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럴 수가
내가 주옥같은 (그래 나 잘났다..ㅎㅎ) 글들을 잔뜩 올려놨는데 이렇게들 반응이 없다니..ㅜㅜ
블로그에 글을 공개적으로 쓰는 첫째 이유야 당근 내가 여기 친구도 없고 외롭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소통이 목적인데 소통이 거의 안 되니 진짜 재미없다.
아 물론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
사실 일기장에 써도 될 일까지 공개적으로 여기 끄적이는 건 자기 점검이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떤 면을 숨기고 싶은 지 어떤 면을 보이고 싶은 지 어떤 면에서 아파하는 지를 알 수 있기에 참 좋다.
내 블로그에야 악플이라는 게 절대 안 달리지만 (정말 신기하다) 하고 싶은 말을 할 때는 비판이나 욕을 들을 준비도 되어 있다는 거고 그 답을 할 준비까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니까 결국 자기 공부기도 하다.
그래도 좀 토론이 붙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게 내가 내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다. 내 남자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 이런 면을 내가 생각 못했구나 하는 때가 있으니) 혼자 떠드는 게 되어 버리니 좀 안타깝긴 하지.
정말 세상엔 이렇게나 나랑 생각이 통하고 비슷한 걸 고민하는 인간들이 그렇게 없는 걸까..-_- 블로그 성격을 바꾸든 지 관두든 지 해야 지 이거야 원..ㅎㅎ
그래도 뭐 올린 글에 전혀 딴 글을 올려놓는 것 보단 말을 아예 안하는 게 낫긴 하다만..^^
알림글을 읽으신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어쨌든 옮겨 놓는 작업은 대충 마쳤다. 물론 오늘 일어나 보니 다음 블로그에 전혀 접속이 안 되어서 이렇게 내 의지랑 전혀 상관 없는 곳에 또 뭐 할려고 글을 줄줄히 옮겨 놨단 말인가 후회 했다만..^^
각설하고
오늘은 삼일 째 되는 휴일이다.
이야기 했듯이 우리야 어디에도 갈 생각은 없었고 각자 컴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긴 하다만..^^
어제는 청소하는 분들이 오시는 날인데 휴일이니까 시간을 좀 조절하고 싶었으나 그게 또 휴일이기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안된다는 통고.
그래 신랑이랑 잽싸게 집을 비워주곤 운동하러 가서 나란히 한 시간을 달릴 생각이었다. 그 이야긴 신랑은 한시간을 11킬로 나는 10킬로 달리려는 계획.
밖에서 달리면야 함께 달릴 수 없는 속도지만 (실제로 우리는 아일랜드에서 집주위를 동시에 돌다가 가끔 부딪혔다..ㅎㅎ) 러닝머신이니 가능하지.
5킬로쯤 뛰니까 나는 못 뛰겠어서 기권을 하는 불상사..ㅜㅜ
오늘은 신랑이 트레이닝이 있는 날이라 먼저 올라가 운동을 하고 나도 따라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내가 올라가기 전에 내려와 버린 신랑.
점심 때니까 점심 준비도 해야 하고 관둘려니 팔짝 뛰는 이 남자. 그래 그럼 올라가서 한 오 킬로만 뛰고 내려올게 했더니 오킬로도 뛰는 거라고 할 수 있냐나?
자기야 둘 중에 하나다. 내가 가서 오킬로 뛸까 아님 가지 말까? ( 어디서 협박을 하는 거냐만..ㅎㅎ) 당근 오킬로라도 뛰고 오라는 내 남자의 응원(?)을 받으며 올라가 달리기 시작.
오킬로만 달릴 거니까 처음 부터 시속 10.5킬로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삼킬로 쯤 뛰니까 힘이 든다. (시속 11.5킬로로도 뛰었었는데 어찌 이렇게 된건지..ㅜㅜ)
어쨌든 5킬로를 뛰는 게 뛰는 거냐는 신랑말에 자존심이 상해서는 아니고 뛰다 보니 견딜만해서 속도 조절해 가며 결국 십 킬로를 뛰었다.
