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묻은 책장

여동완-실크로드

史野 2007. 5. 3. 18:32

2천 년 역사의 현장 

 

2006-07-22 14:22

 

실크로드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책이 나와있어 고르기도 쉽지 않았다

 

이 책 겉표에 있는 제목은 '사진을 보면서 읽는 실크로드'인데 앞의 글자가 작았던 관계로, 아니 나란 애가 워낙 덤벙거리다보니 '사진으로 보는 실크로드'로 읽었다.

 

가격도 비싸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침 친구가 생일선물을 해준다고 해서 염치없이 비싼 책 몇 권을 부탁하면서 사진 좀 참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끼워넣은 책

 

사진이라니 책값이 비싼게 당연하고 좋은 사진들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말이다. 무식한 나는 가각본이라는 게 출판사이름인 줄 알았는데 책을 읽고 찾아보니 개인이나 민간에서 사사로이 펴낸 책이란다

 

그러다보니 비싼 거였고 사진은 좋으나 질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거기다 운동하며 들고 다니면서 읽었더니 벌써 뜯어지는 낱장이 생겼다.

 

예전에 리포트써낸다고 받은 참고도서목록중 교수가 특히 강조했던 따끈따근한 논문집을 멋모르고 주문했더니 어마어마한 가격이라 기절할 뻔 했던 적이 있는데 더 황당했던 건 상담시간에 교수가 그

책을 왜 샀냐고 자기가 빌려줄 수도 있었다고 해서 더 열받았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더라. 아 이것도 물론 논문을 처음 사봤기에 그렇게 비싼지 몰랐다는 내 무식함이 한 몫을 했다만..^^;;

 

불평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예상외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전반적인 실크로드 역사를 아우르고 시안부터 호탄지역까지 중국내의 실크로드는 전부 다니며 사진과 함께 설명을 곁들여서 흥미진진했다.

 

한나라때부터 시작된 각축장이자 동서양 문화가 만나던 곳의 이야기는 스펙타클하고 생생하다. 도대체 중국이라는 나라는 어떻게 그 넓은 지역을 관리할 수 있었는지 놀라울 뿐이다.

 

이름을 다 기억하기도 힘든 수없이 나타났다 사라져간 민족들, 그리고 낙타를 타고 스무살이나 넘게 걸리는 길을 목숨걸고 장사에 나서던 사람들.

 

지금같이 발전된 세상에서도 오지를 여행하는게 겁이 나는 나는 나인데 당시 그들의 두려움도 결코 적지는 않았을텐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보면 과연 역사는 발전하는 건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통역사로 혹은 중개인으로 활동했을까.

 

어쨌든 그 곳에가게 되면 술이라도 한 병 뿌리며 그 땅에서 죽어간 영혼들을 위한 나 나름의 위령제라도 올려야겠다.

 

다른거야 내가 아는 게 없으니 내용상의 큰 실수는 잡아낼 수가 없었는데 단 하나 신장지구의 인구가 이억이라는 부분. 책을 읽다 놀래서는 신랑에게 큰 소리로 얘기를 했더니만 이 남자 중국이 아무리 인구가 많아도 사막지대에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이천만이라면 모를까 하더만, 찾아보니 진짜 이천만이다.

 

그래서 별을 하나 더 뺄까하다가 꼭 실크로드를 가지 않아도 그저 낯선 곳에 대한 흥미만으로 읽기에

손색이 없어보여 그냥 놔둔다. 물론 가격과 몇 단점들을 극복해야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났더니 이슬람문명에 관한 책을 읽고 떠나면 좋을것 같고 위그르어를 한 열마디 외워가야 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