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묻은 책장

박을미-서양 음악사 100장면 1

史野 2007. 5. 3. 17:43

소리의 역사를 따라가는 재미 

 

2005-06-16 22:34

 

100장면이라는 제목은 뭔가 가볍게 그저 겉만 대충 훓고 갈 것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뭐 그래서 선택한 책이기도 하다.

고대의 음악에서 바로크음악까지 짧은 단락으로 훓고 지나가는 이 책은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미술은 그려지거나 만들어진 상태로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반해 (물론 현대는 꼭 그렇지도 않지만)  음악이란 순간에 진행되는 미술로 말하자면 행위예술.

예전에 피아노를 전공하던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림은 남기라도 하지 연주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그 순간이라 허무할때가 있어 부럽다고..

그렇게 공간속으로 사라지는 소리의 역사는 어떻게 진행되어왔을까 궁금했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자근자근 명쾌하게 풀어준다. 고대 신화로 부터 중세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까지 어떻게 서양음악이 변화되어왔고 어떤 모습으로 전승되어왔는지 저자의 친절한 문체를 따라가는게 그래서 흥미롭다.

내용이해에 도움을 주는 삽화도 적절하고 삽입되어있는데다가 한 장이 그리 길지도 않아 혹 모르는 이름들이나 상황이 많이 지칠때쯤 정리가 되는 것도 장점이다.

관심가는 부분은 더 알았으면 좋겠다는 동기를 부여하고 그냥 몰라도 될 것 같은 부분은 장이 빨리 끝나버려 다행이다 싶기고 하고 말이다.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도 간결하게 덧붙여있어 나처럼 음악이 고대부터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개략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모르는 이름이 많이 나옴에도 그리 어렵지 않아 쑥쑥 읽히지만 가끔씩 뽑아보며 필요한 부분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그런 책이다

100장면 2도 같은 사람이 서술했으면 좋았을텐데 어쨋든 두 번째 책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