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어렸을 때 별명은 모과 혹은 호박이었다.
정말 너무 안 생겨서 사람들이 나를 줏어왔다고 해도 내가 믿길 정도.
내가 그 얼굴로 초딩 때부터 남자들 사이에서 날린거야말로 미스테리중 미스테리다..ㅎㅎ
울 집에서 제일 이쁜 우리 작은 언니(큰 언니가 낫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낫다는 사람은 우리 외숙모밖에 없다..-_-)에게 누나 동생 좀 소개시켜달라고 했던 어느 오빠. 나를 보고 충격받아 그 소리가 쑥 들어갔다는 처절한(?) 스토리도 있다.
나야 일찌감치 철이 들었기에 그래 생긴걸 어쩌겠냐 그냥 나는 나답게 살면 된다는 진리를 터득. 원래 생겨먹은 것보단 분위기로 밀고 나기로 했다지..흐흐
그런데 대학 때 내가 다니던 화실에 나타나신 두 여류화가분. 한 분이 훨씬 이쁘게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피부가 반짝반짝 하던 다른 분이 더 이뻐보이더라는 거다. 아 그러니까 여자에게 중요한 건 피부구나란 깨달음.
다른 때야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서른 다 되어 담배를 배우고 나서부터는 피부가 약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뭐 내 얼굴 안 보신 분 드무니까 아시겠지만 내 피부는 좋은 편이다. 물론 늘 단서가 붙는데 '어머 술담배를 그렇게 하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피부가 좋으세요?' 라는 것
그럼 타고난 피부가 좋은 편도 아닌 내가 이 정도의 피부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비법을 좀 풀어야겠다.
긴 말 필요없다 좋은 화장품을 써야한다. 화장품값이 거품이고 어쩌고 말들 많지만 십년 넘게 좋은 화장품을 써본 나로서는 거기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나야 면세점등 비싼 화장품들을 싸게 살 기회가 많았으니 그럴 수 있었다만 안 그렇더라도 화장품 하나 사면 얼마나 오래쓰냐? 그거 매일 쓰는 양으로 가격을 나눠보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다.
그래도 비싸다면 조금만 더 저렴한 것들을 골라도 된다. 당신들이야말로 나처럼 어마어마하게 술담배 안하니까..ㅎㅎㅎ
그 다음 중요한 건 세안이다. 깔끔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찬물로 마무리를 해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이건 샤워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나는 샤워하고 나서 꼭 찬물샤워를 한다. 하얼빈에 갔을 때 추위알레르기로 코끼리 다리가 된데다 밖의 온도 영하 28도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만져볼 수 없으니 약을 좀 올리자면 내 안보이는 피부는 그 부드러움과 탄력에서 아직까지는 끝내준다..ㅎㅎㅎ
다시 얼굴로 돌아와서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피부관리하기 쉬운 사람들도 없는 데 쌀씻은 물로 얼굴 한 번씩 씻어줘라. 그리고 밥이 다 되어서 풀려고 열었을 때 거기 얼굴을 잠시 대고 있어 봐라. 자동으로 스팀마사지다..ㅎㅎ
여기서 멍청한 인간인 내 고백을 하자면 오자 마자 덜렁대며 산 쌀이 씻어놓은 쌀. 또 씻으면 밥맛이 없어진다는 말까지 붙어있어 밥할때마다 눈물난다..흑흑
표고버섯 불린 물도 절대 버리지 마라. 윤기나게 하는 데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달걀을 흰자만 써야할 때나 노른자만 써야할때 그거 그냥 얼굴에 좀 붙이고 있어라.
오이 꼭지 남은 거 버리지 마라. 잠깐 놔두면 그 쪽이 마르지만 냉장고에 넣어놨다 생각날 때 그거 칼로 약간 베어내어 얼굴에 그대로 문질러봐라.
마스크나 팩재료 사놓고 가끔씩 인생이 허무할 때 붙이고 누워 음악 들어봐라. 인생이 달라진다..ㅎㅎ
꼭 그런다고 피부가 엄청 좋아진다기 보다 이렇게 하면 피부가 좋아지겠지 하는 그 기대와 희망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그 행복감은 진짜 피부가 좋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게 내가 술담배 그렇게 하고 한여름에도 양산이란 건 써본 적이 없고 남들처럼 맛사지 받으러 다니지 않아도 (지난 번에 어떤 사치 어쩌고는 약속이 한 번 어긋나는 바람에 게으른 나 또 접었다..흑흑) 이 정도의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사야가 요즘 무진장 바쁘다. 전시회도 가고 책도 다시 읽기 시작한데다 맛사지를 받으러 다니기 시작한 것.
그 초딩선배님이 다니는 곳에서 무료체험이라고 올케언니가 가보라고 난리여서 갔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열번을 끊고 왔다.
거기서도 원래 피부는 좋을 때 관리에 들어가야한다는 데 어쩌고 저쩌고를 떠나 무진장 저렴한데다 무진장 마음에 든다..ㅎㅎ
나도 이제 한국나이로 낼모레면 마흔하고도 둘. 물론 더 이뻐져서 끝내주는 연애를 하는 목적도 있다만..^^ 누구나 처럼 곱게 늙어가고 싶은 소망이 내게도 있다.
그렇다고 술담배 끊어가며 다이어트해가며 젊음을 붙들고 있고 싶다기보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늙어가고 싶다만 이왕이면 좀 곱게다.
어제 지하철에서 읽은 박완서 신작 소설집에 섬사람보다 피부가 좋아 여유있는 섬늙은이에게 재가해 인생 행복해지는 여자 이야기가 나오던데 혹시 아냐 나도 맛사지 열심히 받다보면 말년에 인생 좀 필지..하.하.하
2007.10.30. 서울에서..사야
저희 집 전망이 밤에만 좋은 건 아닙니다. 낮에 햇살 좋을 때도 끝내주지요..ㅎㅎ
너무 바빠서 인사가 늦었습니다. 글 안올리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마침 오늘 맛사지도 받고 왔기에 이렇게 소식을 또 전합니다.
즐거운 일도 많이 하고 술도 많이 마시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위에 썼듯이 드디어 제 본업(?)인 책도 읽으며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달리기를 세 번이나 빼먹는(오늘까지) 사태도 발생했네요. 그래도 꾸준히 달리고 있고 땀을 쭉빼며 달리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제가 그동안 구할 수 없던 재료들이 널린데다 싸기도 해서 사다놓고 음식 해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문제라면 제가 많이 먹지도 않는데다 같은 걸 계속 먹기를 싫어해서 재료처지가 난감하다는 거죠. 반농담으로 올케언니에게 냉장고 청소좀 해주고 가라고도 하고 오늘은 그녀가 냉장고 청소해주러 옵니다..흐흐흐
아 그렇다고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고 엄마와 너무 안좋아 드디어 정면충돌을 하려고 전투의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사십년 고통 받았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확실하게 끝내겠습니다.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