그 때도 썼지만 내게 십킬로를 뛴다는 건 너무나 감격적인 일이기에 맥주 한 잔 마셔주고 (샤워 끝내고 찬물 샤워 한 번 하는 거랑 십 킬로 달리고 맥주 한 잔 하는 건 거의 오르가즘 수준이다..ㅎㅎ) 내려와선 시간을 보니 최소한 오 킬로는 더 뛴거 같다는 이 남자에게 마구 잘난척을 한 후 신나서는 그 상태로 점심 준비.
오늘 메뉴야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음식중 하나인 또띠야니까 담배까지 물고는 리드미컬하게 칼질을 하고 있는데 나타난 남자
헉 너 뭐하니? 초밥 먹으러 갈까 했더니 벌써 점심 준비 하나보네(벌써가 오후 두시다..-_-)
내가 신랑이 나가서 밥 먹자는 데 준비를 하 건 말 건 아니오 할 사람이냐? ㅎㅎ
서둘러 샤워하고 준비하고 가고 싶은 생각이야 전혀 없지만 세계 최초인 지 뭐시긴 지 스파이더 맨 전시회 초대권(우리 아파트에세 일률적으로 돌린다는 그 표들) 챙겨 넣고 나섰다
골든위크에다 누가 어린이날 아니랄까봐 (근데 왜 일본이랑 한국이란 어린이날까지 같냐? 방정환선생님이 말씀해주시던지 누가 말해줘라) 미어 터지고 애들은 시끄럽고..ㅜㅜ
나는 요즘 정말 애가 없어서 서러울라 그러는데 이런 날은 애가 없어서 다행이다.
마셔라 마셔 추억아 마셔라 마셔 눈물아 는 아니어도 실컷 먹고 마시고 슬그머니 전시회 갈래 물었더니 신랑 역시 관심이 없다나.
그래 자기야 푸드매거진에 가서 포도주나 사고 얘거 마이스터 사고 집에 가자..ㅎㅎ
초밥집에서야 담배를 못 피니 일단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는 데 옆에서 함께 담배 피우는 너무 이쁜 커플.
저기 혹시요? 제가 이런 초대권이 있는 데 가실래요? 하며 넘겨주는데 반은 '이 여자가 왜이러나'와 반은 '너무 좋아하는 표정'이 섞인 귀여운 커플..ㅎㅎ
술도 마신데다 길거리에서 아무에게나 티켓을 건네 준 내 용기도..ㅎㅎ 마음에 들고 기분 캡이었는데 갑자기 신랑이가 미드타운( 요즘 롯본기에 생긴 끝내주는 쇼핑센타다)에 가보잔다.
위에 이야기 했듯이 나는 신랑이 뭘 하자는데 절대 노우하는 법이 없다. 왜냐? 이 남자가 뭘 하자는 적이 별로 없거든..ㅎㅎ
기분은 캡이어서 어슬렁 어슬렁 걸어 가며 또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우리 부부가 이런 골든위크 같은 때 절대 안 움직이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많은 걸 싫어하기 때문인데 진짜 미치겠더라.( 아 이건 골든위크말고도 휴가가 육주나 되기 때문인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미드타운이라는 곳 진짜 멋있다. 건물도 그렇고 공간도 그렇고 아주 멋지게 만들어 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 곳을 헤집고 다니다가 이젠 그만 포도주나 사가지고 집에 가자고 지하에 내려갔는데...
슈퍼 비슷하게 생긴 외국 음식 많이 파는 어느 가게에서의 포도주 가격이 또 이 흥분 잘 하는 사야를 열받 게 만들었다.
보통 가격이 오륙 만원에 십 만원 넘는 건 보통 심지어 삼십 만원 하는 포도주도 장이 아니라 (보통 저런 비싼 포도주는 장에 들어있다) 그냥 널려 있더라는 것.
어찌나 열이 받던지. 지난 번 돈에 단상에 쓰며 이야기 했지만 저런 비싼 포도주들을 저렇게 파는 건 정말 미친 짓이다.
