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묻은 책장

박종호-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史野 2007. 5. 3. 17:38

퓨전 비빔밤 같은 책

 

2005-06-03 00:15

 

올해는 음악회를 자주 가는게 목표다.

그래서 음악에 대한 책을 읽으면 좋겠다 싶어 세 권을 구입했고 그 중에 첫 책으로 이 책을 들었다.

 

풍월당이라는 고전음악 전문 서점이 있단다. 이 책은 그 주인이 썼단다. 그런데 사실 그는 원래는 정신과의사란다. 이게 내가 책을 고를때 알고 있던 전부였다.

 

음악을 이해하는데 꼭 직업이 중요한건 아니겠지만 직업을 듣게되면 적당한 편견으로 책을 읽게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의 책을 주문할때 사실 그런 호기심이 있었다는 걸 부인하지 않겠다.

그 호기심과 별 상관은 없고.. 아니 사실 그 호기심이 충족되지 않아 더 만족스러운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좋아하는 클래식음악과 개인의 경험이 비빔밥처럼 적당히 버무려져있다.

퓨전음식처럼 내겐 아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모르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좋아하는 클래식음악이지만 재료 몇 가지가 새롭고 늘 먹던 그 맛이다.

왠지 어느 구석 특별히 비빔밥 잘하는 그런 집을 찾아와 맛있게 먹고 난 그런 기분이다.

 

이 책은 장점이 많다.

일단 보통 클래식매니아들과 달리 감정이 적당히 절제되어 있어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얘기도 언급이 되지만 그게 그 자신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느냐를 치장하는 도구가 아닌 음악을 이해하는 도구로 쓰인다.

 

매번 음악을 얘기하며 저자가 방문했던 장소에 대한 설명도 나  이곳에 가봤소 식이 아니라서 좋았다.

그러면서도 음악과 곡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니 감정만으로보면 비빔밥이 아니라 돌솥에서 끓고 있는 밥이라고 할까.

 

가장 매력적인 건 물론 저자의 글솜씨다.

이런 저런 음악가들 연주가들의 뒷 얘기도 적당한 선이라 흥미롭다.

차분하니 이야기를 풀어내는 흡인력이 있어 오늘 오후에 받아 다 읽었다.

 

물론 아예 클래식을 모른다면 그 많고도 많은 연주가 작곡가에 머리가 아플만큼 많은 이름들이 나오고 반대로 정식매니아라면 저자식의 이해에 동감하지 못 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같이 음악을 좋아하긴 하는데 연구하거나 따져보거나 이렇게 듣는 버릇이 들지 않은 사람이 조금 음악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대충 알던흩어져있던 알갱이들이 조금씩 실에 꿰어지는 느낌이다.

 

저자가 책머리에 썼듯이 관심은 많은데 잘몰라 '어떤 음악을 들을까요? '를 묻는 독자라면 좋은 길잡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엔 또 한국이 세계 클래식음반시장에서 10위권 안에 든다는 말이 써있다

내가 자라온 환경상 등수 이러면 좋아해야할 종목인데 왠지 화두를 하나 얻은 기분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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