반이었슴) 당장 친구분이신가봐요 하시더라...^^;; 친구냐니 오빠냐고 하면 모를까..ㅎㅎ.
가장 문제점은 내 부동산중개소가 바로 아래층 나갈때마다 지나치는 곳이다. 부동산은 좀 멀어야 되는데 이 아가씨야 당근 내가 어디에 얼마를 내고 살고 있는 것 까지 아니 낭패일세.
문제는 뭔가 이상한지(?) 나한테 관심이 많다는 것. 집 얻을 때도 오빠랑 올케언니 셋이 갔는데 가만히 쳐다보더니 큰 오빠랑 막내동생인가보다고 한마디. 울 올케언니 어떻게 알았냐니까 내가 귀엽단다. 아무리 내가 한 귀여움하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나보다 어린 여자가 날 더러 귀엽다니..ㅎㅎ
내가 직장을 나가기를 하냐 운동하고 오다가도 만나고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이 여자는 내가 더 궁금할거다.
웃긴건 지난 번에 집주인에게 온 우편물을 거기 맡기러 갔다 나오는데 불러세우기 까지 해서는 날더러 ' 혹시 선생님이세요? ' 아닌데요 하고 나오는데 우선은 뭐가 그리도 궁금할까 싶기도 하고 그래 나 15년 전에 선생이었는 데 그 티가 아직도 난단말이냐 싶어 황당하기도 하고 술집여자도 아니고 선생이면 이 비싼 돈 내며 월세 살겠냐 싶기도 했다..ㅎㅎ
거기다 선생이면 낮에 왜 돌아다니냐고????
웃긴 건 내가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택시기사분도 날더러 가르치는 직업이신거 같고 가방이 너무 무거운 거 보니 분명히 다 책일거란다.(아저씨 미안해 다 겨울코트에 부츠였거든? ㅎㅎ) 더 웃긴 거 가방크기를 보니 장기체류 목적이란다..^^;;;
월요일 아시다시피 기분이 넘 안 좋아서 나가서 포도주를 사고는 일부러 돌아 청계천을 한 참 걷다가 들어오는데 엘레베이터앞에서 이 여자를 또 만났다.
너무 반가와하며 퇴근하시는 길이냐길래 거짓말을 못하는 인간인 나는 둘러대지도 못하고 그냥 또 아니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녀왈 '도대체 뭘 하시는 분인지 정말 미스테리야 미스테리..' -_-
나도 좀 속 시원하게 말해주고 싶은데 말할려면 길거든? ㅎㅎ
그 편의점 아줌마도 날더러 결혼 안하셨죠? 하는데 그냥 웃으면서 올라왔으니 그런 줄 알거고 아저씨는 나이는 적지도 않아보이는 여자가 그 날 파티한 날도 새벽 두시 넘어 여자가 넷이나 나타나서 맥주를 또 사갔으니 의문일거다.
그 미스테리의 여자는 그런데 다음 날 보면 또 달리기를 하고 오거든. 거기서 담배도 하도 사서 담배를 좀 줄이시지 그러냔 말까지 들었다.
추석때도 집에 안 내려가시냐길래 안 내려간다고 그랬더니 울 오빠 자기집으로 조금 내려오는 건데 좀 내려간다고 그러지 그랬냐더라.
추석날 아침에도 달리기하고 거기서 뭘 샀는데 어떻게 거짓말을 하냐고??? ㅎㅎ
어제는 테크노마트를 가야하니 그 여는 시간에 맞추느라 달리기 준비를 하곤 좀 늦게 나갔는데 경비실 아저씨 인사를 받으시다가 그 의아해하시는 눈빛..
집계약할 때 만난 주인이 나보다 어린 남자였는데 어찌나 순박해보이고 나랑 몇 마디 나누는데도 어쩔 줄 몰라하던지 장난을 좀 칠려고 월세 걱정은 마라 내가 월세 엄청 많이 살아봤는데 월세때문에나 집나갈 때 문제되어본 적 없다고 했다.
나야 집을 가져본 적도 없고 진짜 월세만 살았으니 사실이다만 이 남자야 얼마나 황당하고 월세 엄청 많이 살았다니 역시 뭐하는 여잔가 궁금했겠냐고..^^
커튼하러 오신 부부도 여기 오기 전에 어디 살았냐길래 당황한 내가 한 대답은 여기저기 떠돌았어요..사실이긴하다만..^^;;
이러다 내가 제 2의 신정아 무슨 고위급 관리의 세컨드로 인식되는 건 아닐까? 아니 설마 그런 여자가 이 동네에 살려고..흐흐흐
울 신랑이 이번 주말에 안오길 다행이지 옆의 그 호텔에 재우고 편의점 앞에서 만나 같이 달리기 할려고 그랬는데 또 한 번 사람들을 더 미궁으로 몰아넣는 계기가 될 뻔했다.
어쨌든 오긴 올건데 누구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지? ㅎㅎㅎ
2007.10.25.서울에서...사야
제가 앉아있는 자리에서의 전망입니다...^^
전망좋은 방 이야기가 괜히 나온게 아님..ㅎㅎ
카메라는 찾아왔으나 복잡한 문제가 좀 있고..ㅜㅜ
어쨌든 오랫만에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 한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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