누군가 삼십 만원이 아니라 삼백 만원 포도주를 마신다고 해도 열 받을 일은 아니다. 그에게 그게 삼백 만원의 가치가 있으면 세상에 누군가 굶어죽을 지언정 욕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저런 쇼핑센타에 늘어 놓고 파는 포도주가 저런 가격이면 안된다는 게 내가 열 받고 흥분하는 이유다.
괜히 신랑에게 아니 기본을 지킨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냐고 오늘 좋은 기분 다 망쳤다고 마구 화를 냈다.
(내가 글만 그렇게 쓰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엄청 흥분 잘한다..ㅎㅎ)
난 정말 공산당도 아니고 모든 세상 사람들이 공평하게 잘 살아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인간의 허영심 혹은 무지를 이용하는 자본가들의 농간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포도주를 엄청 마시고 포도주 맛이 뭔지 아는 유럽인들도 이 만원 넘는 포도주 안 마신다니까..ㅜㅜ
또 각설하고
그저 편안한 휴일이다 보니 또 열심히 야구를 보고 있는데 정말 이승엽 때문에 미치겠다.
왜 그렇게 못 하는 건지. 선수들이 못 할 때도 있다고 응원 해주라는 댓글들도 많던데 프로라는 건 돈에 팔리는 거고 그 돈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야기 했듯이 나는 이승엽 팬이 아니라 요미우리 팬이 되었고 지난 번 이야기 했던 니오카에 이어 오가사와라에 더 열광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사이 샌드위치인 우리의 사번 이승엽이 헤매는 거 정말 보기 힘들다
정말 그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으며 사번을 하는데 더 열받 는 건 한국의 언론이다. 드럽게 못하는 데 안타만 쳐도 결정적 안타 (너희는 그렇게 결정적인 경우가 많니?) 동점 득점(어떤 남자가 이승엽이 축구선수냐고 왜 자꾸 득점을 이야기 하냐고 해서 넘 감동했다..ㅜㅜ) 이런 식의 기사가 더 열 받는다. 그냥 못하면 아무 말도 좀 하지 말라고!!!!
몸이 안 좋으면 그냥 좀 쉬었으면 좋겠다., 정말 어제는 번트까지 대는 데 일본 해설자도 4번인데 저건 프라이드의 문제가 아니냔 말을 하니 미치겠더라.
타석에 설 때마다 그 자신없는 얼굴은 어떻고???
그래 문제는 나같은 인간은 어제 부로 이승엽팬이 되기로 했다. 안타까와 못 봐주겠으니 나라도 응원을 해야할 거 같아서..
이 글을 쓰는 동안도 요미우리 경기가 진행중인데 오늘은 다행히(!) 이루타와 삼전 홈런까지 때렸고 또 안타를 쳤다. 문제는 또 결정적인 순간은 아니었다는 거지만.
난 냉정하니까 말하자면 어쩌다 잘하는 건 사번의 역할은 아니다. 그리고 왜 잘 할 때만 잘 하는데? 그건 아마추어도 한다. 프로란게 뭐냐고?
난 이승엽때문에 요미우리 경기를 보는 건 아니지만 이승엽이 좀 잘했으면 좋겠다. 아니 그래서 더 잘했으면 좋갰다.
이승엽이 한국인만 아니라면 저런 그지같은 사번을 좀 빼라고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괴롭다. 아 뭐 본인이 더 괴롭겠지만..ㅜㅜ
그래 결국 또 주정이다.
이렇게 휴일이 가고 있고 오늘은 정말 환상적인 날씨였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단 난 산다는 게 좋다.
그리고 지난 번에 이야기 했던 고비
그게 결국은 내가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는 거였는데 그 결정도 내렸다.
결정을 내렸다고 갑자기 내 삶이 팍 나아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결정을 내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ㅎㅎ
2007.05.05. Tokyo에서..사야
'먼지 묻은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민복-눈물은 왜 짠가? (0) | 2007.05.08 |
---|---|
신랑의 한국어로 보는 우리 생활 (0) | 2007.05.06 |
알림..^^ (0) | 2007.05.03 |
아름다운 오월에 첫 수다. (0) | 2007.05.01 |
나는 달린다 (0) | 2007.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